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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liking"에 대한 재밌는 내용의 논문을 읽어서.
오늘은 그걸로 한 번 얘기 보따리를 풀어 보도록 하겠읍니다. 히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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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의 전당 급 쏘울메이트???
백아는 매우 고절한 음악가였는데.
그 세계가 너무 심오한 나머지. 대략 이십여 성상 간이나. 아무도 그와 그의 음악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에게 음音의 세계를 깨우쳐 준 스승마저 돌아가시자.
너무나 상심한 마음에. 진나라로 돌아가는 뱃전에 걸터앉아 탄식어린 곡 한 주를 탄금하는데.
어디선가. 깊게 침잠어린 탄식 소리가 들려오는 것이 아닌가.
이 깊은 가을 저녁. 넓고 적막한 강기슭에서 누가 이내 절절한 마음을 이해해 주었던 말인가.?
그 때 백아 앞에 나타난 사람은.
땔나무를 해 가며 사는 가난한 나뭇꾼.
산천을 해집으며 평생을 사노라. 자연의 음성과. 자연과 교감하는 음악의 참된 경지를 알아들을 줄 아는
종자기라는 이었다.
놀란 마음에 이내 다시 거문고를 뜯기 시작하는 백아.
높은 산들에 대한 시상을 표현하니.
종자기는 “하늘 높이 우뚝 솟는 느낌은 마치 태산처럼 웅장하구나”라며 감탄하고.
큰 강을 떠올리며 탄금하니.
“도도하게 흐르는 강물의 흐름이 마치 황허강 같지 않은가”라고 읊조리는 것이었다.
더 이상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종자기는.
백아가 무엇을 표현하려는 지를 정확히 이해하고 감상할 줄 아는 능력을 가졌고,
백아와는 거문고를 매개로 서로 마음이 통하는. 그야말로 음악 세계가 일치하는 사이였던 것이다.
세상에 다시 없을 지기를 만났단 마음에 가슴이 벅차 오른 둘은.
아쉬운 마음을 달래며. 다음 해에 다시 만날 것을 굳게 약속한 채 헤어지고..
때가 되어. 종자기를 만나기 위해 기쁜 마음으로 고향으로 돌아 온 백아.
허나 가난했던 종자기는 이미 병들어 죽고 없었다.
깊은 슬픔에 빠진 백아는 종자기의 무덤을 찾아가 통곡하였다. 그리고는. 칼을 꺼내 그의 거문고 줄을 끊어 버린다(絶絃).
나와 내 음악을 이해해 주는 이가 이제 없는데. 내 다시 거문고를 뜯어 무엇하리?
<여씨춘추>
James는 나라는 단면이 다음의 두 가지로 나뉜다고 얘기했습니다.
Me: 나를 이루는 객관적인 면모들.
I: 내가 "느끼는" 주관적인 나라는 존재.
객관성을 지닌 개념인 Me는. 남이 보는 나의 모습에 가깝습니다.
어떻게 생겼고. 어디 소속이고.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잘 하고.
그에 반해. 주관성을 지닌 개념인 "I"는. 내가 규정하는 나의 모습이라 할 수 있죠.
어떻게 느끼는 나인가. 무엇을 느끼는 나인가.
밖에서 보여지는 것이 아닌. 내 안에서 진실로 태동하는. 나란 존재 그 자체와 naive하게 마주하는 것.
더할 것도 덜할 것도 없는. 내가 아는 나. 내가 느끼는 나. 내가 보는 나.
객관적인 유사성과 호감(liking)과의 강한 상관은 널리 알려져 있는 사실입니다.
사람들은 보통. 나와 비슷한 사람을 좋아하기 마련이지요.
혈연. 학연. 지연. 취미가 같거나. 좋아하는 게 같거나. 같은 업종에 있거나. 같은 전공을 가졌거나.
같은 선수를 좋아하거나. 같은 팀을 좋아하거나. 기타 등등. 등등등.
하지만. 최근. "I"라는 단면을 통해.
"주관적 유사성"이 호감에 미치는 영향력을 탐색한 brilliant한 논문이 발간되었더랬죠.
주요 저자인 Pinel은. 그걸 I-sharing이라고 명명했는데.
쉽게 말해. 똑같이 느끼고. 똑같은 걸 생각하는. 이를테면. 내면의 쌍둥이같은 존재와의 교감을 일컫습니다.
이 개념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그 단어와 매우 유사하죠.
soulmate
but. 쏘울메이트는 그야말로. I-sharing의 최고 경지인 것이고.
그 정도까진 물론 못 되더라도. 우리들 누구나가. 이 I-sharing이란 것을 일상생활에서 겪을 수 있으며.
또. 실제로 겪고들 있지요.
유독. 코드가 잘 맞고. 나와 Fit이 잘 맞는 사람들이 있어요.
