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를 뒤돌아 본 이병철님의 일지를 읽다보니 마치 대통령의 일년
해외순방기록을 읽는 것 같은 생각이 드는군요. 그 많은 대회, 그 긴, 긴 거리를 정말 다 뛰셨군요. 과연 런러스클럽 초대회장님다우신 대 기록이십니다. 축하드리고 새해에는 부상없이 run for fun, fun for run
하시길 빕니다.
모두들 바쁜 연말의 업무일정, 저 역시..
오랫만에 인사올리면서
대회 참가를 중심으로 한 2001년 한햇동안의 달리기 기록을 훈련일지에서 추려 보았습니다.
목동의 K 여사님
바쁜 일정 정리되고 다리 회복되면 동반훈련의 계획을 잡도록 하겠습니다.
처음 시작 98년 춘천마라톤 10km부문
99년 춘천에서 첫 풀코스 완주
그 후 심각한 이상 증세로 2000년 한햇동안 충분한 휴식
2001년 2월부터 다시 시작한 달리기.
무슨 한을 풀기라도 하듯 수많은 대회참가
연초의 목표는 거의 이루었지만 남는것은 다시금 불편한 발목
하지만,
목표가 있었기에 꾸준히 정진해 나갈 수 있었으며
당분간 다시 휴식과 치료를 병행한 뒤
새해 새로운 목표로 다시 주로에 서도록 하겠습니다.
…………..
2월 18일 하남 마라톤대회 : 다시 운동을 시작한지 보름 남짓. 아직은 몸이 만들어지지 않은 상태로
신청도 하지 않았던 하남대회에 나가서 빙판의 조정경기장을 힘겹게 달림
2시간 목표에 1시간 58분의 기록으로 겨우 완주.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자신감을 얻었으나 무릎의 통증이 상당히 심했다.
김향숙 학장님과 보스톤님 만남
3월1일 3.1절 기념 사카 하프마라톤 대회 : 첫 공식출전 대회로 신청을 하였으나 통증으로 포기
무릎이 여전, 아직 차가운 날씨 탓인지 운전도 못할만큼 손가락까지 마비증상.
3월4일 서울마라톤 대회 하프 : 엄청난 폭설속에 재기 후 첫 공식대회 하프 완주, 기록은 1:51
악천후를 감안하면 성공적인 레이스였으나 후반부 급격한 체력저하, 훈련부족을 실감함
3월18일 동아마라톤대회 하프 : 어느정도 자신감을 회복한 대회, 1:43:43
예전 30분대의 기록에 접근할 수 있는 자신감이 생겼다.
그러나 후반부의 체력저하와 달리고 나서 무릎통증이 여전하니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겠다.
4월7일 경주벚꽃 마라톤대회 하프 : 금요일 홀로 심야고속버스편으로 경주로 이동
버스안에서 겨우 1시간을 잔 뒤 토요일 7시에 출발하는 대회에 참가함
보문단지의 벚꽃 장관을 즐길 여유도 못누리고 언덕길에서 잠이 쏟아지고
바닥난 체력에 허우적거리며 완주, 그래도 평상 기록이 유지된게 신기하기만 하다.
1:43:15
귀경길에 대구에 들러 친구들을 만나서 회포를 풀고 일요일 새벽에 집에 도착,
하루종일 잠에 빠져버리다.
4월22일 일산호수마라톤대회 하프 : 1주일간 장염과 감기몸살로 고생
가족들과 함께 참가에 의의를 두고 가벼운 마음으로 참가. 1:42에 완주
항상 느끼는 점이지만 좋지 못한 컨디션으로 꼭 완주만은 해낸다.
더 이상 진전이 없어보이는 기록.
여전한 통증속에 이렇게 달리기를 유지해야만 하는건지…..
4월29일 청주마라톤대회 하프 : 새벽 청주행 고속버스에 올라 청주마라톤 동호회 사람들을 만나고
모처럼 좋은 컨디션으로 대회에 임했다.
수많은 언덕과 페이스조절의 실패로 기록은 후퇴하였으나, 1:44:25
1주년 행사에 이어 다시 만난 청마회의 윤회장님 오경택님,허창원님,동양일보의 유영선국장님….
너무도 반가이 맞아주니 풀코스가 신설 예정인 내년대회에도 참가를 약속
문남숙님 원장님과의 골인점에서의 포옹이 기억에 남는다.
