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년간 메이저리그를 깜짝 놀라게 할 만한 돌풍을 일으켰었던 오클랜드 에이스. 하지만 재정적인 문제 탓에 얼마 전 감독 아트 하우를 뉴욕 메츠로 트레이드 시켰던 그들은, 이번에는 단장 빌리 빈 마저 같은 이유 탓에 보스턴 레드 삭스로 트레이드 하게 되었다. 아직 트레이드에 대한 보상이 확정되지는 않아 딜이 완벽하게 마무리된 것은 아니지만, 이미 보스턴은 공식 인터뷰를 통해 일단 빈의 영입만큼은 확정되었음을 공개했다.
"We have reached agreement. However that agreement is contingent on resolving compensation issues. We are already working on that."(보스턴과 오클랜드는 일단 빌리 빈을 트레이드하는 조건에는 합의했다. 그러나 아직 보상권 해결에 대한 문제가 남아 있다. 이미 그 부분에 대해서는 작업을 하는 중이다). 공석을 통한 보스턴의 인터뷰 내용. 메이저리그에서는 완벽한 합의가 이루어지기 전 까지는 공식화, 심지어 인터뷰조차 거부하는 것이 상례이기에 이번 딜은 일단 성사된 것이 확정적이고, 더불어 미국의 유력지와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또한 이 소식을 사실화하여 보도하였다. 빌리 빈이 오클랜드와 맺었던 2008년까지의 계약은 보스턴에서도 지속된다고 한다.
문제가 되고 있는 보상권은 오클랜드가 워낙 페이롤을 낮추고 싶어하는 탓에 계속 길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보스턴 쪽에서 제시한 것으로 알려진 카드는 우익수 트롯 닉슨. 그는 28살의 나이로서 메이저리그 6년 경력 통산 562게임 1905타석에서, 타율 0.271에 OPS 0.835 78홈런 294타점을 기록하고 있는 좌타자이다. 올해도 보스턴 부동의 우익수로 활약하며 타율은 0.256으로 조금 하락했지만 24홈런 94타점으로 개인 커리어 한 시즌 최다 타점을 기록했었다.
무엇보다 닉슨이 거론된 이유는 실력에 대비해 상당히 적은 연봉 때문. 주전감으로 전혀 손색없는 기량을 가졌음에도 270만 달러라는 비교적 적은 액수의 연봉을 받는 것이, 페이롤을 줄이기 위해 갖은 수를 다 쓰고 있는 오클랜드 쪽에 어필을 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 신임 감독 켄 매차와 이미 보스턴 마이너리그 시절 함께한 적이 있어 이 부분 또한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했다 알려지고 있다. 그렇기에 1루수 브라이언 더박 또한 이름을 올리고 있으나 현재로선 닉슨이 더 가까운 상황이다.
더불어 오클랜드 측은 자신들이 보유하고 있는 장기 계약의 고액 연봉 선수를 이번 트레이드에 포함시키고 싶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거론되는 선수는 단연 팀 내 최고 연봉자이자 장기계약이 맺어져 있는 저메인 다이. 닉슨과 포지션이 겹치는 우익수라는 것도 이 부분에 신빙성을 더해주고 있다. 다이는 99년부터 캔사스 시티 로열스 부동의 중심타자로 활약했었고, 2001년 시즌 중반 오클랜드로 트레이드 되어온 뒤로도 뛰어난 활약을 보여 팀 사정상 이례적인 거액 장기계약을 맺었었으나, 올 해 부상이 완벽히 회복되지 않은 탓인지 타율 0.252에 OPS 0.792 24홈런 86타점에 머물렀었다. 오클랜드는 거기에 더해 보스턴의 마이너 유망주 몇 명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클랜드 돌풍은 이유야 어찌 되었던 감독 아트 하우와 단장 빌리 빈의 역량에 의해서 많은 부분이 시작되었었다. 배리 지토 등의 선수들이 빌리 빈이 나간 것에 대해 불만을 터뜨리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 그러나 이제 오클랜드는 재정적 상황 탓에 이 두 명이 없는 가운데 새로운 시작을 해야 한다. 앞으로도 지난 3년 간과 같이 믿을 수 없는 돌풍을 일으킬 수 있을 지는 지켜봐야 알 일이다.
보스턴으로서는 작년 댄 듀켓을 해임한 뒤 공석으로 남아있던 단장 자리에 일단 저명 인사 빌리 빈을 앉히면서 안정세를 지니게 되었다. 허나 지금까지 빈이 있던 오클랜드와 보스턴은 시장성과 열기 등에서 현격한 차이를 보이는 곳. 몬트리얼의 댄 듀켓과 케빈 말론이 최고의 단장급 인사로 평가받다가 빅 마켓 보스턴, 다저스로 각각 이적한 뒤 최악의 단장으로 치부되었던 전례는, 빈의 보스턴 행이 과연 최선이었는가 하는 의문을 걱정스럽게 만드는 부분이 있다. 물론 첫 시험무대이기에 성급한 판단은 불가하지만, 예측하기 힘든 그의 성공적인 빅 마켓 데뷔 여부 또한 관심 있게 지켜볼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