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원사-용문사 옛길 이야기
단체사진. 상원사에서 용문사 위 계곡길 벤치에 앉아 인증 샷~
초록숲 색깔이 우리의 얼굴까지 물들었습니다. 우리의 가슴에도요.
용문역에서 식당 손님을 상대로 운행하는 식당차를 어찌어찌 속딱속딱해 상원사 입구까지 타고 갔습니다.
일주문 대신 우뚝 선 하얀 석불입상님께 신고(?)를 하고 사찰을 향해 갑니다.
맑고 고운 계곡의 물소리를 들으며 갑니다.
도심은 30도 가까운 온도랍니다.물소리 새소리를 들으며 땀은 나지만 걷습니다.
청아한 산백목련 한송이가 길손을 방긋 맞아 줍니다.
짙은 초록 속 하얀 웃음,순수하지요. 저런 담백한 웃음을 언제 지어 보셨는지요?
언제 누구에게서 받아보셨나요?
잠시 후 한 대의 택시가 올라옵니다. 용문역에서 합류를 못한 초록님이 탄 차입니다.
허겁지겁 달려오신 초록님의 마음 역시 저기 초록 마음이었지요.
저희도 그렇구요.
▲ 수난을 겪은 범종.
▲백운봉 함양봉 장군봉 그리고 용문산으로 이어지는 능선 아래에 자리한 상원사.
포근하면서도 위용이 깃든 부처님의 품같은 안온합니다.
▲바람이 불어야 소리를 내는 풍경(風磬). 그런 마음의 귀로도 들을 수 있여야 하는 종소리.
조계종 제25교구 봉선사의 말사인 상원사.
영광과 수난의 절입니다. 세조가 거동했고 효령대군이 머물었던 사찰이고
순종 원년 왜병에 으해 소실, 그리고 6.25전쟁 때 또 불타버리는 수난도 격었답니다.
범종 또한 일본X들이 지들 나라에 가져가려고 서울까지 운반했던 종입니다.
국보로까지 지정됐다가 어찌어찌해 실효되었구요.
주지스님께서 반갑게 맞아주시며 사찰의 역사를 설명을해 주셨지요.
친히 점심공양도 안내해 주시어 산채비빔밥을 맛나게 먹기도 하였습니다.
남는 비빔밥은 따로 챙겨와 간식으로 먹기도 하였고요.
이때 청보라님이 강매, 아니강제급식을 하였답니다.
좌우간 점심값은 벌었습니다. 물론 절에 약간의 보시는 하였답니다.
용문사로 가는 숲길은 우리가 완전 독점.
오르막내리막이 있지만 초록의 꿈길같은 그런 시간이었지요.
오붓. 그리고 조붓한 옛길.
단풍나무가 많아 가을에 앙콜하자는 분들이 있었지요.
산길 중간에 유일하게 있는 쉼터랍니다.
여기저기 배낭 속에서 간식이 나옵니다. 한참을 쉬었습니다.
누워 한잠자고 가자는 분들도 있구요. ㅎ 저도 그랬지요.
아주 옛날 암자가 있었나 봅니다. 깨어진 기와들이 곳곳에 있습니다.
하나 주워 만지며 그 옛날의 집을 그려봅니다. 어지쯤엔 샘물터도 있었겠네요.
조리대가 유난히 많습니다.
길은 흙길 낙엽길이라 포근합니다.
이리저리 구부러진 오솔길.
길에도 곡선미가 있답니다. 아주 자연스런.
그냥 갈 수는 없지요.
졸졸 소리내어 흐르는 계곡에 발을 담구었지요.
몇 분은 발이 시려 오래 담그질 못하더군요. 그러나 옛 우물터 아줌마들 처럼 소근소근 이야기꽃이 피구요.
같이 그리고 가치
돌도 품고, 어린나무 새싹도 품고, 예쁜 이끼도 안은 나무.
공생이란 낱말이 떠오릅니다.
일본X들은 착취, 수탈 대상이 넘 많았습니다.
사람. 곡식 소금...심지어는 소나무의 송진까지도...
일제 강점기를헤려 보면 저 소나무의 상처는 적어도 80년은 되었을 겁니다.
결코 아물 수 없는 상처. 저 소나무가 말해줍니다.
고개에 있는소나무를 뒤로 하고 다시 걷습니다.
내리막길이지요.줄잡아 1km는 되나 봅니다.
조심조심 내려 갑니다.
돌탑을 쌓는 마음으로 내려갔습니다.
용문산 정상 어느 작은 계곡에서 부터 흘러 온 계곡 물.
제법 많은 수량이 크 고작은 바위 틈으로 맑게 흐릅니다.
소리 또한 맑고 곱습니다.
生과 死. 그리고 공존.
숲은 옛것과 새것이 함께 합니다.
삶아 있음이 주검을 품고 주검이 현재를 품습니다.
어쩌면 그것은 백지의 앞과 뒤가 아닌지요.
