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을 바꾸는 놀라움의 비밀
선생님이나 주위 사람, 부모가 들려주는 말 한마디가 인생을 바꾼 얘기를 여러 사례를 들어가며 필자는 들려준다. 이 사례를 추려서 기록한다.
말을 더듬는 한 ‘코미디언’의 인터뷰 고백을 보자. 그는 자기중심적의 얼간이라고 고백했다. 어느날 사고로 말을 더듬게 되었고 이후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트라우마를 전략적으로 누군가를 바꾸는 것은 윤리적 도덕적 문제를 수반한다. 다른 관점의 문화에 노출되면 사회적 압박만으로도 믿음이 바뀔 수 있다. 인기 시트콤<시트 크릭 패밀리>는 엄청나게 부유한 가족이 하루아침에 궁핍해진다. 장난삼아 구매했던 작은 마을로 이사를 간다. 이 시트콤은 특권층이었던 가족이 정직하고 평범하며 관대한 시민으로 변하는 과정을 풍자한다. 믿음을 바꾸는 것은 엄청난 작업이지만, 놀라움을 느끼는 바로 그 순간에는 누구나 믿음을 바꿀 수 있다.
다섯 살 난 ‘캐럴’은 구불구불한 언덕길에서 가이드를 따라 가족들과 승마를 즐기고 있었다. 마구간이 조그맣게 보이는 언덕 꼭대기에서 엄마가 스카프를 떨어뜨렸다. 가이드가 재빨리 스카프를 집어 올리려는 순간, ‘캐럴’이 탄 말이 놀라 내달리기 시작했다. “있는 힘을 다해 고삐를 당겼지만, 소용이 없었어요, 저는 살기 위해 매달렸죠.” 아빠와 가이드가 말을 따라 잡으려 했지만, 오히려 말을 자극해 더 빨리 달렸다. 제 비명을 듣고 마구간에서 일하던 사람들이 달려 나와 제가 탄 말을 강제로 멈춰 세웠죠. 말을 세운 사람들에게서 공포에 질린 눈빛을 봤어요, 하지만 이내 ‘와’ 정말 타고난 기수네! ‘진짜 카우걸이 여기 있었네!’하고 말하면서 감탄하지, 뭐예요. 아빠와 엄마는 애써 평정심을 찾으려고 애쓰는 모습은 안중에도 없었죠. 그 말이 명예의 훈장이 되어 그녀는 성깔 있는 말을 선호하게 되었다. 이는 바로 놀라움 때문이다. 당사자의 인식에 따라 놀라움의 감정가가 결정된다.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할 때 느끼는 놀라움의 형태와 강도는 다양하다.
‘캐서린’은 학군이 좋은 동네에서 똑똑한 친구들과 지내며 자라다, 고2 때 이사했다. 그 학교는 끔찍해 보이기에 슬슬 겁이 나기 시작했다. 수준 이하로 보이는 학교에 다니면 성적에 타격을 입을까 걱정했다. 울음이 터져 나왔다. 상담 선생은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스스로 바꾸면 돼, 내가 보기에 넌 뭐든 바꿀 수 있고, 최악의 상황조차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는 사람이야. 적어도 이 상황을 배움의 기회로 삼을 수 있지 않겠니?” 그 순간부터 모든 것이 다르게 보였고 더 이상 그의 인생에 부정적인 시작이 존재하지 않았단다.
