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운수업 13회차 #개선의범위 #가족 #식구 #나를돌보는것
주제
아버지와 어머니를 섬기는 것이 으뜸가는 행운이다.
아내와 자식들과 화목하게 사는 것이 으뜸가는 행운이다.
가족, 인간관계?
#개선의범위
수행자는 개선하는 존재입니다. 가장 먼저 수신의 범위를 개선합니다. 이후에는 재가와 치국의 범위로 넓어질 것입니다. 극에 이르면 평천하 즉, 세상을 대상으로 개선을 실천합니다. 이처럼 드러나는 범위가 확장된다면 누가봐도 보살행이 잘 실천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지난 시간의 반듯한 언어습관을 가지는 것을 포함한 내용들이 수신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이번에 두 가지 주제는 바로 타인과의 관계로 개선을 확장시키는 것입니다. 11번째, 12번째 행운 체크리시트인 아버지와 어머니를 섬기는 효도와 아내와 자식들과 화목하게 사는 것은 모두 가족과의 관계를 주제로 삼고 있어서 하나로 묶었습니다. 관계는 행복의 기반이고, 모든 관계의 시작은 가족이기에 이 가족관계는 다른 인간관계의 뿌리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가족
가족이란 무엇인가요? 옛 문화에서는 부부 사이의 계약 및 이를 통해 이어지는 혈연을 가족의 범위로 설정했습니다. 최근에는 이런 혈연의 가족이 위기를 맞이하였습니다. 핵가족 현상을 초월한 핵개인 현상 때문입니다. 가족의 형태가 대가족에서 3~4인 가족으로 변화했을 때도 문화충격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핵가족도 이루지 않는 온전한 개인의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어떤 이유로든 비연애, 비혼, 비출산의 문화가 급속도로 확장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럼 이제 개인은 혼자서 살아야 하나요? 이에 대한 대안으로 새로운 형태의 가족을 정의하려는 노력들이 다방면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아무리 핵개인의 시대라고 하더라도, 개인이 완전히 혼자서 살아가는 것은 너무 외로운 일이니까요.
#식구
가족의 다른 이름이었던 식구라는 별칭에서 힌트를 찾아보겠습니다. 사전적 의미로 식구食口란 "한 집에서 함께 살면서 끼니를 같이하는 사람"을 의미합니다. 한자를 유심히 살펴보면 아시겠지만, 그 핵심은 같이 먹는 사람들입니다. 가족이 유명무실해진 이유를 분석해보면 일맥상통하는 점이 있습니다.
현대의 라이프스타일은 가족끼리 밥을 같이 먹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다 각자 먹죠? 그럼 식구로써의 내편이라는 감각이 사라지기 마련입니다. 유대인들의 가족문화가 성경을 공부하는 것만큼 함께 식사하는 것을 중요시여기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육체의 영양분을 함께 나누는 식사, 정신의 영양분을 함께 공유하는 성경 공부가 바로 식구의 느낌을 증장시키는 근본입니다.
#새로운식구
핵개인 시대, 더 이상 결혼이라는 제도와 혈연은 유효하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공통의 목표나 취미, 관심사 등으로 묶여진 새로운 유형의 식구가 필요합니다. 예전에는 공동체라는 명칭으로 이어지고 있던 문화인데, 이제는 가족을 대체하는 관계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혈연이 아니어도, 결혼이라는 법적 제도가 아니어도 얼마든지 핵개인들은 외롭지 않게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은결과원결
관계가 형성되면 자연스럽게 인연이 묶이기 마련입니다. 만약 관계가 깊어지면 함께 보내는 시간이 길어진 것에 비례하여 은결과 원결이 모두 증장됩니다. 좋은 관계를 맺는다는 것을 지악수선의 원리로 단순화하면 원결은 줄이고 은결은 늘리는 것입니다. 어떻게 하면 식구, 가족이라는 관계를 개선할 수 있을까요?
<대학>의 삼강령 팔조목 중 우리에게 유명한 부분은 '수신재가치국평천하'입니다. 많이 오해하시는 부분을 바로잡으면 수신 -> '재가 or 치국 or 평천하'입니다. 수신이 가장 먼저이고, 이후 그릇에 해당되는 관계를 책임지는 과정인 것이지 재가 다음 치국 그리고 다음 평천하의 순서는 아닙니다.
가족 관계를 개선하는 것도 결국 수신이 근본입니다. 자기조절의 힘이 있어야 관계를 조율할 수 있는 것은 너무 자연스러운 이치 아니겠습니까? 그렇기에 수행자의 개선이 확장되는 것으로 묘사한 것입니다. 나를 개선하는데 능숙한 자는 타인의 삶에도 개선을 위한 도움을 줄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리는 것입니다.
#모두가가족
보리심을 추구하는 보살의 관점에서는 모두가 다 가족입니다. 불자들은 붓다가 언급한 세계관을 수용하고 있습니다. 첫째, 우리에게는 무한한 전생이 있었다는 가설을 수용합니다. 둘째, 무한한 전생에서 나를 태어나게 해준 부모님이 있었을 것입니다. 무한하다는 의미가 무엇입니까? 세상의 모든 존재가 기억을 하든 못하든 상관없이 내 전생의 부모라는 의미입니다. 그렇기에 보살에게는 모두가 가족입니다.
결이 하나로 통합니다. 나와의 관계를 개선하는 것, 지인과의 관계를 개선하는 것, 원수와의 관계를 개선하는 것, 모두와의 관계를 개선하는 것은 모두 '개선'의 확장입니다.
#시작은수신
철학의 3대 주제가 있습니다. 첫째, 나는 누구인가? 둘째, 세상은 무엇인가? 셋째, 나와 세상의 관계는 어떠한가? 요약하면 결국 나, 세상, 관계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순서가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나입니다. 나를 돌보고, 나를 알고,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 이를 넘어 궁극의 행복을 위해 '나'라는 착각을 사라지도록 만드는 것까지... 결국은 전부 '나'로부터 파생되는 것입니다.
좋은 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상대가 부모인가? 자녀인가? 배우자인가? 친구인가? 동료인가? 원수인가? 수 많은 차별이 있겠지만, 관통하는 주제는 결국 존재와의 '관계'라는 점입니다. 건강한 관계에서의 최우선은 항상 '나'입니다. 나를 챙기고 나를 돌보는 것, 내 컨디션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근본입니다.
고3 학생들이 왜 그렇게 까칠할까요? 그 시기 동안 관계 속에서 원결을 많이 만듭니다. 아무리 고3이라 봐준다고 하더라도 한계가 있거든요. 이유는 단순합니다. 고3은 컨디션이 안 좋거든요. 나를 돌보기 버겁기 때문에, 관계도 망가지는 것 뿐입니다. 원결보다 은결의 비중을 높이고 싶다면, 그 시작은 나를 돌보는 수신부터입니다.
좋은 관계를 위해서라면 조금 이기적이어도 되지 않을까요?
첫댓글 수신이 근본이다.
밝게깨어있기 나무아미타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