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마데라 역에 내리면 플랫폼에서 바로 정면의 잘생긴[..] 산세가 내다보이는데요, 잘 보면 신경쓰이는 데가 있습니다.
대체 누가 저딴데다 건물을;;
일단 역 코인로커에 캐리어를 넣고, 카메라와 방한구, 그리고 특수 아이템(?)만 챙긴 가벼운 차림으로 길을 나섭니다.
AD860년 경 개산(開山)한 릿샤쿠지, 약 1150년이 넘는 역사입니다. 소위 천년고찰. 물론 모든 건물이 천년짜리인 것도 아니고 여기저기 플라스틱과 금속의 현대적 보수도 되어있지만요.
한국에서 챙겨오면서 좀 오버가 아닐까 싶었던 아이젠인데요, 오버는커녕 이게 아니었으면 큰일날뻔 했던 국면이 한두군데가 아니었습니다; 겨울 야마데라를 방문할거라면 필수품. 참고로 한국에서 일본 갈때는 기내반입이 가능한데 일본에서 올때는 기내금지, 수화물로 보내야 하는 규정 차이가 있다네요.
안그래도 험한 계단의 절반 정도가 눈으로 얼어붙어있는 경사면입니다; 그나마 절의 인력들은 배수구가 넘치지 않도록 그 쪽 정비에도 손이 모자란 형세.
한숨만 나오는 등산로가 펼쳐집니다.
내려오는 사람이 더 힘들고 위험하기 때문에 코너나 길 폭이 넓어질 때마다 내려오는 사람쪽에 순서를 양보해주는 게 좋습니다.
..그리고 그렇게라도 양보라는 이름으로 쉬어주지 않으면 힘들어요..TT
무서운 분과 귀여운 분들[..]이 같이 모셔진 정체를 알수 없는 작은 사당;
...봉인용인가? [.....] 초차원 만능 퍼런고양이[.]가 있는 걸 보니 봉인용이라면 설명이 되는데;
산문을 지나면 그제야 본당(?) 건물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불교적 의미에는 큰 관심이 없어서; 아래서 보였던 건물, '고다이도'로 바로 가도록 하죠.
고다이도로 올라가는 길에 돌아본 본당쪽. 통로가 삼각 형식이라 고다이도 올라왔다가 바로 본당쪽으로 갈수도 있게 돼있습니다.
고다이도 안쪽. 여기로 오는 계단이 지금까지 중에 제일 험하고 좁아서 옆의 밧줄을 잡고 올라야 안전합니다; 당연히 장갑도 필수.
...힘들게 올라온 수고를 싹 잊게 해주는 멋진 장면이 펼쳐집니다.
왜 여기 제철이 단풍철이라는지 너무 잘 알겠는데, 지금 눈내리는 철에 온것도 후회는 없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야마데라 역이 장난감처럼 보이네요. 시간 잘 맞춰서 열차가 멈춰있는 광경 찍는 것도 멋질 것 같습니다.
아래서 봤던 두 부분사진 중 한쪽-이 사진에 보이는-은 아마 천황가족들이 피서시에만 쓴다는 봉인된 건물이나 수행용인 듯 합니다. 가볼 수는 없게 되어있더군요.
사진 찍으면서 올라가는데 한시간 10분 정도, 하산에 25분 정도가 걸렸는데요, 만약 아이젠이 없었으면 하산시간은 최소 두배를 찍고 시작했을 거라 확신할 수 있습니다;;
내려왔더니 출발했어야 할 야마가타행 열차가 15분 가까이 연착해서 여유있게 코인로커에서 짐 찾고 올라탈수 있었습니다. 센다이에서 올때도 30분 정도 연착하긴 했는데 이번엔 이런 식으로 도움(?)을 주네요; 교행문제도 있지만 센다이에서 되돌림운행할 열차가 늦게 들어오면 반대방향 출발도 늦어지는 게 계속 쌓이는 식이더군요.
야마가타 신칸센 츠바사 호로 도쿄까지 내려갑니다.
야마가타 명물은 아니고 아랫동네(?)거지만, 쇠고기한가득-규니쿠도만나카의 한정(?)판, 세가지맛 한통들이가 있길래 구입해 보기로 했습니다.
살짝 매콤한 된장양념, 깔끔한 시오, 원래의 달달한 간장양념의 3종. ...라멘인가[..]
의외로 시오가 제일 맛있더라구요. 질좋은 소고기 구워서 참기름 소금만 찍어 밥이랑 같이 먹는 그맛입니다.^^; 꽤나 오랫만에 가격 감안해도 만족스런 에키벤을 만났네요.
도쿄로 내려온 뒤, 해떨어질 때까지 남은 시간동안 세이부 코테사시 차량기지를 가봤는데요, 일단 001계가 안보인 것도 문제지만; 근처 골목과 구름다리까지 가봐도 안쪽 차량들에는 줌도 모자라고 기둥이 가려서 만족스런 사진이 안나온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TT 그래서 기지 유치여부와 상관없이 남은 기간에도 001계 잡기는 포기하는 걸로. 오히려 이렇게 예비조사로 시간을 벌수 있어 다행이었죠.
도쿄역 야에스 맥도날드에서 신제품인 다부다부치(더블더블 치즈버거;;)버거를 맛보면서 여행기록을 정리하고 시간을 보내다가..
선라이즈에 올라타서 3일차를 마무리합니다.
