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Passport에 대해 알아보자 (여권의 비밀)
최근 국가간의 출입 문턱이 낮아지고 여행이 자유화되며, 소위 먹고 살만해지면서부터 해외여행은 더 이상 사치나 희귀한 사건이 아닌 자연스런 여가활동이 되었다.
예전에야 비행기 타고 해외여행 한번 다녀오면 대단한 경험을 한 것처럼 느끼던 시절도 있었지만, 요즘에 와서야 정말 옛날 얘기처럼 들린다.
얼마 전 뉴스 기사를 통해 공항에서 가장 많이 잃어 버리는 소지품이 여권이라는 사실을 접하게 되었다.
뉴스기사 (출처: YTN)
다른 소지품이야 가방에 넣어두고 특별히 꺼낼 일이 많지 않기 때문에 괜찮지만, 여권은 각 단계의 수속을 거칠 때마다 꺼냈다 넣었다 하는 도중에 상당 수 분실이 발생하곤 한다.
국제선을 이용하기 위해선 여권이 필수적인데, 출발을 앞두고 공항에서 이런 일을 당하면 낭패다. 시간적, 금전적 손해는 물론 모처럼의 휴가를 즐기려던 기분까지 망가져버리니 조심해야 할 일이다.
또 최근 대한민국의 위상이 제법 높아지면서 한국인의 여권도 따라서 신뢰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보니 미국, 일본 등 선진국으로 밀입국하려는 중국, 동남아시아 사람들이 한국 여권을 부정이용하는 경우가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분실된 여권으로 인해 개인적인 해가 돌아올 수도 있기 때문에 항상 유의해야 할 것이다.
여권이란
각 나라마다 해당 국민의 신분을 증명할 수 있도록 자체적인 신분증 제도를 유지하고 있으나, 이 제도는 말 그대로 해당 국가 안에서만 통용될 수 있는 것이지, 법체계가 다르고 규정이 다른 외국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그래서 외국에서도 신분 증명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낸 장치가 여권이라는 물건이다.
추가 - 내용 보충
passport는 영어가 아니라 불어의 'passe(통과)'와 'porte(성문)'가 그 어원이다. 다시 말해 '(성문) 통행증서' 정도의 의미가 되겠다.
-- 중략 --
촌락과 촌락, 도시와 도시, 지방과 지방, 국가와 국가를 잇는, 한마디로 하면 시장과 시장을 왕래하는 이들이 존재하였다는 것이다. 이들에게 이동의 자유는 필수요소이다. 이에 따라 상인과 같이 이곳 저곳을 이동하는 이들이나 영주의 허가를 받은 이들에게 일종의 도시 성문을 통과할 수 있는 증명서, 즉 'passe porte'를 발급하였던 것이다. 이 시기 여권에는 방문할 수 있는 도시명이 기입되어 있었다고 한다. 즉, 국내외와 관계없이 여권에 기입된 도시만 왕래가 가능하였던 것이다.
출발하는 승객의 개인정보는 상대방 국가로 전송되어야
미국, 호주, 캐나다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한 상당수의 국가에서는 자국으로 입국하려는 사람들에 대한 정보를 미리 확보하고자 한다. 그래서 상대방 국가에서 출발하는 시점에 해당 항공편에 탑승한 승객들의 명단과 개인정보를 목적지 국가에 전송하고 있다. (이 제도는 이미 한국도 적용하고 있어 일본 등 외국에서 한국으로 입국하는 승객들의 정보를 미리 한국에 전송하고 있다.)
최초 이 제도는 수입/수출 관련해서 몰래 불법으로 물건을 밀반출/반입 하려는 사람들을 미리 찾아내기 위해 시작했으나 미국 9.11 사태 이후에는 주로 보안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그래서 이 업무를 담당하는 기관이 대부분 세관(Custom)이다. 나도 처음에는 왜 세관에서 이 업무를 주관하는 지 상상을 못했다는..
요즘은 사전입국심사제도 (Advanced Passenger Information System) 라는 이름으로 운영되고 있다.
나라마다 요구하는 정보 종류와 양의 차이가 조금씩은 있으나, 대체적으로 공통되는 Data 종류는 다음과 같다.
성명, 생년월일, 여권번호, 국적, 성(性), 탑승편명, 탑승일자, 탑승구간 등
(여기에다 미국의 경우에는 미국 내에서의 체류지 정보, 연락처까지도 원하고 있어 까다롭기 그지없다.)