‘피그말리온’ 실험이 역동적인 상호 과정을 설명한다. 학생들을 무작위로 교실에 배정한 다음, 교사에게 성적 우수자만 모여 있다고 말한다. 그러자 교사들은 학생들을 다르게 보기 시작했다. 교사들은 우등반 학생들이 더 우수하고 더 학구적이라고 평가했다. 교사들의 시선뿐만이 아니라 행동도 달라졌다. 새 학기가 시작되어 동료 교사가 와서 ‘조니’만 제외하면 모두 훌륭한 학생이라 했다. 동료 교사가 ‘조니’를 만나보기도 전에 실패할 선입견을 주었으나, 내가 그 아이의 인생을 바꾸는 교사가 되리라 다짐했다. 개학 첫날 학생에게 이번 학기 동안 배우고 싶은 것을 적어보라는 글쓰기를 시켰다. ‘조니’ 는 딱 한 문장만 쓰고 있었다. 나는 조니 옆에 무릎을 꿇고 앉아 속삭였다. “뭘 쓸지 아주 열심히 고민하고 있구나?” ‘조니’가 부끄러운 듯 고개를 끄덕이길래 바도 덧붙였다. “멋진걸! 선생님은 ‘조니’ 머릿속에 멋진 생각들이 가득 들어있다는 것을 알아, 그게 뭔지 선생님도 알고 싶어, 네 머릿속의 생각을 글로 올리면 온 세상과 나눌 수 있을 거야.” 조니가 반나절 적은 종이를 내밀며 웃었다. 며칠 후 다시 글쓰기를 시켰다. ‘조니’가 손을 들어 발표하겠다고 했을 때 나는 뛸 듯이 기뻤다. ‘조니’는 두 장이 넘는 글을 들어 얼굴 가득 환한 미소를 지었다.
누군가의 기대를 바꾸면 그들의 경험이 근본적으로 바뀐다. 엄청난 스트레스는 불안감을 조성하고 이에 대응하고자 피암시성을 높인다. ‘수전’은 스트레스를 받은 뒤 교사로부터 놀라운 말을 듣고 인생의 전환점이 되었다. 나는 고등학교 때 외국어 수업을 좋아해서 프랑스어로 시 암송 과제를 받아 <내 마음에 비가 오네>을 낭독하고 발음, 암기, 해석 점수를 받았다. 낭송이 끝나자, 선생님이 교무실로 오라고 했다. 꾸중을 들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선생님은 내 낭독에 감동하였다며 주 전체 대회가 참가해 보지 않겠냐고 물었다. 순간 내 능력을 믿었고 능력을 의심하지 않았다. 그는 지금도 시 낭송은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암송할 수 있다.
놀라움은 현재 가지고 있는 믿음에 자신감이 떨어졌다는 증거이다. 그래서 새롭게 관찰한 사실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인간이 놀라기 전에 습득한 정보보다 놀란 이후에 습득한 정보를 더 중요하게 여긴다. 놀란 이후에는 새로운 정보 학습하는 속도가 빨라지고, 동시에 믿음을 빠르게 바꾼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서니’는 고등학교 배구팀에서 뛰고 싶지 않았다. 재미도 없고 스트레스만 받았다. 스포츠에 열광하는 아빠에게 이 사실을 얘기하기 두려웠다. 아빠는 “네게 화난 게 아니야. 실망한 거지. 힘들어지니 그만둔 걸로밖에 안 보이는구나.” 그 말에 ‘서니’는 충격을 받았다. 만약 아빠가 딸을 껴안고 “그만하면 잘했어. 지나간 일은 잊고 나아가면 돼.”라고 말했다면 어땠을까‘아마도 ’서니‘의 사고 방식은 더 생산적으로 바뀌었을 것이고 ’서니‘는 아빠의 사랑을 다시금 확인했을 것이다.
어린 시절, 체조에 전념한 ‘모니카’는 코치는 부모님과 마찬가지였다. 체조를 그만두기로 했을 때, ‘마사’ 코치님은 나를 따로 불러냈다. 필자의 눈을 바라보며 “너는 빛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제 무슨 일을 하든지 다른 사람들의 삶에 빛을 비추고 온기를 나누는 것이 내 꿈이다. 수년이 지난 뒤 ‘모니카’는 말한다. 코치가 제한한 브랜드를 몸소 보여주려고 노력한다. 광고주는 단순히 제품 판매를 넘어 아이디어를 판매하는 이미지를 창조하고자 한다. 슬로건을 들으면 바로 떠오르는 기업이 있는가? 광고주는 1분도 안 되는 광고를 제작하는 데 수백만 달러를 지불한다. 그들이 판매하는 것은 제품이 아니라 아이디어다.