5월6일 제천 마라톤대회 5km : 원래 분당대회에 1호 신청자로서 배번 2 번을 받았으나
제천마라톤 김춘섭회장의 강력한 요청으로 분당은 포기하고 제1회 제천대회에 가족과 함께 5km부문에 참가함
토요일 오후에 금수산에 도착하여 청풍리조트에 여장을 풀고 하룻동안 충주호 주변관광
대회참가에 즐거워 하는 아이들, 하지만 겨우겨우 걷고 업고 해가면서 간신히 5킬로를
완주해냈다.
5월13일 경향신문 마라톤대회 하프 : 무척 좋은 컨디션이었다.
이젠 통증들에 습관이 생겨서인지 어지간해서는 테이핑만으로 달래가면서
무리없이 달릴 수 있었다.
그러나 역시 충분치 못한 연습으로 기록은 여전히 제자리. 1:42:52
6월10일 양평마라톤대회 하프 : 계속 제자리 걸음인 기록을 앞당기기 위하여 대회참가를 자제한 채
목동운동장에서 새벽 트랙달리기로 스피드 훈련을 해왔다.
덕분인지 찌는듯한 더위에도 불구하고 드디어 1:39 의 기록으로 조금 좋아진 하프기록.
하반기 목표를 향한 최대의 자신감을 얻은 대회가 되주었다.
6월17일 한국일보 마라톤대회 하프 : 목동의 용왕산클럽 가입 후 처음으로 회원들과 함께 대회에 참가했다.
초반 날쌔게 달려나가는 김기연님을 보내놓고는 회원들보다 훨씬 뒤져 반환점을 돌았으나
후반부 체력이 살아나면서 좋은 기록으로 상반기 대회를 마감했다.
염창동에서 갈비탕으로 점심을 먹고나니 뿌듯함이 이루 말할 수 없다.
거의 재작년의 기록에 접근해 나가는 느낌이다. 1:38
8월26일 여주도자기마라톤대회 하프 : 용왕산 단체로 출전
무더위와 다리 곳곳의 통증으로 처음부터 기록에 대해서는 포기 상태.
부담없이 달린 탓인지 기록은 1:43:52 로 저조함
대회 자체보다는 용클님들과 함께 한 즐거운 하루가 되어준 사실에 뿌듯함
9월9일 충주마라톤 대회 풀코스 : 만 2년만의 풀코스 도전이다.
가을 춘천을 목표로 하고 있기에 장거리 연습삼아 출전한 대회.
새벽 신도림역에서 주최측의 버스편으로 충주에 도착하였으나 추석을 앞둔 벌초차량때문에
겨우 대회 출발시간에 맞추어 도착하였고 몸도 풀지 못한채 대회 출발.
아직껏 접해본 주로 중 최악의 코스인 듯,
수많은 언덕길에서 그나마 걷지않고 완주를 할 수 있었음이 다행,
다리는 온통 테이핑으로 감싸 준비를 한 덕에 풀코스를 달리고 나서도 염려했던 만큼의
이상 증세는 보이지를 않는다.
이제 겨우 몸이 만들어져 가는 듯 춘천을 앞두고 자신감이 솟아난 하루였다.
04:03
골인점에서 문원장님이 건네 준 충주사과의 달콤함과 사과를 베어문 채로 샤워기에 몸을 맡기니 천국...
9월16일 하남단축마라톤 대회 하프: 충분치 못한 대회준비로 엉성한 주로를
충주대회 후의 회복이 완전치 못한 다리로 힘들게 달렸다. 1:45
미사리에서의 가족들과의 소풍삼아 드라이브만 기억에 남는다
9월23일 내외경제 하프마라톤대회 : 어느정도의 자신감을 가지고 참가, 전력질주의 목표.
용왕산회원들과 함께 참가하면서 처음부터 김기연님과 동반주를 하였다.
혼자서는 해내기 힘들었을 페이스메이킹에
런클의 고수가 함께 해준 덕에 끝까지 페이스를 유지해 낼 수 있었다. 1:36
재기 후 가장 좋은 기록이 되었으며 99년 대회에서의 최고기록에 드디어 완전히 접근
10월7일 강화해변마라톤 대회 32.195km : 춘천을 위하여 일부러 힘든코스를 선택하였고
기록보다는 애초부터 훈련삼은 대회였으나
그동안의 무리 탓인지 당일 아침부터 장딴지와 발가락에 쥐가 오르기 시작했다.
게다가 충분치 못한 수면..
일단은 대회에 참가하여 포기여부를 결정하려 했으나
스타트라인에 서서 다시 발가락에 쥐가 오르면서도 막상 포기하기가 쉽지 않았다.
익숙한 길이긴 하지만 해안을 타고 힘든 언덕길에 포기할까를 수없이 갈등하면서
다행히 막판에 오기로 스퍼트를 해낼 수 있었다. 2:52:27
10월21일 춘천마라톤대회 풀코스 : 가을의 축제 춘천마라톤.
