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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행정고시 사랑 원문보기 글쓴이: 밥샵
청년 여행 2009/02/19 08:04 꺄르르
젊은이들은 ‘너무 똑똑하기에’ 안정을 찾게 되고 대기업을 선호하게 됩니다. 불안정 고용이 한국 사회를 휩쓸고 있기에 그 불안감에서 벗어나고 싶은 거지요. 대기업에 들어간 사람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으며 회사생활은 어떠한지 궁금하였습니다. 조직문화가 좋다고 알려진 대기업에서 일하는 김모씨를 만나 대기업 생활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 이야기 나눠보았습니다.
“엄청 스트레스 받고 개인생활도 없어”
-대기업 2년차가 되셨습니다. 소감이 어떠신지요?
“힘들어요. 엄청 스트레스 받고 포기해야 하는 게 많아요. 전 개인생활도 없어요. 이게 다 월급의 대가고 교육의 대가지요. 평생을 이렇게 살아야 하는가, 회사생활이 다 이런 건가 의문이 늘 들죠. 사람이 정형화되고 똑같은 생각을 하게 되고 이게 제대로 된 삶인가 고민을 항상 하죠. 과연 돈을 벌고 후회가 없을까, 이게 잘못된 길이라면 과감히 고쳐야 하는가, 지금도 이런 것에 갈등하고 있어요. 평생 어떻게 이러고 살아요.
그래도 어디가나 조직생활은 다 똑같다는 생각은 들어요. 자기 적성에 맞춰 가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자기가 하기 싫은 일도 해봐야 자기가 뭘 좋아하는지도 아는 거잖아요. 큰 조직에서 큰 돈을 다뤄보고 큰 관점에서 볼 줄 알아야 나중에 다른 곳에 가더라도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세상에는 얼마나 잘난 사람이 많고 내가 부족한지 알아야 스스로 발전할 수 있는 동력이 되잖아요. 제가 여기서 임원을 할 것도 아니고, 제 돈 안 들여서 교육도 시켜주니, 이런 면에서 대기업이 좋죠.
저희 사장님 말씀이, 자기도 CEO가 될 때까지, 그리고 여전히, 단 한 번도 편한 적이 없었고 하고 싶었던 일을 해 본적이 없대요. 자기는 아직 꿈을 이루지 못했고 지금까지 시키는 것만 하였대요. 자기도 하고 싶은 게 있는데,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 지금 일을 하는 거라고 하셨어요. 다른 거 포기하면서 여기까지 왔다고 생각한대요. 자기 삶이 얼마나 피곤한지 모르겠대요.“
-회사 일은 어떤 생각으로 하시나요?
“저는 재무 쪽에서 일해요. 재무에 큰 관심이 있는 건 아니지만 월급을 주니까 하는 거예요. 그런데 어떻게 보면, 관심이 없었던 부분이라 안 했던 부분이기도 해요. 약했던 부분을 회사에서 일하다 보면 능력이 개발이 되죠. 결코 쉽지는 않죠. 그래도 이렇게 훈련받고 일했던 경험들이 나중에 진짜 하고 일을 할 때 큰 도움이 될 거 같아요.
하고 싶은 걸 하려면 돈을 내야 하잖아요. 뭐 배우고 싶으면 돈을 내야하잖아요. 회사는 반대로 돈을 줘요. 그러니 받은 만큼 해야지요. 군대에서 그냥 삽질하는 건 제게 도움이 되지 않잖아요. 회사에서는 머리를 깨우쳐주고 긍정적인 도움을 주기 때문에 월급 받으면서 교육받는다고 생각해요. 그래야 마음도 편하고요. 어처구니없는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손해를 보는 느낌은 아니거든요.
무엇을 하든지 성장하는 제 모습을 보는 게 좋아요. 이 회사를 다니는 것이 딱히 좋은 건 아니지만 제가 몰랐던 못했던 부분을 알아가잖아요. 재무지식이라든지 엑셀능력들, 더 배우게 되면 다른 것도 할 수 있게 되고요. 엑셀 한번이라도 더 돌리고 프로그램들 짜는 경험들이 다 도움이 되고요. 요령 피우는 걸 저는 싫어해요. 일 할 때는 성실하게 해야지요.“
쉬는 시간에 담배를 피고 있는 회사원들 @오마이뉴스 한태욱
“밥벌이를 해야 하니 하기 싫은 일도 참아”
-회사내 경쟁이 심하고 스트레스 많이 받으실 거 같습니다.
