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0일 광주광역시 광산구의회 2차 본회의를 통과했던 [대규모점포의 등록 및 조정조례안]에 대한 시민, 시민단체, 언론의 관심이 높았다. 나로서는 처음 겪어보는 언론의 관심에 SSM규제의 참 의미를 알리기 위해 무던 애를 썼던 2주가 흘렀다
언제나 처음, 최고, 가장, 등의 말에는 관심이 집중되는지라 전국 최초로 지방자치단체에서 관련 조례가 통과되었다는데 관심이 높았던듯하다. 그러나 전국 최초로 지방자치단체를 통과했던 그 조례는 아직 공표전이다. 지난달 11월에 각각 국회에서 통과된 유통법과 상생법의 내용을 넘어서는 규제조항을 구 조례가 담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 광산구 의회 올해 마지막 본회의에서 상위법의 재개정을 서둘러야 한다는 내용의 건의안을 올리게 되었다. 지난 11월 두 법의 재개정안을 올렸던 민주당의 김재균, 민주노동당의 이정희 의원도 두 법의 한계를 지적하며 재개정 작업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한바 있다.
그러나 광산구의회에서는 위 건의안은 부결되었다. 반복되는 '같은' 질문에 답을 하며 예감은 했었지만 모의원의 입에서 '포풀리즘 아니냐 ' 라는 말을 들었을때는 참으로 암담했다
개인적으로 SSM관 관련해서는 비정규직 문제, 무상급식과 마찬가지로 이시기, 대표적인 한국의 민생복지라고 이름붙여야한다고 생각한다. 대중의 인기에 연연하는 포풀리즘이 아니라 철저히 주민의 이익에 연연하는것이 포퓰리즘이라면 그 말에 동의하겠다.
실제로 내년 2월에 가서야 열리게 되는 광산구의회의 회기를 생각한다면 전국적으로 재개정움직임을 일으키기 위해서라도 건의안은 시급히 통과되었어야했다. 앞으로 3개월을 넘게 다시 대형유통업체와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을 눈앞에 둔 상인들 앞에서 나는 앞으로 한동안 할 말을 잃게 될것이다.
3교대, 주야간 맞교대, 4조 3교대로 공장에서 일을하는 노동자가 꼬박꼬박 임금을 받는것, 365일을 새벽찬바람 농산물공판장부터 하루를 열고 밤 9시가 넘어서야 겨우 좌판을 걷는 상인들의 수입에 대해서 당신들은 벌만큼 벌지않냐라는 말을 하는 그 생각의 바탕에는 고효율과 고급을 다투는 기능을 우선하는 직업천시사상이 있다고 나는 감히 생각한다.
다시한번 정리하지만 이시대를 대표하는 세가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IMF 이후로 기하급수로 늘어난 노점과 통닭집, 식당과 옷가게들 사이에서 끊임없이 새로운 돈 될만한 업종변경을 꿈꾸는 '600만 자영업자'와 암울한 시대를 극복하기 위해 자율경쟁의 이름밑에서 16년간 뼈속까지 교육받아 '아주 자율적'으로 피라미드의 끝까지 끝까지 올라갈것을 강요받는 우리의 ' 천진한 자녀'들과 서른이 넘어서야 제 밥값을 벌기위해 88만원으로 사회의 첫발을 내딛는 우리의 '산업역군' 말이다.
보류된 이번의 건의안은 다음 기회에 다시 올려 '충분한 논의'를 거친끝에 통과될수 있을것이다. 아마 다음에는 꼭 그럴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의 화려한 말잔치의 끝에 꼭 대상이 되는 주인이 있다는 사실이 못내 씁쓸하다 |
출처: 뿌리가 깊은 나무, 잎이 무성하다 원문보기 글쓴이: 김선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