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산[玉山] 614m 경남 하동
산줄기 : 낙남정맥
들머리 : 옥종면 정수리 옥정불소유황천입구
위치 경남 하동군 북천면/횡천면
높이 614m
[자료출처 경남 하동군]
옥산은 낙남정맥의 근간이라 할 수 있으며, 고령토와 근래 발견된 티타늄으로 유명한 옥종면의 서쪽에 위치하고
이웃한 북천면, 횡천면과 경계하고 있다. 지리산의 한 줄기가 남으로 뻗어오다 하나의 점으로 태어나 우뚝 솟은 산,
이 산이 바로 옥산(614M)이다.
높지도 그리 낮지도 않고, 험하지도 평탄하지도 않은 아담하고 포근하게 보이면서도 산의 일부는 사람의 근접을
쉽게 허용하지 않는 산, 그렇기에 가족이나 직장동료가 함께 등반하기에 안성 맞춤이다. 옥산은 남쪽으로는 양날개
를 넓게 벌려 어린 새끼를 보호하는 새를 닮았고, 한편으로는 자애로운 어머니의 치마폭 같기도 하다.
그런가 하면 북서쪽 능선은 힘차고 강하면서도 부드러워 철쭉과 소나무가 온산을 뒤덮고 있으며, 돌고지재를 지나
우리의 영산 지리산의 삼도봉, 영신봉까지 이어져 있다.
2000년 간행된 옥종 면지에 기술된 옥산은, "지리산의 한줄기가 뻗어와 청수리(淸水里) 앞산 줄기를 따라서 북천면
과의 경계인 백토재를 건너가서 한 줄기는 멀리 사천(泗川)과 고성(固城)을 만들고, 더 나아가서 통영시(統營市)
의 폰듸목을 건너서 미륵도까지 갔으며, 또 한 줄기는 함안, 김해까지 갔다"고 기록하고 있다.
인근에 높은 산이 없어 쾌청한 날이면 지리산 천왕봉, 웅석봉, 광양 백운산 억불봉등 명산과, 남해 바다, 하동 화력
발전소, 진양호등이 한눈에 들어 온다.
옥산은 아직 때가 묻지 않은 알려지지 않은 산이다. 소나무가 빼곡하여 하늘을 가리고 참나무등 잡목이 사이 좋게
푸르름을 뽐내며, 봄이면 진달래와 철쭉이 흐드러지게 피어 나고, 가을이면 단풍이 붉게 물드는 산, 이 산이 바로
옥산이다.
#산행코스
옥산의 등산로는 여러 코스가 있으며 산행 시간은 코스에 따라 2시간내지 4시간이면 충분하다.
낙남정맥꾼들이 가는 길을 따라 갈라치면 옥종면과 북천면의 경계인 백토재(동서산업)에서 시작하여 3봉을 거쳐,
2봉의 뒷면과 연결된 능선을 따라가게 된다.
동서산업에서 2봉까지 이르는 능선에는 좌측으로는 빼곡하게 들어찬 송림사이로 수북하게 쌓인 낙엽을 밟으며 은은
한 솔향속에서 등반을 겸한 삼림욕을 하는 즐거움이 있다.
또한 4월 하순에서 5월 초순 사이에는 소나무 사이 사이로 피어나는 수줍은 철쭉과 3봉을 지나 패러글라이딩 활공장
까지, 그리고 돌고지재로 이어진 낙남정맥 구간에는 더욱 화사한 철쭉 군락지가 여기저기 있어 지나는 이의 발검음을
멈추게 한다.
또한 옥산 정상으로 가는 길은 옥종면 양구리 옥종주유소에서 과수 농장을 지나 소나무가 하늘을 가리는 솔잎향 짙은
옥산샘 방향으로 정상에 오를 수도 있고, 주차가 편리한 옥종불소유황천에서 시작하여 청수마을을 지난후 참나무가
우거진 내옥샘을 거쳐 정상으로 오르거나, 산 아래 옥종면이 한눈에 들어오는 중앙 능선을 지나 곧바로 정상으로 오를
수도 있으며, 수정암 못미쳐 다리 좌측편의 농로에서 소나무 숲을 지나 3봉으로 오르면 정상에 오를 수 있다.