“요즘 경제가 어렵잖아요. 회사에서 안하던 회의도 많아졌어요. 이제는 초점 자체가 성장이 아니라 생존이에요. 접대비 이런 것이 많이 없어졌고 다른 데 들어갔던 비용을 많이 줄이려고 해요. 당국은 돈을 계속 풀어서 금리를 낮춰 투자를 유도하고 있어요. 그러면 갑자기 유동성이 확 증가하여 물가상승이 일어나게 되죠. 어려운 시기에요.
경쟁사회잖아요. 기업은 이익집단이에요. 누구의 돈을 일단 뺏는 거란 말이에요. 진짜 어느 정도 밥벌이를 해야 하니 참아야 하지요. 모든 사람이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없잖아요. 주어진 조건에서 살아야 한다면 자기가 할 수 있는 만큼 최대한 해서 후회 없고 싶어요. 나중에 제가 뭘 하든 그때 딱 털고 나가고 싶거든요.
이거 하나 믿고 하기 싫은 일을 해도 참는 거지요. 나중에 내가 하고 싶은 거 하겠다, 유학을 가겠다, 멋진 카페를 차리겠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술 먹기 싫어도 가고, 야근하기 싫어도 야근해요. 회사가 저를 이렇게 부려먹은 대가로 이 더러운 조직을 떨치고 나갈 수 있는 거니까요.
사회가 기회가 평등한 곳은 아니잖아요. 요령피우는 사람에게는 기회를 줘도 못해요. 꾸준히 준비한 사람에게는 적은 기회가 와도 그걸 잡지요. 자기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항상 성실하게 준비해야 하는 거예요. 언제 기회가 찾아와도 잡을 수 있게, 그걸 참고 기다리는 것이 힘든 거죠.“
-많은 사람들이 대기업에 가고 싶어 합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한번쯤은 경험상 해볼만하다고 생각해요. 회사에서 나오더라도 한번쯤은 가보고 싶을 거예요. 저 역시, 대기업에 안 왔다면 그런 아쉬움이 있었을 거 같아요. 제가 만약에 운이 나빠서 중소기업이 되었으면 그런 아쉬움이 남아 있었겠죠.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서로 장단점이 있지요. 자기 가치관에 따라 잘 선택해야 해요. 회사 일에 얼마나 관심 갖느냐가 중요하죠. 저는 여기에서 인간관계나 조직에서 일을 하면서 부족한 것들을 배우고 인간관계가 노력만으로 안 되는 것도 배우고 있어요. 매를 맞지만 제가 부족하다는 걸 알 수 있거든요.
아직 배우는 시기죠. 여기서 배우다가 기회가 되면 옮길 생각은 언제나 갖고 있어요. 성공하는 사람 중에 날로 먹은 사람이 없잖아요. 쌓이고 쌓여서 나중에 빛을 발하는 거죠. 실력이란, 어느 정도 대학을 다니고,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하는 거잖아요. 땀 흘려 준비할 수밖에 없는 거죠.“
새벽3시, 시간이 늦었는데도 열심히 공부하는 대학생들 @오마이뉴스 송주민
-또래, 젊은이들을 보면 무슨 생각이 드시나요?
“보면 그냥 생각 없이, 다 똑같이 살죠. 저도 그다지 생각이 깊지 않고요. 직장인이 되고 보니 학생과 큰 차이가 있어요. 돈을 벌고 안 벌고, 이 차이가 크더라고요. 돈 버는 것이 어려운 것을 알면 돈 쓰기가 어려워지죠.
취업준비생이나 대학생들이 도서관에 앉아서 하는 공부도 해야겠지만 그보다 다양한 경험을 할 필요가 있어요. 회사는 공부만 잘하는 똘똘이를 원하는 게 아니라 야무지고 사람관계를 잘하면서 성실한 사람을 원해요. 회사에서 일은 혼자서 하는 게 아니에요. 대화를 하면서 풀어야 하는 거지 책상에서 푸는 게 아니거든요. 사람 많이 만나고 경험도 쌓으시길 바랄게요. 물론, 회사에 들어오려면 그래도 최소한 지식은 있어야 하겠죠. 그래야 커트라인을 통과하니까요.“
“나이가 들면 들수록 상품이 되어 안타깝다”
-결혼할 나이인데, 결혼을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저는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언제든지 하고 싶어요. 그래도 검증기간이 1년 정도는 필요하죠. 그 사람이 어떤지 가치관이나 능력은 알아야 하니까요. 저는 경제적인 것 때문에 여자를 놓치고 싶지 않아요. 그래도 직장이나 눈높이나 경험이 비슷해야 되는 거 같아요.