그럼 항공사에서 이런 정보들을 취합하는 방법은?
짐작했겠지만 이런 정보들은 대개 여권(Passport)으로부터 얻어낸다.
예전에는 이 정보를 탑승수속 시에 일일이 수작업으로 확보해서 적어 나중(항공기 출발 직후)에 Teletype Messege 형태로 전송했으나, 요즘은 여권으로부터 자동으로 읽어들이도록 되어있다.
그래서 아마도 이 글을 읽는 분 중에 예민하신 분은 항공사 탑승수속 시 직원이 자신의 여권을 특정 기계에 스캔(Scan)하는 장면을 본 분도 계실 것이다.
"저거 내 여권가지고 뭐하는 거지?" 라는 의문을 가졌을 법한데..
이런 Scanning 장비로 읽어들여 정보로 사용하는데, 각 국가마다 여권의 형태가 다르면 데이터를 제대로 읽어들일 수 없는 점을 고려해서 각 국가 여권 구성 양식 중에 일부는 전 세계 공통 형식으로 구성하게 되어있다.
아래의 여권을 보면 대부분의 분들은 중간 위쪽 박스 안에 있는 내용만 관심이 있을 것이나, 실제로 기계가 자동으로 읽어들이는 중요한 데이터는 아래 부분에 존재한다.
내 여권 정보라 이리저리 수정 좀 하고 잘나지 못한 얼굴이라 가렸음을 이해하시길..
아래 정보 부분 중 첫번째 줄은 여권 종류, 여권 발행국, 여권소유자 성(姓, Las Name), 이름(名, First Name + Middle Name) 등으로 구성되어 있고 각 구분은 " < " 표시를 이용한다.
- 여권 종류 : PM(Passport Multiple, 복수여권) / PS(Passport Single, 단수여권) / PR(Passport Resident, 영주권자 여권)
두번째 줄 정보는 여권번호, 국적, 생년월일, 성(性) 그리고 기타 정보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빨간색으로 줄처진 부분 외의 것은 특수정보가 담겨진 숫자라 공개하기는 힘들다. 일종의 Check Digit 이라고 이해하면 될 것이다.
전 세계 각 국가의 여권이 아랫 부분만큼은 이렇게 공통 양식으로 구성되어 있어 이 부분을 OCR (Optical character recognition or Reader)기계에 넣어 스캐닝(Scanning)하여 정보를 추출한다.
거기가 미국이라는 나라는 더 까다롭고 복잡해서 위의 여권 정보 외에도 미국 내 개인 체류지, 연락처까지 원하고 있으니 테러나 외부 위험요소에 대한 미국인들의 기피증, 과민함을 엿볼 수 있다.
그리고 향후 미래에는 여권도 이제 완전한 Machine Readable Passport 형태로 바뀌어갈 것이다. 아니 현재 진행 중이다. 현재는 인쇄되어 있는 글자(문자)를 읽어 데이터화하는 수준이나, 여기서 더 발전하여 여권에 전자칩을 삽입해, 개인신상 정보 뿐만 아니라 각 국가의 출입국 기록, 과거 범죄 기록까지 기록할 수 있도록 되어있다.
입국 절차 등에 있어서 간편성과 편이성은 증가할 지 모르나, 한가지 저장장치 또는 물건에 개인정보가 집중화되어 감에 따라 자칫 범죄에 악용되거나, 개인사생활 침해의 가능성까지 우려를 낳고 있다.
재미있는 정보 하나 !!
여권과 그리 관련된 사항은 아니지만 신분 증명을 한다는 의미에서 일본의 경우는 이렇다
일본에는 우리나라처럼 주민등록증이라는 신분증이 존재하지 않는다.
물론 주민등록이 되어 서류가 구역소(우리나라의 구청)에는 보관되어 있으나, 실제 국민들은 신분증이 없다.
따라서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770118-10xxxxx 하는 주민등록번호도 그들에게는 전혀 모르는 이야기다.
그래서 일본에서는 신분을 증명하는 방법으로는 학생증, 운전면허증 등이 대표적인데 이 마저도 없는 경우에는 여권이 신분증을 대신한다. 우리나라에서야 주민등록증이 있으므로 여권으로 신분증을 삼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일본에선 의외로 여권이 신분증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 ?
우리는 당연하게 생각하는 주민등록증과 주민등록번호가 다른 나라(일본)에서는 전혀 사용하지 않는 것이라고 하니 잠깐 다른 생각이 들게 한다. 냉전의 산물이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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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하고/항공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