정상에 오르는 길가에는 극심한 가뭄에도 물이 마르지 않는 내옥샘과 옥산샘이 있어 지나가는 이가 갈증을 풀고 쉬어
갈 수 있는 여유를 갖게 한다. [한국의 산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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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
[산&산] <240> 하동 옥산
섬진강·남해 품은 '지리산정맥' … 천왕봉 손에 잡힐 듯
▲ 옥산 정상에 오른 산꾼이 지리산 능선을 카메라에 담고 있다. 하동 옥산은 천왕봉~노고단 지리산 주능선이 한눈에 보인다.
옛날 옛적 옥황상제가 명령했다. "남도의 명산은 아무 날 아무 시까지 지리산으로 모이시오." 진주 근방에서 우쭐하던 옥산은 '지리산 프로젝트'에 합류하고자 뚜벅뚜벅 걸어갔다. 옥종에 이르렀을 쯤 마침 통샘에 물길러 가던 청수마을 뺨이 발그레한 처녀가 "어 저기 산이 걸어가네" 했다. 처녀 말에 움찔한 옥산은 그만 그자리에 얼어붙어 지리산에 가지 못하고 옥종면의 진산이 되었다. 하동군 옥종면과 북천면 일대에 걸쳐 있는 옥산(614m)은 지리산의 일원답게 우람한 기세와 푸근한 산세를 동시에 지니고 있다.
옥산 정상에 서니 천왕봉이 손에 잡힐 듯 보이고 제석봉이 옆에 섰다. 시선이 아래로 향하니 잘록한 곳이 장터목이고 고개를 드니 촛대봉이 보인다. 세석 넓은 고원과 영신봉을 쳐다보니 낙남의 산줄기가 눈 앞으로 밀려온다. 칠선봉 건너 벽소령이고, 그 아래 연하천이리라. 토끼봉 왼편 반야봉은 구름에 가렸다. 빼족 나온 곳이 삼도봉인가? 노고단은 살짝 숨어 대간은 북으로 치닫는다. 시선을 왼쪽으로 더 돌리니 섬진강 너머 광양 백운산이 우뚝하다. 남으로 보면 하동 금오산이 남해 바다에 우뚝 솟았고, 동쪽은 너른 옥종 대평 평야지대를 지나 황매산이 가물거린다.
옥산은 평야지대에 우뚝 솟아 조망이 탁월한 것이 큰 매력이다. 오랜 산행 경험이 있는 홍성혁 산행대장도 "삼신봉 삼정산 삼봉산 등 지리산 조망이 좋다는 곳은 다 가 봤지만 옥산 만큼 뛰어난 조망을 보여준 곳은 없다"고 잘라 말한다.
옥산 산행의 시작은 들머리이자 날머리인 청수마을이다. 옥종 방면으로 더 가서 양구리 옥종주유소나 배토재에서 시작할 수도 있다. 청수마을 노인정에서 마을 안길을 통해 통샘을 지나 7분쯤 가면 뒤뜰마을이 나온다. 뒤뜰마을에서 밤나무들 사이로 난 농로에 들어서면 본격적인 오름길이다. 이제 막 산행을 시작했는데 옥산 이정표는 오히려 뒤뜰마을을 쳐다보고 있다. 오름길 농로를 10분쯤 가면 잘 정돈된 무덤 한 쌍이 나오고 이제 산길이다.
길은 외길이다. 제법 정자 기둥으로 쓸 만한 잘자란 육송이 터널을 이루고 있다. 발길에 닿는 것은 떨어져 포슬포슬한 고운 솔잎. 융단을 깔아놓은 것 같다. 겨울비가 제법 많이 내렸음에도 질척거림이 없다. 빨간 황토가 체중을 실린 무게를 부드럽게 받아준다. 산꾼들은 이런 길을 참 고마운 길이라 한다. 이런 길을 네댓 시간 걷고 나면 몸이 많이 부드러워질 것이다.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한 지 20여분이 지났을까. 문득 뒤를 돌아보니 그새 온 들판이 훤하다. 들판에 비닐하우스들이 빼곡해 눈이라도 내린 것 같다. 대부분이 겨울딸기 하우스. 덕천강 유역에서 생산되는 옥종딸기는 풍부한 영양과 당도가 높고 향기도 좋아 신선한 맛으로 일본에 수출된다. 어른 키 갑절 정도 큰 떡갈나무가 잎을 그대로 지닌 채 겨울을 지나고 있었다. 떡갈나무는 바람이 불어야 줄기에 붙은 떨겨가 떨어져 잎을 자연으로 되돌려보내는데 온 가지에 잎이 가득한 걸 보니 이쪽은 큰 바람이 닿지 않나보다. 추워진다는 일기예보를 원망하며 겉옷을 벗었다.