요즘 셋방살이로 시작하려는 여자들이 없잖아요. 고생을 같이 할 생각을 안 하는 거죠. 이게 안타까워요. 능력이 있고 없고를 떠나서 자신의 분수에 맞는 생각을 했으면 좋겠어요. 제가 정말 싫어하는 게 이런 사람이에요. 집은 잘 살아요. 그런데 공부를 안 해서 허영심만 많은 애들 있잖아요. 어떻게 일해서 돈 버는지도 모르고, 회사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모르지만 자기 집만 믿고 자기가 잘난 줄 알아요.
외모만 치장하고 머리는 비어있는 사람이 너무 싫어요. 자기가 경험한 만큼, 알맞은 눈높이가 있는 사람이 좋아요. 눈이 높으면 저도 부담스럽지요. 그런 사람은 저도 불편해서 안 만나요. 능력은 진짜 없는 사람이 높은 데만 쳐다보는 건 정말 싫어요.
결혼하기가 날로 힘들어진다 @시네마 서비스
저는 여자를 만났을 때 처음에 잘 안 해주는 이유가, 제가 잘해서 저를 좋아하는 것보다 제가 싫게 해도 저를 좋아해주는 사람이 좋거든요. 그래서 여자를 만날 때 틱틱대고 그러거든요. 함부로 나올 수 있는 데는 아니지만, 나중에 회사를 때려치우더라도 제 의견을 존중해주고, 그동안 수고했으니까 하고 싶은 거해도 된다, 뭐 할 때 응원해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나고 싶어요.
남자들은 나이가 들면 들수록 밥벌이라는 게 중요하잖아요. 어떻게 보면 성공하려면 가정보다 회사가 1순위가 되어야 하거든요. 그런 것을 이해해주는 생각이 깊은 사람을 만나고 싶어요. 7년을 사귀었으나 남자가 결혼할 능력이 안 되어 헤어지고 70일 만난 남자와 결혼을 하는 여자를 봤어요. 그런 경우가 되게 많더라고요. 아무나 못 만나겠고 직장생활을 더 해봐야 할 거 같아요.“
-기성세대에게 불만이 있다면?
“너무 보수적인 거요. 어차피 일하는 거야 그 사람들에게 배우는 거니까 어쩔 수 없어요. 하지만 조직생활하면서 무리한 걸 요구하는 게 많아요. 술자리강요하고, 군대에서도 안 하는 것을 회사에서 요구해요. 그들이 똑똑한 건 인정해요. 그런데 자신들의 지식을 가르쳐줄 때 후배를 키운다는 자세로 해야 되는데 이것도 모르냐면서, 쪼고 무시를 해요.
10년 동안 일하면서 경험이 쌓인 자기와 일 시작한지 얼마 안 된 사람을 똑같은 잣대로 비교를 해요. 누구나 10년 지나면 그만큼 하겠지요. 경험이 없는 거지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잖아요. 그런데 험담하고 폄하하고 술자리에서 갈구죠. 그럴 때마다 기분이 안 좋고 상처를 받아요.
“대리까지는 얘기가 잘 통하지만 그 위와는 문화가 달라”
회사생활을 할 때, 대리정도까지는 얘기가 잘 통해요. 그 위부터는 문화자체가 달라요. 회사 에서 일하면 당연히 스트레스가 쌓이지만 결정적으로 그만두려고 사표를 쓰는 이유는 사람 때문이에요. 조직문화와 안 맞거나 인간관계 갈등이죠. 회사 와서 열심히 일 안하는 사람 없어요. 경험이 많다는 이유로 갈군다든가 무리한 요구를 할 때 싫죠.
그들은 어려운 시대를 살았고 힘들게 성장하셨기에 그런 거 같아요. 나중에 사회도 변하고 저희가 성장하면 달라지겠지요. 저희 세대는 데모를 하지 않고 넉넉한 사회에서 살았기에 지금 기성세대처럼 하지는 않을 거 같아요, 남을 배려하는 온화한 문화가 있잖아요. 지금 기성세대 문화의 나쁜 점들이 많이 없어지지 않을까 생각해요. 물론, 저희 밑 세대들은 또 저희를 보면서 불만족스러워 하겠지만요.“
-2009년 계획이 있다면?
“2009년에는 뜨거운 사랑을 하고 싶어요. 그리고 지금보다 더 발전하고 싶어요. 뛰어난 업무처리를 해서 잘한다는 칭찬을 받기보다, 이제 조금 하네, 큰 기대를 안했는데 잘했네, 기대치를 채웠네, 이런 말을 듣고 싶어요. 한꺼번에 크게 성장한 제 모습을 기대하는 게 아니라 도태되지 않고 조금씩 나아지고 싶어요. 스페셜리스트가 아니더라도 그렇게 되도록 노력하려고요.
