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 해가 가려는 세월의 덧없음에 가수 이용의 히트곡 ‘잊혀진 계절’의 노래는 이제 거리에서 들을 수 없지만,
시월의 마지막 밤을 그리우면 그리운대로, 외로우면 외로운 대로 추억을 찾아 걷고 싶다.
세월에 못 이겨 나이들었지만 마음은 젊고 추억은 늙지 않았으니주책 떤다고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용의 노래 ‘잊혀진 계절’에 의해 거의 국경일화된 시월의 마지막 밤이 사실 구월의 마지막 밤이었다고한다.
작사가이자 시인이기도 한 박건호씨는 어느 해 9월 자신이 사랑한 한 여인과 헤어지게 되었는데
그녀는 항상 ‘쓸쓸한 표정’을 짓는 여인이었고 그녀와 헤어지던 날 술에 취한 그는 마음에 담아둔 말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 채 ‘뜻 모를 이야기’만 남기고 그녀를 보냈다고 한다.
그리고 젊은 날의 그 잊지 못할 이별을 가사로 만든 것이 바로 ‘잊혀진 계절’이다.
당시 레코드 발매 시기가 시월의 마지막 밤에 가까워 전략적으로 가사의 9월이 10월로 뒤바뀌게 되었다고한다.
코로나로 10월의 마지막 밤을 3년 동안 잊고 지내다가 올해 마스크를 벗고 맞이하게 되었지만,
이태원 할로원 데이 참변으로 또 거리에서 노래 들울 수 없는 10월의 마지막 밤이 되었다.
이태원 할로원 데이에서 참사한 그들에게 삼가고인들의명복을 빕니다.
10월의 마지막 밤 / 김성묵
도시 한 귀퉁이에도 찾아 온
10월의 마지막 밤에
은행 가로수 거리를 걷는 마음은
잊혀지지 않는 추억의
그런 아름다움이 아닙니다.
무심한 세월속에 머물었던 자리
애석하게도 다시 찾을 수 없어
낙엽 밟는 소리는
참지 못하고 흐느끼는
도시 소음에 함께 섞힌 나의 울음 입니다.
사계절을 닮은 인생의 봄은
다시 오지 않아 안타깝지만
겨울 찬바람을 그냥 맞이할 수는 없어
후회 없는 황혼의 삶을 가꾸려고
모질게 매달려 애원했습니다.
가는 세월 붙잡지 못해
만남과 기다리는 설레임보다
보내는 아쉬움이 더 슬플지라도
삐걱이는 미련을 시월의 마지막 밤에
마음에 달린 잎을 떨어뜨려보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