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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밥 안먹어요??"
음…진짜 많이 잔 느낌이다…사계는 벌써 10시!! 젠장 아침먹는 시간을 놓쳐버렸다..
'깨울라면 진작에 깨울것이지…-_-^'
"악!!!!!!!!!!!!"
괜히 객기부린다고 2층 침대에서 뛰어내리다가 새끼 발가락이 걸려서 들려버렸다.…
'젠장…걸을일도 많은데 이게 무슨놈의…ㅠ_ㅠ'
그나마 발톱이 빠진게 아니라서 다행중 다행이다…밥도 못먹고 발가락만 아작났으니…근데...........사실 따지고 보면 밥이 문제가 아니라 빨랑 중앙역으로 가야된다. 기차 놓치기 싫으면…역 1층에 있는 슈퍼마켓에서 먹을걸 사들고 승강장으로 갔더니...........…
오호~~이제 드디어 이탈리아 기차가 이니라…S!B!B! 즉 스위스 기차다..ㅋㅋㅋ 시트도 깔끔하고 아무튼 이태리 놈들 스위스 애들한테 좀 배우는게 어떨까 싶다…ㅎㅎ
드디어 기차가 승강장을 떠난다…이태리에 머문지 벌써 11일 생각해 보면 참 오래도 있었다…지저분하지만 정말 내가 유럽에 왔음을 실감케 한 로마…짜증나는 기억(아 진짜 최!악!)만 남겼던 나폴리, 사고싶었던 아시시, 피렌체, 베네치아, 밀라노까지…아무튼 이탈리아는 볼거리 많고 흥미로운 동네다. 여행 도중 우리나라 사람들이랑 얘기를 하게되면 대부분 이탈리아에 대해서 별로 좋은 기억을 갖지 못한 사람이 많은데 아마 보통 우리나라 사람들이 유럽을 도는 코스중 이탈리아가 여행일정 중후반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엄청 더운 날씨에 별반 친절하지 않은 사람들 좀 더러운 길거리…볼꺼 많은 이탈리아에 유일한 에라요소고 또한 이게 결정적이다…왜냐하면 스위스나 독일쪽에서 넘어오는 여행객 대부분이 깨끗한 환경과 대부분 친절한 사람들을 경험하고 오기 때문이다…아무튼 내가 여행 초반 의욕이 넘쳐날 때 이탈리아로 들어온 것이 상당히 다행스럽다…덕분에 이탈리아의 안좋은 면보단 좋은면만 느끼고 떠나게 되었으니까…하지만 다시 이탈리아로 가더라도 나폴리는 절~~~대로 안갈꺼다..-_-;;
어쨌든간에 기차는 계속 북쪽으로 내달린다…(모 몸으로 느끼는게 아니라 내가 잘못타지 않았다면 당연히 그렇겠지…) 내 좌석 주변에는 어째 노인네들만 있는데 나를 계속 신기한듯이 쳐다본다…에잉~참!! 민망하게…
아 드디어 노인네 무리가 다음 시골역에서 내린다…근데…다시 내자리에 앉는 또다른 노인네…-_-;; 거기다 이 노인네는 말까지 건다..…
"여행중인가 보네요~어디서 왔어요??"
