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비도, 11물, 파고 1-2, 보통 수준과 약간 높은 수준. 안개 심함.
낚시를 하다보면, 분명 물때도 괜찮고, 날씨도 좋은데, 조황이 형편없는 경우가 있다. 그
럴 땐 선택에 대한 후회가 있기 마련이어서, 다른 유선 홈페이지를 들어가보고, 다행이도 다
른 배들도 조황이 형편없으면, 하늘의 뜻이겠거니 혹은 자연의 조화겠거니 하고, 마음이 느
그러워지는 경우가 있다.
어제(7월 30일 일요일)가 그런 경우였다. 안개가 많이 끼긴했지만, 조건이 괜찮은 편이었는
데, 번출로 간 농어루어와 우럭낚시는 황폐함을 벗어나진 못했다. 그런데 오늘 인터넷으로
서해안의 여러 조황을 확인해 본 결과, 덜 성질나게도 대부분 조황이 형편 없었다. 그럼 그
래야지. 원래 낚시란 놈이 최고로 기분 좋은 것이, 나만 잡잘고 다른 사람 못잡았을 때(이때
표정 관리를 잘 해야 한다.) , 제일 기분 나쁜 것이 다른 사람 큰놈 연이어 올릴 때 나만 못
잡는 것이며(이 때도 역시 표정관리를 잘 해야 한다. 잘못하면 소인배로 낙인찍힌다.) 그 중
간에 모두 잘 잡을 때와 모두 못잡을 때가 놓여 있다. 모두 못 잡으면 그다지 기분 나쁜 것
은 아니다. 하늘의 뜻이고, 대자연의 섭리니까. 그러니까 낚시 조과의 기분은 '하필 나만
못 잡느냐'와 '유독 나만 잡 잡는가' 사이에서 여러 스팩트럼이 존재하는것이다. 아무도 없
는 내린천과 같은 깊은 심산유곡의 강가에서 혼자 견지낚시를 하다보면, 조과에 대한 감정은
사라지고, 이를테면, 춥다, 배고프다, 오줌 마렵다 등의 단순한 육체적인 생리적 반응과, 물
고기와 나 사이의 반응- 손맛으로 전해지는-만이 존재한다. 그런데 우스운 것은 그런 낚시
도 좋지만, 우럭낚시처럼 여럿이서 모여하는 낚시도 가끔은 성질이 나지만 역시 재미있다는
것이다. 인간이 사회적인 동물이고, 그래서 타인이 나를 알아주는 인정 욕구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우럭낚시는 늘 확인해 준다.
하여튼,
초보자들이 잔뜩 낀 농어루어 출조팀은 5조로 나누어 2, 3명씩 결력비열도 곳곳에 상륙했고,
나는 선장과 한 조를 이루어 선상낚시를 감행했다. 나머지 10여분은 선상 우럭낚시.
결과를 말하자면, 한팀은 10여수, 한 팀은 2수, 나머지 팀은 꽝. 나 역시 선장과 둘이서 여
러 포인트를 돌면서 어깨가 아프도록 미노우를 집어던졌지만, 꽝을 면치 못했다. 수준급이
라 할 수 있는 선장 역시 여러가지 방법으로 노력을 했지만, 농어, 부시리 구경 한 번 못했
고, 나는 아침 일찍 한 마리를 걸었는데, 작은 녀석이어서 들어뽕 하다가 놓친 이후 한 마
리 구경도 못했다.
그 경위를 잠깐 말하자면, 26그램짜리 플로팅 미노우를 던지니까, 농어가 코 앞까지 따라오
다가 돌아서는 모습이 보여서, 루어를 회전판이 있는 작은 싱킹으로 바꾸니까 바로 후킹이
되어 다 잡았다하는 순간 들어뽕으로 놓치고 이후 입집은 전무했다. 경험자들의 말을 종합하
면, 한 번 놓치면 그 놈이 전령사가 되어 동네방네 소문 낸다나. 그러니까 농어루어낚시에서
절대로 들어뽕으로 놓치면 안된다는 야그. 그러나 그게 마음대로 되나.
