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빠' & '형'
요즘 명태인지 동태인지 모사꾼 하나가 정가를 헤엄치고 있다. 더군다나 영부인과의 볼성사나운 카톡 메세지까지 공개되어 일파만파 시끄럽다.
오빠 / 왁스(Wax)
그냥 편한 느낌이 좋았어 좋은 사람이라 생각했어
하지만 이게 뭐야 점점 남자로 느껴져
아마 널 사랑하고 있었나봐
오빠 나만 바라봐 바빠 그렇게 바빠
아파 마음이 아파 내맘 왜 몰라줘
오빠 그녀는 왜 봐 거봐 그녀는 나빠
봐봐 이젠 나를 가져봐
왜 날 여자로 안보는 거니 자꾸 안 된다고 하는 거니
다른 연인들을 봐봐 첨엔 오빠로 다 시작해
결국엔 사랑하며 잘 살아가
오빠 나만 바라봐 바빠 그렇게 바빠
아파 마음이 아파 내맘 왜 몰라줘
오빠 그녀는 왜 봐 거봐 그녀는 나빠
봐봐 이젠 나를 가져봐 이젠 나를 가져봐
this is the time to rock
I see the your future now
are you feel me are you feel me
break your brain crack your mind
only for the crazy my time
follow wax follow wax
everybody come on baby wax
아무것도 아니래도 나는 상처받아
이런 내가 싫다해도 지쳐버릴 내가 아냐
오빠 나만 바라봐 바빠 그렇게 바빠
아파 마음이 아파 내맘 왜 몰라줘
오빠 그녀는 왜 봐 거봐 그녀는 나빠
봐봐 이젠 나를 가져봐 이젠 나를 가져봐
이 노래는 신디 로퍼의 'She Bop'을 번안한 2000년대 발매한 왁스의 노래이다.
○ '오빠'라...
‘오빠’라는 말은 K-pop, K-drama의 인기에 힘입어 전 세계에 널리 알려진 한국어 단어 중 하나 이다.
‘오빠’를 영어로 표기한 ‘Oppa’는 2021년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출간하는 영어 사전에 정식 등재되었다
지난해 2월 미국의 지식 문답 사이트 ‘쿼라(Quora)’에 “한국인들이 남자 친구를 손위 남자 형제란 뜻의 ‘오빠’라고 부르는 것은 이상하지 않냐”는 질문이 등록됐다.
개인주의가 강한 서구에서는 형제 간에 주로 이름을 부르고 있다. 아주 허물없는 관계의 남성 지인을 브러더(형제)의 줄임말인 ‘브로’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그 쓰임이 한정돼 있다.
남녀 관계인 상대를 ‘브러더’라고 부르면, 혈육에게 성적인 감정을 품는 이상한 사람처럼 보일 것이다.
가족주의가 강한 사회일수록 혈연관계가 아닌 사람도 친족 간의 호칭으로 부르는 일이 흔하다. 아시아 국가들이 주로 그렇다.
한국처럼 유교적 가족주의의 영향을 받은 베트남에서는 형 오빠를 뜻하는 ‘안(Ahn)’, 누나 언니를 뜻하는 ‘치(Chi)’, 동생을 뜻하는 ‘엠(Em)’이란 호칭이 널리 쓰이고 있다.
연인이나 부부 사이에서는 나이와 무관하게 남자가 ‘안’, 여자가 ‘엠’이 된다.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여성들도 손위 남자 형제를 뜻하는 ‘아방(Abang)’ ‘방(Bang)’ ‘마스(Mas)’란 말을 남자 친구나 남편을 부를 때 흔히 쓰고 있다.
○ '형'이라...
형 / 이승미
형 편질 썼어요
부칠 수 없는 그리움을
형 길을 걸었죠
함께 거닐던
그때 그 길
형 낙엽이 져요
형 바람이 차요
사랑도 아닌
우정도 아닌
그때 그 마음 무언지 몰랐어지만
형이 없는 그 찻집이 외로워요
식어가는 커피잔이 쓸쓸해요
세상 모두 온통 슬픔뿐이예요
형의 그 마음 이젠 알 것 같아요
형 기억하나요
가을 캠퍼스 그벤치를
형 기억하나요
함께지세던 마지막 밤
형낙엽지 져요
형 바람이 차요
사랑도 아닌
우정도 아니
그때 그 마음 무언지 몰랐어지만
형이 없는 그 찻집이 외로워요
식어가는 커피잔이 쓸쓸해요
세상 모두 온통 슬픔뿐이예요
형의 그 마음 이젠 알 것 같아요
형의 그 마음 이젠 알 것 같아요
이 노래는 1989년 가수 이승미의 '형'이라는 노래이다.
1970년~1990년대 초반 여자 대학생들은 남자 선배를 ‘오빠’가 아니라 ‘형’이라고 불렀다.
학형(學兄)의 줄임말이라고도 하고, 운동권 문화라고도 했다.
○ '형'에서 '오빠'로...
1990년대 중 후반 학생운동의 쇠퇴와 함께 ‘형’은 ‘오빠’로 바뀌었다.
그러나 북한에서 ‘오빠’를 쓰면 감옥에 간다. 김정은 정권이 한국 문화의 유행을 막는다며 3~4년 전쯤부터 ‘오빠’라는 말을 쓰는 행위를 처벌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제정된 평양문화어보호법 제19조에 “혈육관계가 아닌 청춘남녀들 사이에 ‘오빠’라고 부르는 행위”는 “괴뢰식”이라고 명시했다.
최근에는 친오빠도 ‘오라버니’로만 부를 수 있다고 한다. 이에따라 ‘아빠’도 금지됐다. 전 세계가 다 아는 단어를 북한에서만 쓰지 못하고 있다.
김건희 여사가 명태균씨에게 보낸 카톡 속 ‘우리 오빠’가 친오빠인지 남편 윤석열 대통령인지 논란이 되고 있다.
혈연 관계의 오라버니부터 남성 지인이나 연인 남편까지 ‘오빠’란 말이 쓰이는 범위가 넓어서 벌어진 일이다.
아무리 유행이 대세라지만 친오빠면 '오빠' 남편이면 '남편'
언어는 명확해야 한다. 이래저래 명태 인지 동태인지 몰라도 '오빠'라는 말이 참 웃픈 행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