"아네~한국에서 왔죠~"
"내가 중국어랑 일본어는 좀 아는데 한국어를 잘 모르네…^^"
이분이랑 얘기를 하다보니 정말 박식한 분이란걸 알게 되었다. 철학을 공부하셨다는데 예전 지도교수가 바로 '호르크하이머' 였단다. 이사람은 에리히 프롬이랑 프랑크푸르트 학파를 이끌었던…아무튼 나한텐 그냥 대단한 사람!!…아무튼 책에 나오는 유명한 철학자다. 이분이 스위스 사시는데 밀라노에 있는 대학으로 출강하신단다…이런저런 얘기(사실 거의 많은 얘기를 들었다는게 맞을꺼다. 스위스에 아랍애들이 모여사는 마을이 있는데 그게 스페인에 있던 아랍애들이 샤를마뉴한테 ?i겨서 스위스 산자락에 터잡고 살게 되었다든가 모 이런 얘기들…)를 하는사이…승무원이 경찰들이랑 같이 내자리로 왔다…
"기차표랑 여권좀 보여주시죠~"
드디어 국경을 지나나보다~저 멀리 보이는게 알프스 산맥이다..ㅋㅋㅋ 유후~기차가 갑자기 긴 터널로 들어간다…그분 왈 이 터널을 지나면 스위스란다…
터널밖의 풍경은…확실하게 이탈리아와는 다르다. 집 모양새도 다르고 사람들 옷차림도…아니 긴팔도 부족해 점퍼를 걸치고 있다…-_-;;
그분은 다음역에서 내리신단다…내가 제네바로 간다고 하니까 제네바 길 안내부터 호스텔 빨리가는 지름길 까지 지도에 적어주셨다…유레일 사면 나눠주는 스위스 지도에 제네바까지 가는데 보이는 기차길 주변에 유명한 곳도 표시해주신다…ㅠ_ㅠ
기차가 역에 멈췄다.
"곧 레만호가 나올 테니까 자지말고 여행 잘하세요~"
"안녕히가세요~"
아무튼 덕분에 가는길이 지루하지 않았다…유익한 얘기도 많이 듣고 말이다…^^ 아 드디어 레만호가 나온다…지도를 펴보면 이제부터 레만호를 따라 계속 제네바까지 가게된다…그분이 표시해준 볼거리를 놓치지 않고 볼 수 있을지...…
스위스 답게 창 밖 풍경은 그냥 그림엽서의 연속이다...사실 꽤 긴 시간이었지만 창밖 풍경을 보는 사이 순식간에 제네바에 도착했다.
제네바로 가는 기차에서~레만호가 바로앞에 닿을듯 하다.
…
역시 제네바는 국경 도시의 분위기가 난다. 역 표지판에도 프랑스 기차 타는곳 스위스 기차 타는곳이 있고 레만호를 통해 배타고 프랑스로 갈수도 있다. 바로 그 유명한 에비앙으로 갈 수 있단다…ㅎㅎㅎ
우선 스위스 프랑이 지폐로 고액권밖에 없는 관계로 역에있는 수퍼마켓에 들어갔다…사실 내가 국경을 넘어가서 제일먼저 하는게 그나라 슈퍼마켓 구경이다…맛있는 것도 사고 각 나라 수퍼에서 파는 거 구경도 하고 꽤나 흥미있다…ㅋㅋㅋ
계산대에서 줄서서 기다리는데 들리는 '위~' '메르시~' 같은 프랑스 말이 내가 지금 확실히 이탈리아가 아닌 스위스에 있다는 사실을 확실히…일깨워준다...…
"아흐~~~~추워라..ㅠ_ㅠ"
역밖으로 나왔더니 냉기가 확~~느껴진다…주위를 둘러보니까 반바지는 말할것도 없고 반팔입은 사람도 없다…거기다 무슨놈의 하늘은 진짜 그야말로 먹구름이 낮게 깔려서 나를 마구 짓누르는 느낌이다…하늘도 이제 내가 이탈리아에 있는게 아니라는 사실을 확실하게 깨우쳐 주신다…무슨놈의 날씨가…-_-;;
기차에서 만난 엘리트 노인네가 알려준 길로 갔더니 정말 순식간에 호스텔에 도착했다…예약은…??? 물론 안했다…ㅋㅋㅋ 확실히 며칠 다니다 보니깐 똥베짱만 늘었다…-_-;;
호스텔 가는길에 있던 알 수 없는 장식품...인상깊어서 한장~
"자리 있어요??(물론 있겠지…ㅋㅋㅋ)"
"네~26프랑입니다~이건 침대시트~이건 내일 아침식사 쿠폰~"
호스텔부터 이탈리아랑은 전~혀 달리 깔끔하다…ㅋㅋㅋ 엘리베이터도 있고~내 방은 5층~카운터에서 준 ID카드를 긁어야 들어갈 수 있다. 시간이 벌써 3시가 넘었는데 사람이 있다…대머리 까진 아저씬데…음?? 근데 이사람이 좀 이상하네..-_-;;
아저씨 나를 보더니 웃으면서(사실 언제나 웃는표정이다…약한 뇌성마비 중상이 있는듯..) 전자수첩에 모라고모라고 쓰더니 나한테 내민다…내용은..