제가 군대에 있을 때 가장 괴로웠던 게 도태된다는 느낌이었거든요. 제가 너무 부족한 거예요. 제가 언제 그런 걸 느꼈냐면 예전 여자 친구 만날 때 많이 느꼈는데, 시야가 완전히 다른 거예요. 여자들은 남자들이 군대를 갔다 오는 시간동안 준비를 했겠지만 너무 제가 창피했어요. 제가 머무는 사이에 다른 사람들이 올라가는 게 싫더라고요.
회사에 입하고 나서 저는 부끄러움 없이 일을 했고요. 저보다 빨리 입사한 사람들의 업무능력을 따라잡은 거 같고, 어학연수가서 어영부영 놀다온 애들만큼 영어를 하는 거 같아요. 그렇게 조금씩 실력을 올리고 싶어요.
엄청 훌륭한 사람이 되고 싶지는 않지만 나이에 맞게, 그리고 다른 사람과 비교해서 뒤처지지 않고 싶어요. 사회생활을 하면 이렇게 끌어주는 거 같아요. 혼자 생활하면 자기가 하고 싶은 것만 하게 되고 필요 없다고 생각하면 안 하고 잘라버리잖아요. 자기 틀 안에서만 만족하고 살겠지요. 회사를 다니면 시야가 넓어지고 그렇게 능력이 높아지면 만족하고 살 거 같아요.“
나, 돌아갈래! 젊은이들이 뒤늦게 탄식하지 않기를 바라며! 영화 <박하사탕> @신도필름
어떻게 이러고 평생 살아요… 대기업은 결코 만만한 곳이 아니다
귀담아 들을 만한 얘기가 많네요. 평생 어떻게 이러고 살아야 하는지 한탄을 하면서도 밥벌이를 하기 위해서, 나중에 원하는 걸 거를 하기 위해서 요령피우지 않고 성실히 일하겠다는 얘기가 인상 깊네요. 김모씨가 하는 얘기가 옳고 그르고를 떠나서 요즘 많은 젊은이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엿볼 수 있었습니다.
대기업은 들어가기도 쉽지 않지만 결코 만만한 곳이 아니지요. 돈을 많이 주고 복지제도가 잘 되어있는 만큼 일을 많이 하고 많은 걸 포기하게 되는 거죠. 김모씨는 거의 날마다 야근을 하고 있었으며 ‘경쟁력 향상’을 위해 평일 새벽과 주말에도 영어학원을 다니고 있었습니다. 한마디로 개인생활이 거의 없는 셈이지요.
그 대가로 꽤 많은 월급을 받는 거예요. 적게 일하고 돈만 많이 받으려고 대기업을 지망하는 사람들은 한번 고민할 필요가 있어요. 세상에는 공짜가 없으니까요. 밖에 사람들은 들어가고 싶어 안달이지만 안에 있는 사람들은 나오지 못해 안달하는 대기업입니다. 자기 적성, 성향, 여러 조건들을 잘 따져서 직장을 선택하셔야할 듯싶네요.
대기업은 조직이 워낙 크기에 신입사원이 스스로 뭘 할 수 없어요. 어떻게 보면 부속품일 뿐이지요. 거기다 회사 내 경쟁이 워낙 심하기에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게 됩니다. 거기다 정년도 40대로 떨어졌기에 고용안정도 보장받지 못하는 현실이에요. 젊은이들은 남들 따라 대기업을 지망하기보다 자신이 왜 대기업에서 일하고 싶은지 돌아보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네요.
김모씨 말처럼 나이가 들수록 상품이 되어버리고 있습니다. 물건을 살 때 성분표시를 보듯이 사람을 만날 때도 직장, 학력, 지역, 집안, 재력 등등을 따지게 됩니다. 그렇다고 결혼과 만남이 잘 되는 것도 아닙니다. 집값이 올라가는 만큼 결혼하는 나이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일자리 갖기도, 결혼하기도 어려운 오늘날, 젊은이들은 힘겹게 이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첫댓글 난 아직 1년차라 잘 모르지만 진짜 어떻게 사냐 ㄷㄷㄷ 좀 답답하더라..
뭘해도 마찬가지임....
하이 불꽃옹~~ 대리까지는 얘기 잘통하고 그 위로 올라가면....ㅋㅋㅋ
뭘 해도 마찬가지임.ㅇ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