무심코 던지는 말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특히 아이들이 이미 긴장한 상태일 때는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친구 아빠는 ‘레노드’를 주눅이 들고 긴장한 아이에게 꿀 먹은 벙어리라고 놀렸다. ‘레노드’는 충격을 받아서 그 호칭을 곱씹었다. 무슨 말이든 해야 한다는 뜻인 줄은 알았는데, 무슨 말을 언제 어떻게 할지 알 수 없었다. 그는 침묵에 불편하게 느끼기 시작했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 ‘도리스’는 법률 사무보조원으로 일하다가 로스쿨에 들어가고 싶었다. 대학 진학에 관한 상담을 받던 주에 상담교사는 두 눈을 마주 보며 말했다. “언젠가 네가 대법관으로 임명되고, ‘대법관님’이라고 불리는 모습을 볼 수 있겠네” 도리스는 그 순간 전환점이 되었다고 말했다. 예상치 못한 발언은 뇌에 원하던 효과를 일으켰다.
필자는 개안을 ‘갑작스러운 깨달음’이나 ‘이해’를 나타내는 용어로 사용한다. ‘아르키메데스’가 욕조에서 물을 밀어내고 부피의 원리를 발견한 뒤 “유레카”라고 외쳤던 것과 같은 놀라움을 반영한다. ‘수잔’은 일곱 살에 갑작스러운 깨달음을 얻은 순간을 이렇게 회고했다. 저녁 식사가 마음에 들지 않아 떼를 쓰고 있었다. 부모님은 먹기 싫으면 먹지 말라고 말씀하셨고, 나는 먹지 않았다. 그날 밤, 아빠가 신문을 읽다가 나를 불러다 무릎에 앉혔다. <데일리 뉴스> 일면에는 베트남 어린이 두 명이 풀과 흙으로 만든 케이크를 먹는 사진이 실려 있었다. 아빠는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것은 행운이고, 지구상에는 말 그대로 흙과 풀을 먹으며 연명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말씀하셨다. 사진을 보니 사실이 생생하게 와닿았다. 특권이 무엇인지 내가 특권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깨달은 순간이었다.
몸무게와 발표의 공통점은 바로 남들에게 부정적인 판단을 받거나 수치나 조롱을 당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다. ‘엔젤라’는 열두 살 때 엄마의 놀랍고 무감각한 발언으로 부정적인 자아가 20년 이상 지속됐다. 증조모를 뵈러 가는 길에 허벅지 안쪽이 맞부딪히면서 쓸리는 바람에 살갗이 까지기 시작했다. 엄나는 대뜸 “벌써 그 나이에 허벅지가 쏠린다고? 난 애를 넷이나 낳고 나서야 허벅지가 붙던데. “나보다 키가 큰 엄마보다 내가 몸집이 크다는 사실에 뭔가 잘못됨을 느꼈다. 사실 나는 과체중도 아니었다. 몸집도 단단하고 운동도 잘했다. 사랑하는 엄마로부터 내 신체상을 부정하는 언급하는 말이 나온 탓에 나는 자신감을 잃었다. ‘엘리스’는 부모님으로부터 루비가 박힌 은반지를 선물 받았다. 할머니에 자랑을 하니 ”반지가 어울리려면 손가락이 더 가늘어야겠구나. “‘엘리스’는 그날 이후 지나치게 몸매를 의식하기 시작했고 고등학생이 되었을 때 섭식 장애가 생겼다. 할머니와 기쁨을 나누기를 기대하면 한 말에 할머니는 비꼬는 말로 어린 ‘엘리스’를 짓밟았다. 그 결과, ‘엘리스’는 자멸적 악순환에 빠져 급기야 정신 질환까지 앓게 되었다고 필자는 주장한다.
2024.09.16.
놀라움의 힘-2nd
마이클 루셀 지음
상상스퀘어 간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