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교구 체나콜로 피정 (1)
- 김연준 프란치스코 신부님 강의
첫 강의에서, 나의 신앙이 어느 지점에 있는지
어느 정도의 수준에 있는지 알게 되고
그래서 스스로에게 파문을 던져보는 시간이 되도록 하겠다.
신부님이 앞자리의 누군가에게 질문을 던졌다.
“오늘 아침 식사 뭘 드셨나요?”
질문 받은 자매가 대답했다.
“고구마, 과일, 요플레를 먹었습니다.”
신부님이 말씀을 계속 이어갔다.
“지금 우리는 실존으로 서로 마주보며 묻고 대답했습니다.
우리는 기도를 ‘하느님과의 우정의 대화이다’ 하는 개념을
가지고 있는데 보이지 않는 하느님과 대화를
어떻게 할 수 있는가?
하느님이 지금 여기 실체로서 계시지 않는데...
그 전제 조건은 바로 믿음이다.“
대 데레사 성녀의 ‘천주 자비의 글’에서 이르기를
기도를 위해서 ‘예수님의 인성에 집중하라‘고 했는데
이것을 다시 풀어보자.
예를 들면,
맏이인 어떤 자매가 자기는 눈이 싫다고 하며
어려서부터 그랬다고 했다.
어릴 때는 무조건 눈이 좋고 추운 줄도 모르는데
이 자매는 왜 그랬을까?
그 이유, 사연은 이랬다.
공사판 미장이 일용직인 아버지가 눈이 오면
더 고생스럽고 힘들게 일하시는 것이 걱정이 돼서
눈이 싫다고 했다.
그래서 눈이 오고 추운 날에는 집에 오신 아버지의
거칠고 차갑게 언 손을 녹여드리곤 했다는 말을 했다.
정말 감동적인 이야기다.
그런데 대부분 자녀들은 퇴근하여 오시는
아버지의 손에 먹을 것 혹은 장난감이 있는가
그것만 바라고 있다가 자신들의 기대가 맞아 떨어지면
환호성을 지르며 기뻐하지만 아무 것도 없는 빈 손 일 때는
다녀오셨냐는 인사도 없이 휑 돌아서 버린다.
아버지는 자녀들의 어떤 행동도 이해하고 사랑스러운 마음이겠지만
아버지의 힘든 수고를 알고 언 손을 품에 녹여주는
자식의 공감과 효성을 받을 때 그 아버지는
하루 종일 고생했던 것이 싹 가시고 힘이 솟고
보람된 삶으로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얻게 될 것이다.
“예수님의 인성에 집중하라.” 그래야 기도를 잘 할 수 있다는 것...
예수님도 배고팠다. 예수님도 피곤했다.
인간에게 기대고 싶어 하셨고 인간의 사랑을 갈구하신 분인데
이런 예수님께 어떻게 공감하고 어떻게 대해드리고 있는가?
여기에서 효성 지극했던 딸과 그저 대다수 자녀들의
태도를 비추어 자신이 어느 쪽에 가까운 기도와
신앙생활을 하는지 점검함으로서 내 신앙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 숙고할 수 있을 것이다.
2023년 9월 4일 (월) 1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