누군가가 말했다지요. 살아 있음의 너머는 죽음이고 죽음은 또다른 삶이라구요.
우리도 함께이지요.
30여 분 쉬고 다시 걷습니다.
숲 터널을요~
드디어 용문사에 도착. 경내를 돌아 봅니다.
댕그렁~ 소리 없는 소리를 듣습니다.
수령이 자그만치700년이 넘는다고 합니다.
신라 진덕여왕 때 원효대사가 세웠다고 전해 오는용문사.
이 은행나무는 원효가,그리고 금강산으로가던 마의태자의지팡이를 세운게 이 은행나무라고도 합니다.
대한제국 순종 때 한일합방시에 가지가 부서졌다고 하고
8.15해방, 6.25 4.19때에는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는 이야기가 주민들을 통해 전해집니다.
경내를 나와 일주문으로 내려 갑니다.
가슴에 와닿는 법구경을 봅니다.
득도는 못 할 지언정 가슴에는 담아야지요.
이렇게 돌을 쌓듯이....
해탈은 언감생심. 일주문을 나섭니다.
저 멀리 용문산의 위용이 보입니다.
걷기 쫑~ 수고 많았습니다.
레몬차님이 레몬차가 아닌 가져온 전병(맞나요?)을 강매합니다.
남녀 노소 친소불문이었지요.참고로 강제급식 고문은 아니었음을 밝힙니다.
산청님~ 딱 걸렸습니다. 목이 아닌, 제 카메라에. ㅎ
초록님도 일단 우아하게 당해 주십니다.
....버스를 타고 용문역으로 이동....
용문시장 장날(매 5.10일)입니다.
"오는 날이 장날"이란 옛말이 생각나네요.
저는 곤드레와 두릅을 샀습니다.시나몬님과 레몬차님은 취와 버섯을 샀다는군요.
저기 삿대질(?)은 사진 찍는 로따가 절대 아닙니다.
양이 많냐, 적냐로 다툼아닌 다툼을 하다가 건너편 길 가운데 있는 양심저울을 가르킨 겁니다요.
함께하신 분들(접수 순)
산청님 하늘향님 궁마을님 김윤식님 청보라님 초록님 레몬차님 시나몬님 이오님 하하님
개인 사진은 16일 저녁 때까지 개인사진방에 올리겠습니다.
상원사-용문사 옛길에 함께하신 님들~
위 후기로 감사인사 갈음합니다.
*
============================================================================
개인 사진은 개인사진방에 있습니다.
개인사진방 바로가기-
첫댓글 여행후기를 이쩌럼 아름답게 표현해주시니..
어느 방송국 프로그램의 영상을 보는듯 어제의 산행이 스쳐지나갑니다.
함께한 시간 추억으로 소중히 간직합니다. 수고 많으셨어요.^^
산사를 잇는 고즈넉한 옛길 좋으셨는지요?
저 역시 레몬차님과 함께한 여정을 고이 간직하렵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우리는 어쩌면 두 산사를 찾으며 마음의 목욕을 한 듯 합니다.
틈나는 대로 좋은길 자주 걷기를 바랍니다.
후기를 구수하고 자세히 써주셔서~
마치 다녀온듯한 착각에 잠시 빠졌어요
은행나무를 로따님이 올려주셔서 반가웠어요~~
(용문사 그럼 700년된 은행나무가 생각 나거든요)
인솔 하시며 사진 담으시느라고 수고 많이 많이 하셨어요~~~~
함께했으면 좋았으련만. ㅠㅠ평일 날도 무리가 없으면 같이해요.
초파일앞이라 그런지 두 절엔 신도는 물론 일반 인도 많았지요.
로따님 좋은길 리딩에 이리 멋진 후기에 까지~~
덕분에 고즈넉한 산사길 잘걷고 돌아왔습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길은 좋은 분들과 즐거이 걸을 때 비로써 좋은길이지요.
이오님께서 좋으셨으면 우리는 좋은길 걸은 게지요.
정말 두곳의 산사를 들리면서 마음의
목욕을 하고 온 듯 합니다
저 사진의 처마끝의 풍경이 "댕그렁"하고
소리가 날것같은 착각마져 드네요
명상음악을 또 깔아주시니
마음이 평온 하다못해 쥐어 짜여지는 느낌을
받았어요 ㅎ
지기님 글 솜씨에 감동했어요
수고하셨습니다......
돌아보면 힘들거나 부족한 것 조차 긍적적으로 보이기도 하지요.
우리가 걷는 삶의 길이 또한 그렇구요. 좋게 보시니 좋은 거여요.
지기님 고생하셨습니다
좋아하는 횐님들모습보니
저도좋습니다 후기보니 굿 ~~ 가고싶은곳이네요 수고많이하셨습니다
평일 도보하다보면 호수님께 쪼게 미안하지요.
그림의 떡처럼 생각하실까봐요.마음으로나마 꼭 함께하심을 기억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