어제 금요일은 바빴던 날.
회진돌고 오전 외래.
점심은 나를 각각 찾아온 친구들 6명을 한군데 모아 밥먹고 차마시고
오후는 학생들 실습강의 90분.
저녁은 걸어서 서초사리원에 가 가족들과 불고기와 냉면,
이 집은 냉면이 두가지가 있어요.
큰 것은 9천원, 맛보기로는 5천원.
와인리스트를 보니까 가격이 착합니다.
왜냐하면 이 집 회장이 와인을 좋아해서 구색도 골고루 여러가지 갖춰져 있고
다른 식당과 비교하면 1/2에서 2/3수준.
회장의 친구가 나의 병원 선배.
그 덕에 Opus one도 얻어 마신 적도 있었고
보졸레 누보가 나온 날, 내과 졸개들 데리고 갔다가 3병이나 보내어 주어 잘 마신적도 있었지요.
집에 돌아와 8시 뉴스를 보다가 거실 소파에서 꿈나라로 직행,
12시경에 일어나 안방에서 잤더니
오늘 새벽 4시에 잠이 깨어 오후 워커힐에서 할 좌장 원고 정리,
도서실에서 가져 온 다른 참고문헌을 보고,
조간을 보다가 제약회사 학술 담당자에게 메일을 보내고 난 뒤 산보를 나선다.
나는 새벽형 인간인가 보다.
이때는 능률이 오르나 저녁에 오르는 능률은 오로지 술마시는 것 하나.

관목은 벌써 단풍이 들고,
77년 가을 3사단 비무장지대 안 GP를 올라갈 때 언덕을 온통 물들였던 철쭉 단풍을 기억한다.

외로이 피어 있는 봉숭아 한그루.

보라빛 맥문동 꽃대아래 파란 구슬같은 열매가 달리기 시작.
나중에는 까만 열매로 변하겠지.

벌개미취건너 배롱나무꽃인가?

부산의 복국 중 하나, 금수복국, 초원 복국등도 유명한데.

밤샘하고 와서 아침을 먹는 모습.
어떨 때 오전 11시경에 사람들이 바글바글한걸 보면
이른 점심보다는 늦은 아침이겠지.

고속도로 방음별을 따라 올라가는 담쟁이 꽃잎도 붉게 물들고 있고.

가만히 앉아 있는 매미.

1미터 아래에는 벗겨진 허물이 있는데
설마 수년간을 땅속에 있다 겨우 1미터 올라가려고 밖으로 나온 것은 아니겠지.


우면산 자락의사태가 하나도 나지 않은 곳은 관공서 건물이 있는 곳.

시원한 물줄기를 뽑고 있는 고속도로 Exit의 분수.

이런 물줄기 옆에 무지개가 보이고
분수 옆 무지개라면 재작년인가 스웨덴의 여왕의 궁전 분수가 황홀한 무지개가 생각난다.
Over the rainbow를 휘파람 불며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주제곡이었지.
그리고 최근에는 호주 영화 Australian에서도 나왔었던가.
맞아, 하와이가 별칭이 Rainbow State이고
나도 마우이섬의 바늘산에서 커다란 무지개를 보았었지.
집으로 돌아오는 아파트옆 산책로에는개와 함께 산책하는 사람들.
이들의 모습도 각각이고 개들의 모습도 각각.
개에 끌려 오는 사람, 개를 데리고 오는 사람, 개를 쫓아다는 사람들.
비교적 젊은 부부 중 당차보이는 여자가 양손에 아령까지들고서 산책.
여든도 넘어 보이는 노파가 간신히 몸을 추스리며 느릿느릿걷고 있다.
그래도 그게 어디인가.
맥도날드에 들러 모닝세트의 커피만 마시고
나머지는 들고서 한시 간 반의 아침 산책을 끝낸다.
첫댓글 그 부지런함과 체력에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덕분에 좋은 구경 했습니다. 요즘은 서초사리원 맛이 조금 시들해 진 것도 같습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