한 햇동안 성치 못한 다리로 준비해왔고 결전의 날이 밝았지만
내색하지 못하는 통증은 다리 곳곳을 돌아다니고 있다.
무리는 하지 말자 라는 마음으로 대회에 임하였으나
주변 분위기 탓인지 초반부터 평소보다 빠른 속도로 달려나갔고
하프지점에서의 기록이 평소 하프대회의 기록과 비슷할 정도로 오버페이스가 되었다.
보름전부터 시작된 새로운 통증, 발가락 부위의 통증이 너무 심해져서
하프 이후부터 팔목과 발가락의 통증에 이를 악물고 페이스의 처짐을 극복해가면서 완주를 했다.
거의 기대했던 기록에 접근하여 3:34:14 달성.
골인 후 허탈감과 용클의 단체버스에 몸을 묻고는 한햇동안의 여정에 대한 생각에 잠긴다...
11월4일 중앙일보 하프마라톤대회 : 춘천 대회 후 충분히 휴식을 취한 덕분인지 대회날 아침 몸이 가볍다.
1년여 동안 이를 악물고 달리면서 이미 통증에는 익숙해 있던 터 아침 무릎의 이상 증세에 대해서도
별 느낌이 일어나지 않는다.
아뿔싸, 3킬로를 채 못가서 발바닥에 물집이 찬 느낌. 용클님들과 함께 하면서 다 놓쳐버리고 후미로 쳐지고 말았지만
너무도 익숙한 통증과의 싸움, 양 발바닥이 다 헤어졌지만 의외의 기록으로 완주를 해내었다. 1:35
11월11일 평택항 마라톤대회 하프 : 새벽출발하여 도착한 평택항은 시골의 냄새가 가득하면서도 공업단지가 있어서인지
평탄한 주로가 눈에 띄였다.
발바닥도 채 아물지 않았고
그동안의 발가락 통증의 원인이 "지간신경종" 이란 것을 확인하고는 무리를 피하려 하였으나
평탄한 주로를 보면서 기록에 대한 욕심이 발동했다.
하반기 마지막 목표였던 하프 30분 벽을 넘어선 최고의 기록으로 완주 01:29:34
그러나 무리해서 달린 탓인지 2년전에 심하게 아팠던 발목의 통증으로 제대로 걷기조차 힘이들어졌다.
11월18일 한국일보 역전마라톤 대회 : 용클을 대표해서 참가를 하게 된 대회에 컨디션이 이모양이라니..
낭패였다, 새로운 발목부위의 통증으로 연습을 거의 못하는 상황이었지만
그렇다고 빠져 버릴 수도 없는 대회인지라 단거리 연습 두차례를 하는 동안 통증이 더욱 심해졌다.
대회장에서마져 자제를 할 수 없는 상황에 초반 무리를 하였고 겨우 8km박에 안되는 거리에서
중간에 페이스가 뚝 떨어져 버렸으니….
함께 참가한 동료들에게 미안한 마음으로 귀가.
청마회의 입상 소식과 문원장님과의 만남이 유일한 즐거움.
11월25일 부산마라톤대회 : 연습부족으로 포기
12월2일 전마협 하프마라톤대회 : 억지로 참가는 하였지만 반환점을 돌면서 달리기가 싫어졌다.
편한 마음으로 뒤에서 쳐진채로 달리고 나니 기록이 1:59
12월16일 포항 호미곶 마라톤 축제 풀코스 : 1주일간의 해외출장과 1주일간의 야근으로 전혀 달리지를 못했으면서도
발목의 통증은 가라앉지를 않는다.
심야고속버스에서 겨우 30분간 수면으로 포항에 도착해서는 완주마져도 의심했지만 포기를 할 수는 없었고
반환점 이후 걸어 가면서 바다 경치를 즐기는 것으로 위안을 삼았다.
내리막길에서는 걷는것조차 발목에 무리가 따라서 뒷걸음으로 어기적거리고 나니 4:57 에 골인점을 통과했다.
윤회장님,허창원님과 주로에서 조우함
이상 23회의 대회 중 출전포기 2회를 제외하고 나면
18번의 하프 완주, 3번의 풀코스 완주로 마감한 2001년
연초의 목표인 하프 1시간 20분대, 풀코스 3시간 30분대의 목표를 이루었습니다.
충분한 휴식 뒤 새로운 한해 목표는 기록보다는 즐거운 달리기에 목표점을 설정하여
"즐거운 달리기 인생"이 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