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열두 살 어릴 때의 추억여행을 떠나 본다. “강일아! 딸기 따러 가자?” “어디로?” “응, 저기 무내미골로” “그래, 알았어” 강일이와 난 코흘리개 친구다. 강일이는 공부는 울 학교에서 꼴찌에서 순위를 다투는 열등생 이였지만 부모님 농사일 돕기, 고기 잡기, 칡 캐기, 산딸기, 오디 따기 등은 따라 올 자가 없었고 사내아이지만 어찌나 마음이 착하고 부지런 한 지 공부 말고는 동네에서 늘 칭찬이 자자한 일등 청년감이었다. 그날도 강일이와 난 커다란 누런 주전자를 하나 씩 들고 무내미골로 향했다. 무내미골 산딸기는 해마다 빨간 물감을 뿌려 놓은 듯 지천으로 달려서 우리들의 심심한 입맛을 새콤달콤한 환상의 맛으로 살려주어 맛있는 먹거리 중 두번째 가라면 서러울만큼 인기를 누리는 간식거리였다. 무내미골에 도착하니 예상대로 빨갛게 잘 익은 먹음직스런 산딸기가 계곡을 사이에 두고 황홀지경을 이루고 있었다. “와~진짜 많다~ 얼른 따자” “그래~ 넌 그쪽에서 따. 난 이쪽에서 딸 테니” “알았어~뱀 조심해~” “응~ 너도 조심해~” 우린 열심히 따가운 가시에 찔려가며 산딸기 따기에 열중했다. 햇볕이 좀 따갑긴 했지만 산딸기 많이 따가서 엄마한테 칭찬 받을 생각을 하니 그까짓 햇볕쯤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얼마만큼 시간이 흘렀을까. 커다란 주전자가 거의 한가득 채워져 갔다. 강일이에게 물었다. “강일아! 이제 그만 따고 가자” “응, 알았어~조금만 더 따고, 가득은 채워야지~” “알았어~” 하고는 다시 딸기를 따려는데 저 밑에 지금까지 딴 것 보다 훨씬 큰 산딸기가 눈에 들어왔다. 손을 뻗어 딸기를 따려는 순간 아니 글쎄 구렁이인지 뭔지 굵은 뱀이 똬리를 틀고 앉아 혀를 낼름 거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나는 너무 놀라서 그만 딸기고 뭐고 눈앞이 캄캄해져 주전자를 냅다 집어 던지고는 으아악~~~소리를 질러대며 걸음아 날 살려라 꽁지가 빠지게 도망을 쳤다. 한참을 그렇게 땀을 옴팍 흘리며 정신없이 달리고 나 뒤돌아보니 저 만치서 강일이가 양손에 주전자를 들고 어슬렁거리며 걸어오고 있었다. 강일이에게 소리쳤다. “빨리 와~무서워 죽겠단 말이야” “지금 가고 있잖어~” 강일이가 다가와 주전자를 내려놓더니 한 마디 한다. “야~아무리 무서워도 그렇지. 주전자는 들고 뛰어야지~아까운 딸기 다 쏟아졌잖어~” 한다. 그러면서 자기 주전자의 산딸기를 자꾸만 집어내어 내 주전자에 넣는다. “그만해~네것이 더 조금이잖아~” “괜찮어~다음엔 뱀 만나면 주전자는 들고 뛰어라~알았지?”하며 거듭 다짐을 받으며 산딸기를 가득 채운 주전자를 내게 내민다. 지금도 그때 일을 생각하면 맛난 산딸기 보다 징그러운 뱀이 먼저 생각나 온 몸이 움츠러들지만 그때 강일이한테 얼마나 미안하고 고마웠던지 세월이 암만 흘러간대도, 강일이의 그 바다 같은 마음은 두고 두고 잊지 못할 것 같다. 이제 반백년이란 적지 않은 세월을 살고보니 공부 잘해서 인류대학 나와 나름 성공한 인생 산다며 으스대며 사는 친구보다는 조금 부족한 듯해도 진정한 사람 냄새 나는 난로 같은 친구가 더 좋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아주 가끔씩은 귀엽고 순수한 손주녀석들의 재롱이 그리워질때가 있으시죠? 그러실 것 같아 삶방 막내가 또 한 번 어릴 적 추억을 가져와 봤습니다.^^ 추운 날씨에 감기 조심하시고 항상 건강하세요~
그러시군요. 민강님~
어렸을 적엔 서울에 사는 이종사촌 동생들이 내려오면 피부가 어쩜 그리도 하얗고 예쁜지
참 부러웠어요. 민강님도 그렇게 하얗고 예쁘셨겠죠?ㅎ
곱고 예쁜 하루 되시길 바래요. 늘 건강하시구요~
ㅎㅎ
어렸을때 추억이 한꺼풀 떠오르네요
2키로되는 시골길을 오가며 무 뽑아먹고
바닷가 근처로 돌아오면서 삐레기 뽑아 도시락에 담아오고물론 산딸기도 땄지요
저는 사실 별로라 했지만 때론 교통비로 아이스크림 사먹고 걷자는 친구들의 유혹에 잠시 망설이다 따라 나서고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덕분에 옛추억에 즐감했습니다^^~
ㅎㅎㅎ 저도 그런적 있답니다. 위도핀란드님^^
동장군이 기승을 부리던 추운 겨울 붕어빵이 하도 먹고 싶어 친구들과 함께
집에 올 버스비로 붕어빵과 과자 사먹고 20리 길을 걸어서 온 추억이 있답니다.ㅎㅎ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