'내가 장애인이라 말을 못하니까 이해해 주고 혹시 나한테 할말이 있으면 이 수첩에 타이핑 쳐서 나한테 보여주쇼~저기 충전시켜 놓을 테니까…그리고 참고로 나는 캐나다 사람임'
모 이런뜻이다…모 이런식으로 대충 인사를 나눈뒤에 그사람 짐챙기는거랑 락커문 열어주기 모 이런걸 좀 해주고서 밖으로 나왔다…시간은 벌써 4시가 다되어가지만…내일은 몽트뢰로 가야되니깐 제네바 구경할 시간은 오늘 뿐이다…
음..지도를 펴보자~제네바에서 구경할 거는 UN본부…레만호 주변이 거의 전부다…UN본부야 너무 늦었고 지도를 보니까 레만호 정도가 지금 걸어서 가보기에 무리가 없다…날씨가 정말 당장이라도 한바탕 쏟아질 것 같다.
'우산을 가지고 나올걸 그랬나??'
하던차에 아니나 다를까 비가오기 시작한다…
'이런 젠장할..ㅠ_ㅠ'
주변 건물을 보니까 저기 백화점이 있다…시내 구경좀 해야되는데…-_-;;
들어가 봤더니 아울렛 건물인 것 같다…길거리엔 사람들 하나도 없더니 그사림들 다 여기있었군…ㅋㅋㅋ 그냥 여기저기 구경하는데 4층에 올라갔더니 내 또래 얼라들이 북적거리고 있다…아~옷 세일중이군…근데 옷들이 싼게 나름대로 괜찮다…결국 나도 걔네들 대열에 동참했다…제네바 시내구경은 언제 할라고…-_-;; 한 두시간쯤 옷을 뒤적거린 결과 괜찮은 바지 한벌 후리는데 성공했다…ㅋㅋㅋ
지하층엔 식품코너가 있다…즉석에서 구워파는 빵도 많고…
'음…배고파..ㅠ_ㅠ 오호~가격도 엄청싼데…ㅋㅋㅋ'
빵을 사가지고 노왔더니 이직도 비가 오고있다…이제 어쩔 수 없다. 호스텔에 다시 돌아가서 우산을 가져오는한이 있더라도 구경을 해야겠다…뛰자! 호스텔로~~~그!러!나! 호스텔에 거의 도착할 때 즈음............비가 그쳤다.…젠장할..-_-;;
다시 레만호로 길을 잡았다.
가슴이 확 트이는 느낌이다…저 멀리 제또분수도 보인다~차라리 비온 뒤 먹구름이 드리운 레만호의 모습이 오히려 가이드 북에 나온 맑은날의 사진보다 훨씬 멋져보였다. 주변에는 산책나온 동네 주민들이 간간이 보인다…그사람들을 따라 호수를 따라 걸었다…날씨가 이래서 그런지 차분하게 가라앉는 느낌으로 편안하게 주변을 둘러볼 수 있었다…
그런데…이런 평온한(?) 내 마음을 흩어놓는 것이 있었으니…-_-;;;
레만호 건너 보이는 시계방들~하나 후려야 되는데..ㅋㅋ
바로 호수변에 늘어서 있는 시계공방들…ㅋㅋㅋ 엄청난 가격대의 주옥 같은 시계 공방들이 늘어서 있다…ROLEX, PATEK PHILIPPE 모 이런 유명 브랜드 본사건물부터 생전 처음들어보는 시계공방까지…아무튼 단조롭고 조용한 작은 도시지만 하나도 지루하지 않았다…느낌이 너무 좋았으니까…^^
레만호에서 벗어나 살짝 도시안으로 들어갔다…어딜가나 중세의 분위기에 깔끔한 도시다…시간을 보니까 벌써 9시가 다되어 간다…하지만 해가 지려면 아직 한시간은 넘게 남았으니…역시 북쪽으로 올라갈수록 낮이 길어지는게 느껴진다…ㅎㅎ
아 저기 공원이 보인다...
