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5월이 돌아왔습니다. 화사한 청년의 계절인 5월이 되면 우리는 이 땅의 민주주의와 겨레의 하나 됨을 염원했던, 그리고 그것을 위해 자신의 한 몸을 온전히 민족의 제단에 바쳤던 청년들을 생각하게 됩니다.
하얀 얼굴에 말이 없던 청년 조성만(요셉)!
신부가 되고자 했던 한 청년이 ‘고행하기 전 예수의 마음’과 같은 심정으로 ‘지금도 떠오르는 어머님, 아버님’을, 사랑하는 벗들을 뒤로 하고 분단의 골고다를 넘어 민족의 제단에 온전히 자신을 바친 지 벌써 28년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분단은 진행형이며, 이 땅의 민주주의는 위협받고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입니다. 채 피지 못한 어린 꽃들이 바다에 묻히고 시신은 온전히 찾지 못한 채 세월호의 진실은 은폐될 위기에 처해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입니다.
이제 이런 현실을 딛고 잊지 않기 위해, 행동하기 위해 5월 다시 모이고자 합니다. 보다 나은 미래를 꿈꾸며, 희망을 만들기 위해 행동하려는 사람들이 5월, 다시 모이고자 합니다. 이에 조성만(요셉) 28주기 추모미사와 광주 순례에 공동 주최 및 후원을 요청합니다.
1. 조성만 (요셉) 28주기 추모미사
- 일시 : 2016. 5. 10 (화) 저녁 7시 30분
- 장소 : 광화문 세월호 광장
2. 광주 순례
- 일시 : 2016. 5. 15 (일)
- 오전 7시 양재동 서초구민회관 앞 집결 (아침식사로 김밥 준비)
11시 광주 금남로 도착, 금남로 순례 및 자유시간
12시 30분 망월동으로 출발
오후 1시 점심식사 (망월동 묘역, 도시락)
1시 30분 망월동 묘역 순례
3시 광주대교구 청년 미사 참여
4시 서울 출발
- 회비 : 1인당 4만원/ 대학생 1만원 (고등학생 이하는 무료)
# 문의사항 : 이원영 (010-8994-8637)
조성만 요셉은 1964년 12월 13일(음력) 전북 김제군 용지면 용암리 모산마을에서 조찬배, 김복성의 4남 중 둘째로 태어났다.
전주 해성고에 입학한 해에 5.18 광주민중항쟁을 겪으며 사회적 자아를 만났고, 고교 시절 중앙성당에서 만난 문정현 신부의 삶에서 큰 영향을 받았다. 이때 가슴에 품은 신부의 굼은 죽는 날까지 변하지 않았다. 그의 인생은 사제의 길을 향한 ‘순례자’의 삶이었다.
1984년 서울대 자연대 화학과에 입학한 후 지하서클과 명동성당 가톨릭민속연구회에서 활동했다. 제대 후 복학을 포기하고 신부가 되려고 했으나 가족의 반대로 뜻을 뒤로 미루었다.
1987년 6월항쟁 시기에 서울의 거리와 명동성당에서 독재정권에 맞서 싸웠다. 그해 12월 대선에서 부정선거를 목격하고 투표함을 지키기 위해 구로구청에서 마지막까지 저항했다. 1987년 가톨릭민속연구회 회장으로 선출되었다.
서울올림픽을 앞둔 1988년 5월 15일, 명동성당 교육관 옥상에서 5.18 기념행사를 준비하고 있는 성당 벗들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바라본 후 할복 투신했다. 스물넷 짧은 삶이었다. 한반도 통일, 미군 철수, 군사정권 반대, 올림픽 남북 공동 개최 등을 외치며 투신 전에 뿌린 유서는 80년대 청년들의 심금을 울렸다.
그가 온몸을 던지 자리에는 명동성당과 가톨릭 주교단의 거부로 작은 표지석 하나 없다.
2016. 4. 29.
가톨릭평화공동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