샤워카드부터 구입하고는, 짐 풀고 나서 샤워실앞에 가보니 사람들이 웅성웅성 모여있더라고요. 앞에 계신 분이 "카드 기계 고장이랍니다" 알려주시길래 "감사합니다" 꾸벅 인사하고는 좀 멀지만 3호차로 털레털레 걸어갑니다[...] 오카야마 전까지 선라이즈의 모든 시설은 한쌍이니까요.^^;
열차 출발하기도 전에 샤워 시작해서 요코하마 도착할 때쯤 자리에 돌아와보니 그제서야 나오는 3호차 이용하시라는 안내방송;; 그렇죠, 해결책이 뭐 있겠습니까[...]
오카야마역에서 선라이즈를 하차해서, 바로 플랫폼에서 기다리던 도시락 가게분과 접선(?)해서 물건을 받아듭니다.
뭔지는 이따가^^:
가게 홈페이지에 예약하면서 원래는 역 안 점포로 가기로 했었는데, 나중에 저말고도 같은 선라이즈에서 예약한 분이 두세명 더 생겼나보더라구요. 추가메일로 선라이즈 10호차 앞에서 기다리겠다는 안내가 다시 왔습니다.
거의 선라이즈 도착 직전에 오픈하는 가게니까 아마 제가 찾는 물건도 남아있었을 것 같지만, 만약의 사태란 게 있으니까요; 예약할수 있으면 여행 중의 위험은 회피하는게 최고죠.
700계로 운영하는 정기 히카리 441호에 올라탑니다.
좌우 짐칸위에 설치된 공기청정기와 팔걸이의 봉인되지 않은 재떨이, 그렇습니다.
여기는 (없어질 예정인)2019년에도 현존하는 흡연칸인 것이죠..^^; ..사진찍게 누가 좌석에서 담배연기라도 좀 피워줬으면 했는데[..] 다들 매너가 좋아서(?) 복도 나가서 피시더라고요..TT
이걸로 담배마크 그려진 지정석권 수집에 성공했습니다
호차 표시 아래에 다른 칸들처럼 흡연표시가 없는 것도 포인트.
그.리.고, 드디어 대망의 키티신칸센입니다..^^; 히카리441을 하차한 히로시마역에서 올라탄 뒤, 히가시히로시마역에서 13분간 정차하는 사이 반대편 홈으로 달려와 좋은 구도로 찍어봅니다.
1,2호차는 분위기가 확 달라집니다. 창문가리개도 몇종류씩 다르게 배치되어있더군요.
상품이 많지만.. 저는 산리오의 상업주의에 넘어가지 않겠습니다[...]
이거 에바때 상품 껍질만 바꾼거잖아! 어디서 밑장빼기[..]를!(오른쪽의 길다란 건 롱 바움쿠헨.)
그리고 새벽에 오카야마에서 받은 도시락을 펼쳐듭니다.(<-주:이것도 산리오의 입김이 들어간 물건입니다)
신오사카역에서부터는 바빠집니다. http://cafe.daum.net/jtrain/imr/1495 키티하루카를 찍기 위해 신오사카-텐노지-신오사카를 플랫폼 번호와 역 구내도까지 미리 체크해가며 급하게 사진찍고는 신오사카로 돌아왔습니다.
그 김에 화물선을 타고 갈때만 보이는 JR오사카역도 찍어둡니다. 이것도 전에 연구회에서 알게 되어 찍어놔야겠다고 벼르던 것중 하나..^^;
히카리호로 도쿄에 돌아갈 시간입니다. 한숨 돌렸네요.
히카리호 안에서 펼쳐든 점심식사는 아까 신오사카역에서 사둔(먹는데만 부지런함)닥터옐로우도련님런치 입니다. 권장연령은 신경쓰지 않습니다. 저런 건 아이들과 아이들 핑계삼는 부모님들이 좋은 걸 차지하려는 음모일 뿐! [..야;]
종이곽 밑바닥을 일기장으로 쓰라는 센스가 돋보이네요..^^;
신바시역으로 재래선을 갈아탄 뒤, 유리카모메 신형7500계 사냥에 나섰습니다. 20대쯤 보내고 나니 일몰시간이 다가와 초초했는데 다행히 들어오더군요. http://cafe.daum.net/jtrain/imr/1493
사냥을 마친 뒤에는 자축(?)의 의미로 신바시역으로 돌아와 돼지대학에 들러봅니다. 배가 그리 고프지 않아서 중자로도 충분하더군요.
이번 여행에서 기대했던 또 하나의 열차, 처음 타보는 E353계입니다. 보통차 전좌석 콘센트나 높이조절 헤드레스트는 시코쿠8600계에서도 경험해봤지만, 전체적으로 더 중후하고 안정되어있다는 느낌.
...그나저나 다음날 아침까지 결국 주/부속 편성 통틀어 빈 번호를 하나도 건지지 못했습니다..TT
나한테 왜 그랬어요 말해봐요 마츠모토..OTL
이날의 숙소 마츠모토 투어리스트 호텔. 딸려있는 온천에서 피로를 풀며 4일차를 마감합니다.
아직 사진 제한은 열장쯤 남은거 같은데, 다음이 최종일이니 여기서 끊죠..^^; 3편으로 끝나겠네요.
첫댓글 야마데라가 저렇게 험했나요?? 몇년 전에 센다이 갔는데 야마데라를 안갔는데 한(?)이 남는데.. 저같이 허리 불량+공황장애 환자는 조금 힘들 수도 있어 보이네요..
신칸센 차내 흡연.. 2006년에는 차안에 앉아서 담배 빨았는데.ㅋㅋ 이젠 그것도 추억이겠다 했는데.. 아직 흡연차가 남아있긴 하네요..^^
눈,비 없이 좋은 날씨일땐 그렇게까지 힘들 정도는 아닐 듯 합니다.
흡연차는 올해가 마지막 아닐려나요. 700계의 종합검사(?)를 더이상 안하기로 했는데 그걸로 달릴 수 있는 기간제한이 내년 1월까지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