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화요일, 어제 남편과 이마트에 갔습니다.
집에서 걸어가자면 50분 정도는 되어, 왕복 두 시간은 더 걸리기에 약간 무리지만,
양재천 따라 걸으면 된다고 산책하는 기분으로 집을 나섰습니다.
"이 건 뭐 하게?"
핸드 카를 갖고 나온 걸 보고 남편이 하는 말입니다.
"견물생심이라고, 대형할인마트에 가면 이것저것 살 것이 많을 텐데요."
"나는 내일 쓸 와인 두 병만 사면돼."
남편이 친구들과의 친선 골프 대회의 상품을 준비하는 목적으로 먼 데까지 가는 것입니다.
편하려면 아파트 지하 1층 슈퍼마켓에서 사면되지만, 너무 비쌉니다.
와인 두 병만 산다던 남편은 이것저것 보는 대로 장바구니에 담습니다.
찰토마토 3kg, 와인 두 병, 한우, 상추, 비스킷, 스니커즈 큰 봉지...
나도 담았습니다, 까나리 액젓, 오이, 우유, 김, 요즘 덮으면 딱 좋을 차렵이불 2채까지...
핸드카엔 식품만으로도 꽉 차서 이불은 따로 들고 와야 했습니다.
올 들어 서울 기온이 가장 높다는 날, 땡볕 길에 남편은 무거운 핸드카를 끌고, 나는 이불 두 채를 들고 허위허위 걸었습니다.
싸고 좋다고 마구 담았던 일을 후회했지만 이미 늦어버린 일입니다.
왔던 길 말고 질러가는 길을 찾기로 하고 그늘진 길을 찾아 낯선 길로 들어섰습니다.
너무 힘들어서 나무 벤치에서 잠시 쉬어가자고 했습니다.
바로 여깁니다.
6번 입구, 양재시민의 숲을 종종 찾았지만, 6번 입구 쪽은 한 번도 와보지 않은 생소한 곳입니다.
너무 덥고 힘들어 잠시 쉬어가기로 했습니다.
나무가 우거져 그늘이 시원했고 쉴 벤치가 있어서 우선 반가웠습니다.
그런데 핸드 카에 물건을 잔뜩 실은 할머니 두 분이 먼저 와서 쉬고 계셨습니다.
70대 후반으로 보이는 할머님들은 벤치 앞 나무 앞에서 이야기를 하시다가 우리 쪽으로 돌아 보시며,
"아저씨, 이리 와보세요."
남편이 그쪽으로 가자
"이 나무가 이상해요, 분명히 아카시아 잎사귀가 이렇게 나오는데 위에는 단풍나무란 말이에요. 왜 그럴까요?"
정말 이상했습니다.
분명히 위에는 단풍나무인데, 아래 등걸 여기저기서 아카시아 새순이 나오고 있었습니다.
이 난해한 질문에 남편의 대답이,
"아카시아 씨앗이 나뭇등걸 사이에 들어가서 싹이 트는 게 아닐까요?"
"한두 군데도 아니고 이렇게나 많이 씨앗이 들어가서 싹이 텄을까요?"
"옆에 있는 단풍나무는 이렇게 골이 지지 않았는데, 이 나무는 다른 단풍나무와는 다르네요."
할머니들은 관찰력도 대단하시고 야무지게 묻는 질문도 예사롭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사람을 보시는 혜안은 그리 좋지 않은 듯합니다.
남편은 나무라면 소나무, 대나무, 버드나무 정도로만 아는 사람인데 비해 나는 그래도 식물에 관심이 많아 끊임없이 사진을 찍고 공부하는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남편에게만 대화를 시도하신 점...
확실한 건 아니지만 내가 조심스럽게 결론을 내어보았습니다.
"아카시아 나무에 단풍나무 접목을 한 것 아닐까요?"
두 할머님은 내 말에는 공감을 해주지 않으셨고, 우리는 서둘러 집으로 가는 길을 찾아 나섰습니다.
오늘 아침, 남편과 아들이 나가자 바로 어제 그 장소에 갔습니다.
이상한 단풍나무 사진을 찍어와야겠다는 생각이 불현듯 났습니다.
어제는 너무 지쳐 사진을 찍을 엄두가 나지 않았고, 그 할머님의 사람 차별에 영 기분이 내키지도 않았습니다.
아카시아 새순이 여러 군데 나오고 있는 단풍나무
사람의 피부가 다 다르 듯, 나무도 수피가 나무 종류에 따라 다릅니다.
이 나무 수피는 단풍나무 수피가 아님이 분명합니다.
아카시아 수피가 맞습니다.
옆의 단풍나무 수피는 매끈한 편입니다.
아래는 아카시아, 위는 단풍나무인 문제의 이상한 단풍나무 사진을 여러장 찍고는 안쪽으로 들어갔습니다. 여태, 시민의 숲을 본 것은 3분의 1에 불과 하다는 걸 오늘 알았습니다.
