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경칩이 지난 대전시 서구 한밭수목원! 코로나19로 인해 인적이 끊겨 적막하다.
봄 바람이 살랑 살랑 부는 가운데 이름 모를 새들만 지지베베 노래한다. 저마다 제 세상 맞은 듯 창공을 가로질러 이 나무 저 나무 가지위로 비행의 묘기를 뽐낸다.
작은 물 웅덩이 옆에는 버들개지 꽃망울이 함박웃음을 참지 못하고 금방이라도 터트릴 것 같고 노오란 수선화는 저마다 봄처녀를 시새움이라도 하듯 활짝 피어있다. 새 봄을 가장 먼저 알렸던 복수꽃은 어느새 노처녀 같은 자태로 길손을 쳐다 보는가 하면 양지바른 잔디풀 속에 허리를 굽혀 “나는 태생이 할머니라네” 라며 ‘할미꽃도 봄볕에 미소를 짓고 있다.
뭐니 뭐니해도 한밭수목원에서 가장 봄 맵시를 자랑하는 것은 붉은 ‘홍매화’일 것이다. 세월아 비켜라 춘삼월보다 더 좋은 계절을 어디에서도 경함할 수 없으니 내어이 즐기지 않으렴? 성하의 계절이 오기전 기다리던 님 오실 때 까지 몸단장이나 하겠다고 가락에 맞춰 춤이나 출 태세다. 상춘객이 오기전 한밭수목원은 벌써 새봄 잔치가 시작됐다.
한낮기온이 더 올라가면 아지랑이 사이로 종달새가 지저기고 나비와 꿀벌이 짝을 찾는 한밭수목원이야 말로 지상의 천국이 될상 싶다.<박종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