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odiac
다중이
수 금 지 화 목 토 천 해
셋째아들은 오늘 밤에도 아버지를 바라보고 돈다
아버지가 태어나서 돌고 아버지가 죽어서 돌고
엄마가 태어나서 돌고 엄마가 죽어서 돌고
황도에 매달려 나도 돌고
천칭자리에 매달려 몸무게를 재보니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하늘을 지키는 놈들이네
염소 물병 물고기 양 황소 쌍둥이 게 사자
처녀 천칭 전갈 궁수도 돌고...
뫼비우스의 띠로 황도대를 만들어볼까요
다시 제자리일 것이다
멈추지 않는 시간 속에서
가방을 들고 학교에 가는 꿈을 꾼다
땅을 지키는 놈들이네
자축인묘 진사오미 신유술해도 돌고...
용 한 마리는 쳇바퀴를 돌다 멈추었고
막내 쥐는 365개의 알곡을 하루도 빠지지 않고 먹어치웠다
그리하여 또 채워지겠지만
눈발이 날리는 깊은 겨울에
말라버린 빨간 열매만 매달고 있는
산수유나무는 노란 꽃을 피우겠지 봄에
그때는
사람들과 노란 산수유 마을을 갈 것이다
돌고 돌아서 마침내
2024년의 색깔은 핑크 빛 살구색이다
끝없이 부드럽고, 그리고 상냥한
회색이여
이제는 내 몸에서 떨어져
☆체코의 시인이자 소설가인 밀란 쿤데라의 소설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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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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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1.05 12:07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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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별자리와 십이지
사람들은 무엇에든 기대고 의미 부여하고 싶어하지요.
빨간 산수유열매처럼 오늘을 올인하고 난 뒤 희망이 보여 좋습니다.
다만 마지막 연, 회색이여, 내 몸에서 떨어져라고 부르짖는 것,
다른 말 없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