9부 능선에 올라섰다. 시계를 보니 1시간 정도가 지났다. 작은 돌무더기가 있다. 뒤로는 옥산 주봉이 산불감시초소를 품고 우뚝하다. 발 아래에 작은 노간주나무가 있다. 크리스마스 트리같이 생긴 노간주나무는 겨울에도 푸르다. 정상을 오르는 사면에 다달으니 나무 계단을 만들어 놓았다. 전반적으로 등산로는 잘 정비돼 있었다. 일부 구간만 빼고.
드디어 정상이다. 어제 내린 비로 하늘이 맑아서인지 지리산 주능선이 뚜렷하다. 산불 감시 나온 분께 청수마을 사시냐고 물으니 어떻게 청수를 아냐고 깜짝 놀란다. 지형도나 행정구역으로는 정수리이기 때문이다. 정상석이 우람하다. '옥산봉'이라고 썼고 '지리산정맥'이라고 새겨 놓았다.
2007년 옥산면민들이 세웠다. 옥산 정상은 지리산에서 이어진 낙남정맥에서 살짝 비켜 있긴 하지만, 정맥상에 있는 천왕봉(602m)이 다 옥산이라고 보면 된다. 노고단을 노고산으로 따로 부르지 않듯이.
돌이 많아 돌고지재라 불리는 오름길 정맥에 솟은 산이 546봉. 이 봉우리에서 한 줄기가 하동 금오산으로 간다. 산경표에서도 삼신봉과 황치를 거쳐 온 마루금이 옥산에서 갈라진다고 되어 있다. 이 산줄기는 낙동강 섬진강 수계를 가르며 황치에서 계명산 이명산으로 맥을 잇고, 하나가 하동 금오산에서 마지막 솟구치다가 남해대교 앞 바다로 잦아든다. 최근 이 지맥을 종주하는 지역 산꾼들이 부쩍 늘고 있단다.
정상에서 내려서면 10분 쯤 안부에 헬기장이 있다. 이 곳에서 계곡을 따라 내려가면 수정암을 거쳐 하산하는 길이 있다.
임도를 걷지만 싫지는 않다. 주변 나무들이 빽빽했다. 7분 쯤 걸으니 567봉을 거쳐 천왕봉으로 가는 이정표가 있다. 이정표는 백토재(배토재)를 가리키고 있다. 이 길을 통해 활공장이 있는 천왕봉를 가면 하산할 때 되돌아와야 하기에 돌고지재 쪽으로 난 임도를 택했다.
임도 주변에는 잘 생긴 층층나무가 많다. 층층나무는 가지가 마주나며 층을 지어 화려한 관 모양을 하고 있다. 임도를 10분 더 걸으니 길이 훤해지며 정맥과 만난다. 등산로는 잘 정비돼 천왕봉까지 시원하게 이발을 했다. 오래된 활공장 표지판이 있는 천왕봉엔 낙남정맥의 줄기가 선명하다.
천왕봉에서 출발하여 2봉(567m)과 3봉(505m)을 지나고 청수마을 이정표가 있는 곳까지 쉬엄쉬엄 한 시간 걸렸다. 청수까지 남은 거리는 1.2㎞. 정맥을 계속 걸으면 배토재까지는 1.5㎞이다. 청수마을로 내려섰다. 길은 끊어질 듯 이어졌다. 벌목 후 나무를 제대로 정비해놓지 않아 길이 헷갈리는 곳이 있었다.
30분 후 산 아래에 도착했다. 고목이 우람한 청수마을 노인정까지 와서 빨래하는 할머니에게 묻는다. "할머니 이 나무 이름이 뭡니까." "칭칭이나무." "예?" "칭칭나무!" 아 옥산 임도구간에서 본 층층나무였구나. 해방 직후 정연상(74) 이장님의 동생과 정상에서 산불 지키는 강재복(67) 할아버지 등이 마을소년단 활동을 하면서 심은 나무란다. 산행시간은 4시간20분. 걸은 거리는 8.7㎞. 산행 문의:라이프레저부 051-461-4164, 홍성혁 산행대장 010-2242-6608
#참고 사이트 : 옥 산 [하동군]
옥 산 [경상남도]
- 산 벗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