하여간 처음으로 시도한 농어 루어낚시는 참으로 팔 아프고, 심심한 낚시였다. 물론 못잡았
으니 그런 말을 하는 것이겠지만, 반대로 순식간에 치고빠지는 농어 잡겠다고 온종일 던져
야 하는 그 비생산적인 낚시는 정신 수양과 체력단련에는 안성맞춤인 낚시였다고 보여진다.
회원들을 위해 애쓰신, 슐츠님, 주프로님, 감사했구요. 다른 분들도 고생많았습니다. 그래
도 농어회맛은 보았구요. 즐거운 하루였습니다. 간만에 땀 흘린 운동을 했더니 몸도 가뿐하
구요. 다음에는 농어들처럼, 일요일에는 좀 일찍 치고 빠졌으면 합니다.
카페 게시글
‥‥365출조 조행기
아이구, 어깨야.- 격비도 농어루어낚시 조행기
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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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7.31 15:21
댓글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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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수고하셨습니다. 조황이야 다음기회를 기대하면 되고 울님들과의 동행출조가 즐거우셨다면 된것이겠죠. 다음엔 농어손맛 원없이 보셨다는 조행기를 기대해봅니다.^^
강물님 잘 들어가셨어요? 어제 농어 조황이 편차가 있어서 강물님은 조과없이 운동만 하셨네요 다음엔 어떨런지... 수고하셨습니다. ^^
고생 많이 하셨네요... 그래두 다음을 기약하면 좋을 것 같네요.담엔 꼭!! 어복 충만 하리라 생각 드네요...
강물님 농어팀 포인트이동하는데 일일도우미되셔서 수고너무많이 하셨습니다. 다음에는 따오기로 대박하시고고 출조하신 여러회원님들도 많나서 반가웠습니다..
비생산적인데 맘은 편해지고 못하면 더운 여름 못지나 갑니다. 고생하셨습니다. 그래도 전 2수 지난번에 했으니 만족해야 하나요? 농어가 왔다갔다 합니다. 에고~ 가을에 뵙겠습니다. 횐님들 그동안 즐낚과 열낚 속에 계시기를 바랍니다.
다음엔 잘될거라 믿습니다...진양하씨 파이팅!!
열성으로 낚시하시는 강물님을 통해 대리만족을 얻으려 했는데 대리 팔운동? ^^ 으로 만족 해야겠습니다. 다음 조황을 기대하겠습니다....
역시 농어낚시는 생각보다 힘들어 보이네요... 우럭낚시하면서 가끔 농어치기하시는분들 봤는데 잡히지는 않고 열심히 던지시는 모습을 보고 참~~ 힘들겠다 생각했는데 ^^ 전 아직도 왼팔이 후끈후끈 합니다...ㅋㅋ
수고 하셨습니다...그래도 매번 하는 우럭 낚시 하다가 다른기법의 낚시하는 맛을 보셨으니...더구나..농어회도 드시고....대자연의 품에서 하루 쉬었으면 그걸로 위안삼아야죠...다음에 선상에서 뵙겠습니다..
강물님...수고 많이 하셨습니다...팔운동 열심히 한것으로 만족합니다...일일도우미로 너무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다음에 또 뵙겠습니다...
강물님 정말 즐거운 하루였구요 조행기 너무 잘읽고 가구요 다음 에!!!!!!!!!!!!!!!!!!!!!!
이번에 팔운동으로 근력을 키우쎴으니, 다음에 출조하여 따오기 건지시는건 어떠신지..........묵직하던데!!!!!!!!
고생하셨습니다. 담에는 저도 함께하도록 노력할께여~~^^*
흐르는 강물처럼 서정적인 조행기 재밋게 읽었슴니다 "님"에글를읽노라니 제가 호젓한강가에서 낚시를하고있는듯한 분위기를느껴봅니다 다음에도 많이잡았던 조행기보다 아쉬움이 묻어나는 조행기도 자주올려주시기바람니다
답글 달아주신 모든 분들 감사합니다. 저는 8월 5일 은양호(태풍투어랜드)로 번출갑니다. 원래 토요일에는 자리가 잘 나지 않는 근해전문배인데, 단체팀이 취소를 했나봐요. 갑자기 자리가 생겼네요. 그럼, 갔다와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