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맥산의 유래
생맥산은 중국 금나라 때 이고라는 의사가 저술한 내외상변혹론이란 책에 가장 먼저 등장한다.
이고는 자
호(自號)를 도인의 체취가 물씬 풍기는 동원노인 이라 하였는데,
워낙 뛰어난 의술을 지녔던 덕택에 그에
게 치료를 받았던 사람들이 감히 이름을 부르지 못하고 모두 이동원
이라 칭하였다고 전해진다. 아무튼 이
고, 아니 이동원은 유완소, 장종정, 주진형 과 함께 소위
‘금원사대가 ’로 일컬어질 정도로 의술이 출중했는
데, 그는 질병을 치료함에 있어서 인체 내의 원기, 특히 소화기계로
비유될 수 있는 비위 의 기운을 보강하
는 방법을 중요시하였다.
그가 살았던 시대에는 전란이 끊이지 않아 사람들은 항상 굶주림에
시달리고 정신적으로도 평안치 못해 질
병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전처럼 병사를 공격하는
방법으로는 아무리 치료를 해도 효과가 나타
나지 않자, 이동원은 비위가 손상되면 모든 병이 발생한다는 내상학설
을 주창하면서 원기의 보강에 힘쓰
게 되었다. 이 때문에 후세에 그를 대표로 하는 학파를 보비파 라
불렀는데, 원나라 때의 명의 나천익과 왕
호고 역시 보비파에 속하여 보원기 를 중요시하였다.
허약해진 우리 몸의 원기 보강
생맥산
생맥산에 대한 소개를
하다보니 생맥산이란 처방을 창안한 이동원에 대한 설명이 많아져 이야기가 옆으로
샌 것 같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왜냐하면 생맥산의 효능을 한마디로
말하면 바로 허약해진 우리 몸의 원기
를 보강하는 ‘보원기’이기 때문이다. 뜨거운 여름철의 후끈한 열기로
인체의 원기가 손상 받음으로 인해 나
타나는 여러 가지 증상, 가령 땀을 많이 흘리고 입이 마르며 온
몸이 노곤하고 맥이 약한 경우 등을 원기를
보충하고 강화해줌으로써 해결한다는 것이다.
인삼, 맥문동, 오미자를 적절히 배합
이제 생맥산에 대해 더욱 자세히 살펴보자. 생맥산은 오행설 의
이론에 따라 소위 ‘화극금’하는 것을 치료
하고자 만들어진 처방이다.‘하월염서’라는 말처럼 여름철은 뜨거운
열기인 화(火)가 성행하는 계절인데, 이
럴 때엔 인체 내의 장부 중 금(金)에 해당하는 폐(肺)가 마치
불에 의해 쇠붙이가 녹아내리듯 가장 손상받
기 쉽다는 생각에 착안한 것이다.
폐의 기운을 북돋아 주는 인삼, 폐열을 식히면서 진액을 보충해주는
맥문동, 축 쳐져 늘어진 폐를 추스려주
는 오미자 를 적절히 배합함으로써 여름철의 열사에 손상되어 나타날
수 있는 폐의 허약함, 원기의 부족을
치료하고자 한 것이다. 후세에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기운을
돋구어주는 황기 와 감초, 열기를 해소시키는
황백, 여름철 배탈설사의 치료에 뛰어난 향유 와 백편두 를 추가하여
무더위 극복의 효능을 더욱 높이고자
하였다.
여름철의 뜨거운 열기인 “화” 치료
원기가 떨어졌다, 기운이 없다’는 말이 ‘맥 빠진다, 맥 풀린다’,
더 나아가 시쳇말로 ‘맥아리가 없다’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느끼신다면 동원노인께서 갈파한 “맥이란 곧
원기다 란 이론을 이미 체득한거나 다름
없다. 아울러 폐를 보하여 맥을 회복시키는, 소위 보폐복맥 하는
효능이 있는 까닭에 처방 또한 근사하게
생맥산이라 이름붙일 수 있음도 이해하실 것이다. 아무튼 생맥산은
무더운 여름철의 열기가 폐의 원기를
손상시키는 까닭에 나타나는 전신권태, 무기력, 지나친 땀, 기침과
갈증 등을 해소시켜 줌으로써 ‘익기해
서, 즉 기운을 북돋우면서 여름을 이겨낼 수 있도록 해주는 멋진
처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