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신도림 293 일대 도시환경정비 추진위원회는 최근 구로구청에 도시환경정비사업 사업시행인가를 신청했다. 추진위 관계자는 "최근 동의율 75%를 넘겼다"며 "승인까지 약 1년 걸릴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곳은 그간 신도림 도시환경정비사업 추진위와 통합주민 대표회로 나뉘어 있었으나 지난해 말 단일 조직으로 추진위를 재정비하면서 사업 추진에 속도가 붙었고 필요 동의율 75%를 넘기는 데 성공했다.
도시환경정비사업은 주택이 아닌 상업지역·공업지역 등을 대상으로 한다. 신도림 293 일대는 1960~1980년대 다수의 제조업체가 입점해 2차 산업 중심지로 성장했지만 개발이 지연되면서 현재는 서울의 대표 노후지로 꼽힌다.
특히 소규모 제조업체들과 주거시설이 혼재된 데다 1990년대 이후 제조업 쇠퇴까지 겹치며 슬럼화가 가속화했다. 소방도로도 제대로 안 갖춰져 대형사고 발생도 우려된다.
추진위는 구로구 구로중앙로42길 일대 19만6648㎡ 규모에 공동주택 2722가구와 지식산업센터 등을 신축할 계획이다. 총사업비는 토지보상비를 포함해 1조5000억~2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지하철 1·2호선 신도림역, 2호선 도림천역, 1호선 구로역 3개역을 도보로 이용 가능하고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B노선이 예정돼 서울 서남부권의 교통 요충지로 꼽힌다.
개발 기대감에 인근 주택 가격도 오름세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조회 시스템에 따르면 신도림 293 인근에 위치한 대지면적 69㎡ 주택은 5억7000만원에 거래가 이뤄졌다. 2019년 5월 대지면적 119㎡ 주택이 비슷한 수준인 6억원에 거래됐음을 감안하면 3.3㎡당 가격이 두 배로 뛴 셈이다.
신도림 293 인근 신도림 미성아파트(6개동 824가구 규모)도 재건축에 속도가 붙었다. 정밀안전진단을 신청한 신도림 미성아파트 재건축추진준비위원회는 최근 구로구로부터 52.45점(D등급)을 통보받았다.
추진위 관계자는 "구로구에서 강화된 재건축 안전진단을 적용받은 첫 아파트"라고 했다. 1989년 준공된 이곳은 신도림 준공업지역 아파트 중 유일하게 재건축 연한(30년)을 채웠다.
신도림 미성은 지난해 1월 구로구청에 재건축 안전진단을 신청했고, 같은 해 3월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했다. 정밀안전진단에서 공공기관 검증이 필요한 '조건부 재건축(D등급)' 판정을 받은 신도림 미성은 향후 공공기관의 적정성 검토를 한 번 더 거쳐 재건축 여부가 최종 결정된다.
업계에서는 신도림 준공업지역 정비사업을 중심으로 신도림 미성 재건축까지 겹쳐 낙후된 지역이 발전의 전기를 마련했다고 본다. 이곳과 인접한 경인로 일대는 1990년대 후반~2000년대 초반 7000가구가 넘는 대규모 아파트 공급이 이뤄지며 서울 서남부 대표 주거지역으로 자리매김했지만 이 지역 정비사업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했다. 인근 공인중개사는 "구로구 철도차량기지 이전까지 이뤄지면 이 지역은 더욱 가치가 올라갈 것"이라며 "대표 학군지인 목동과 가까운 점도 호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