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봉황이 전국을 휩쓸고 있는 폭우로 며칠째 날지 못하고 있다.
고교대회에서 비로 경기가 취소되면 여러 가지 곤란한 일이 생긴다. 가장 먼저 대회에 참가한 지방 팀들이 어려움을 호소한다. 학교 버스로 당일 왕복이 가능한 거리면 상관이 없겠지만 그것이 어려운 영ㆍ호남 지역의 고교팀은 난감한 상황에 처한다. 선수들의 숙식 및 훈련에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다.
대회 일정이 자꾸 늦어지는 것도 큰일이다. 중학ㆍ고교ㆍ대학ㆍ실업 팀이 함께 사용하는 동대문구장은 대회와 대회 사이에 2∼3일 정도의 틈 밖에 없다. 다음 대회가 연쇄적으로 일정을 변경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대회가 하루 미뤄지는 것이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그러나 승부 자체로만 보면 좋은 점도 있다. 캐나다의 제20회 세계 청소년대회에 참가하고 있는 대표선수들이 일찍 봉황대기에 합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늦춰진 일정을 가장 크게 반길 팀은 광주일고와 천안북일고다.
광주일고는 심재혁 감독을 비롯해 김대우 고우석 김주호 서정 이창석 등 5명의 선수들이 대표팀에 있고 천안북일은 역시 김상국 감독과 안영명 김창훈 나주환 등 핵심 3명이 빠져 있다. 이들은 13일에 귀국, 14일부터 경기에 뛸 수 있어 봉황대기 최초 일정에 따르면 8강전에 가서야 합류가 가능했다.
하지만 이젠 상황이 달라졌다. 부전승으로 2회전에 오른 광주일고는 14일 봉황대기 첫 경기부터 최강 전력이 나설 수 있고 공주고를 꺾고 1회전을 통과한 천안북일도 15일 2회전에 대표 선수들이 합류할 수 있다.
광주일고와 천안북일은 봉황대기 이전 3대 고교대회를 양분했던 최강 팀이다. 대통령배, 청룡기를 광주일고가, 황금사자기를 천안북일이 나눠 가졌다. 대회 일정이 늦춰진 덕분에 올 봉황대기는 두 강자가 최후의 승부를 가리는 장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