소박하고 깔끔한 동네공원~제네바 사람 너무 없다..적막하게...^^;;
공원은 그냥 기교없는 영국식 정원풍이다~슬슬 주위가 어두워진다. 이제 호스텔로 돌아갈때가 된것같다…꽤 많이 걸은 것 같은데 별로 힘들지도 않다…역시 이탈리아에서 확실하게 단련된게 분명하다…ㅋㅋㅋ
방에는 사람들이 다 들어와 있다…어이없게도 두명은 아저씨…한사람은 독일사람이고 한명은 브라질 사람이라는데 둘이서 자전거로 유럽을 돌고 있단다…독일 아저씨는 내가 한국에서 왔다니깐 북한에 대해서 이것저것 물어보는데 내가 북한사람도 아니고 어뜨케 아나 이아저씨야!!!-_-;;
알고 보니깐 아까 그 캐나다 사람도 자전거 투어를 하고 있단다…장애인이 그것도 혼자서…아무튼 참 대단대단..ㅋㅋㅋ
나머지 한사람은 싱가폴 사람이라는데 샤워하러 가셨는지 안보인다…브라질 아저씨가 갑자기 웃통을 벗더니 파스틱한 냄새나는 크림을 가슴에 바른다…바르고 자면 시원하다나??-_-;; 나한테 극구 권하길래 나도 좀 발라봤다…기분이 영 찝찝한데...ㅋㅋㅋ
어쨌건 내일을 위해.....자자!!!!!!!!
대략적인 비용
숙박비 : 26CHF
식비 : 2.3 EURO + 2CHF
바지 : 85CHF
총합계 : 돈 단위가 섞여서 모름..-_-;;
첫댓글 스위스...이번 여행중에 제가 제일 기대하는 곳이고..특별한 느낌을 가지고 가는 곳이기도 해요..^^ 님께서 올리는 기행문 덕분에..여행하는데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아요.. 잘 읽고 있습니다..^^
재밌네 ^^
스크랩해서 제꺼 루트에 참고할게요. 재밌게 참 잘 쓰시는것 같아요
다음편도 기대되요~^^
수피아님 나중에 저도 기행문쓸때.."에라~"인용해도 되요??? ㅋㅋㅋ
에라는 만인의 단어 아닌가요??ㅋㅋㅋ
요새는 수피야님 글올리기만 기다리고있어요...10월가기전까지 열씨미 참고할께요..^^
나두 10월에 가는데.. 글 첨부터 순서대로 다 읽었어요.. 정말 대단하시단 생각들구요.. 넘 잼있습니다.. "좌충우돌(13)편 기대할께요^^"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
ㅋㅋ저도 슈퍼가는 재미가 쏠쏠했는데..재밌잖아요~맛난것들도 많구요,,ㅋ
저 오늘 이거 보는 재미에 회사에서 버티고 있어여~!!! 넘넘 잼있고 멋진 사진도 많고...
수피아님 글 너무 재미있네여~~^^ 그런데 스위스사람들 그다지 친절스럽지 않던데...ㅋㅋㅋ 암튼 잘 읽고 있었요~
CHF(스위스프랑)환율이..?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
스위스 프랑 환율... ?? 1CHF에 830원정도요~ 저는 809원일때 환전했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