위령탑이 두 군데 있습니다.
대한 항공기 버마 상공 피폭 희생자 위령탑
삼풍 희생자 위령탑
삼풍 유가족 쉼터
나무 터널길
어제 이마트 갔던 길은 조금 돌아간 셈입니다.
오늘 다시 확인 결과 지름길은 돌아오던 길이라는 걸 알았습니다.
날씨가 더 더워지면 걸어서 시장을 봐오기란 어렵겠습니다.
식구 수가 적어 이런 대형 할인마트에 올 일이 별로 없었습니다.
식품이 신선한데 가격은 저렴하니 또 가게 될 것 같은 예감은 듭니다.
서초구청 공원녹지과에 전화로 문의한 결과 명쾌한 대답을 들었습니다.
아까시나무가 아니라 회화나무이고 위에도 단풍나무 잎이 아니고 회화나무인데
옆의 단풍나무가 뻗어서 단풍나무처럼 보인다는 것입니다.
밑둥은 아까시나무고 위는 단풍나무는 있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각자 컴에서 블로그의 사진을 보면서 전화로 질문과 대답을 할 수 있었습니다.
참 편한 세상입니다.
양재시민의 숲 관리는 서초구청이 아니고 서울시청이라는 말도 잊지 않으셨습니다.
첫댓글 옥덕씨시간날때 나랑양재천데이터한번해요
양재천이이렇게 매럭있는줄몰랐지~
내가만약 서울시장이라면
옥덕씨를충분히양재천홍보대사로임명하고말고
리얼리^^
언니, 좋아요실하게 밀어드릴게요.
언니, 서울 시장 출마하세요.제가
두 할머니가 눈설미는 있어 나무의 이상함을 찾아 내었지만 하필이면 옥덕이 앞에서이 없어질까 걱정이네... 다문화 가정처럼...
큰 실수를 했네
아까시아 나무에다 단풍나무를 접목시켜 키우고 있으니 앞으로는 어떤 형태의 나무들이
나올려는지 ....나중에는 순
아마도 실수로 그렇게 된 것일 거라는 짐작을 해봅니다.실하게 구분이 안 될 때가 있어요.
어린 묘목을 접목 시키는데 헷갈린 거겠지요.
사람이 하는 일이라 실수가 있게 마련입니다.
어린 묘목은
서초구청 공원녹지과에 전화로 문의한 결과 명쾌한 대답을 들었습니다.
아까시나무가 아니라 회화나무이고 위에도 단풍나무 잎이 아니고 회화나무인데
옆의 단풍나무가 뻗어서 단풍나무처럼 보인다는 것입니다.
밑둥은 아까시나무고 위는 단풍나무는 있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각자 컴에서 블로그의 사진을 보면서 전화로 질문과 대답을 할 수 있었습니다.
참 편한 세상입니다.
양재시민의 숲 관리는 서초구청이 아니고 서울시청이라는 말도 잊지 않으셨습니다.
단풍에 아카시아가? 저도 궁금하네요,, 선배님 ,,확실한 정답은 뭔지요?
식물에 대해 좀 아신다는 분 말씀이
"다른 種끼리 접목은 거의 불가능한데 거 참 이상하군요."
해당구청 공원녹지과에 전화해서 문의해 봐야겠어요.
명쾌한 대답을 기대하긴 어렵겠지만요.
서초구청 공원녹지과에 전화로 문의한 결과 명쾌한 대답을 들었습니다.
아까시나무가 아니라 회화나무이고 위에도 단풍나무 잎이 아니고 회화나무인데
옆의 단풍나무가 뻗어서 단풍나무처럼 보인다는 것입니다.
밑둥은 아까시나무고 위는 단풍나무는 있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각자 컴에서 블로그의 사진을 보면서 전화로 질문과 대답을 할 수 있었습니다.
참 편한 세상입니다.
양재시민의 숲 관리는 서초구청이 아니고 서울시청이라는 말도 잊지 않으셨습니다.
언니 수목과 꽃에 대한 관심과 사랑 정말 대단하십니다. 저도 나름 관심을 가지고 알아봐도 돌아서면 잊어버리니 이제 입력도 안되고 출력도 안된다며 자탄중입니다^^
나도 마찬가집니다.을 보고 다시 사진을 찍었는데 이름이 생각나지 않아 참 답답할 때가 있어요.
지난해 이맘때 분명히 사진 찍어 올린
기억력저하가 점점 심해질텐데, 걱정입니다.
사진 속의 나무를 봐서는 처음 말한데로 단풍나무 같고 아카시아 잎가귀가 틀림 없는 것 같네요
회화나무라니 그렇게 알고 있어야지요.
회화나무가 맞습니다.러웠습니다.
잎사귀 모양이 아까시와 비슷하나 좀 작습니다.
나무에 대해서 좀 안다고 해놓고 회화나무라고 했을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