이건 아주 미묘한(subtle) 거라서. 뭐라 말로 표현하기 힘든 성질의 것인데요.
이를테면. 이런 겁니다.
간단하게.
공명共鳴이란 걸 떠 올려 보죠.
월드컵 때. 지쏭 빠흐크가 골을 넣습니다.
난 그야말로 열광해서. 의자를 박차고 일어나. 친구들과 PSV시절 지쏭 빠흐크의 응원가를 목이 쉬어라 불러 댑니다.
짜라짜짜짜!!!!! 위송빠레~~ 짜라짜짜짜!!!!!!! 위쏭빠레~~~~
그러자 옆 테이블의 남자들이 미칠듯이 환호하며 따라 부르는 거죠.
짜라짜짜짜!!!!! 위송빠레~~ 짜라짜짜짜!!!!!!! 위쏭빠레~~~~
이제부턴 왠지 그 자들이 친숙하게 느껴지고. 남 같지 않고 그럽니다.
그래서 나갈 때 괜히. "즐거웠습니다. 재밌게들 놀다 가세요.~" 라고 한 마디라도 더 던지고 나가죠.
마음도 왠지 가볍구요.
위송빠레 응원가로 대동단결하면서. 그 순간 I-sharing이 일어난 겁니다.
하이파이브.
여.- 하면서 하이파이브를 칠 때.
유독 짝 하고 손바닥이 잘 달라붙는 녀석이 있습니다.
그럴 때면. 마치 마음까지 착 달라붙은 것 같은 느낌이 들죠. 막 더 신나는 것도 같고 괜히 그러잖아요.
근데. 여.- 하면서 하이파이브를 쳤는데.
턱 소리가 나면서 손바닥이 엇맞는 녀석 또한 있죠. 막 손등끼리 부딪히고. 괜히 잘못 쳐서 아프고.
괜히. 뭔가 안 맞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기분도 착 가라앉는 것 같고 말예요.
이 또한. I-sharing이라 볼 수 있습니다.
단 전자는 그걸 느낀 케이스고. 후자는 그걸 못 느낀 케이스라는 거.
신입생 환영횐데.
난 뭔가 약간 자부심 같은 게 있단 말예요.
왠만한 건 난 안 웃겨. 남들 다 웃는 건 난 별로. 난 나만의 고아한 코드가 있다고.
선배란 사람이 앞에 나와서. 이것저것 얘기하면서. 나름대로는 유머를 부린다고는 하는 것 같은데.
내내 뚱.하다가. 의외의 대목에서. 내가 좋아하는(아마도 나만 좋아할) "그게" 나오는 겁니다.
그래서 빵!!! 터졌죠. 근데.
옆에서 한 녀석이 지도 빵!!!!하고 터진 겁니다.
어??? 이 녀석 봐라????
좀 이따 "그게" 다시 한 번 나오네요???
그러자 빵빵빵!!!!! 둘이 같이 더 크게 터집니다.
다른 애들은 '뭐야 저 병X들' 이러고 있겠지만. 지금 나에게 그런 건 중요하지 않습니다.
지금 난 미래의 베프와 조우하고 있는 것 같거등요. -
고릴라의 과도한 I-sharing에 몸서리치고 있는 초천재
(철썩 글자 크기 좀 봐..)
Pinel 등의 실험을 잠깐 살펴 볼까요?
[Seeing I to I: A pathway to interpersonal connectedness, JPSP]
연구자들은.
I-sharing의 파워를 검증하기 위해서, 객관적 유사성(Me)과의 비교를 시도했죠.
즉, 객관적으론 나와 비슷한 상대지만. I-sharing은 경험해 보지 못 한 집단과
객관적으로 분명 다른 상대임에도. I-sharing을 경험할 수 있었던 집단을 놓고
그 둘 간. 상대에 대한 호감도(liking)를 비교한 겁니다.
※ 객관적 유사성을 위해. 사전에 나는 어떠어떠하다라는 질문지 수십문항을 작성케 했죠.
그리고나서. 피험자에게 지금부터 너와 상호작용할 사람(가상의 인물)의 프로파일을 알려주마라고 한 뒤.
거짓(fake)으로. 피험자와 거의 같은 수준의 프로파일을 보여 줍니다. 이게. "나와 객관적으로 유사한 상대방" 조건이죠.
반대로. 피험자와 거의 다른 수준의 프로파일을 노출한 쪽이 "나와 객관적으로 비 유사한 상대방" 조건입니다.
그렇담. I-sharing은 어떻게 조작하느냐?
단어완성 검사를 시키는데. 반쪽자리 단어(복합어의 앞부분)를 제시해 준 후.
(ex. photo-)
그 짝으로 뒤쪽에 달라 붙을 나머지 반쪽짜리 단어를. 총 4가지 보기 중에 하나만 선택하게끔 합니다.
(ex. graph, genic, copy, finish)
이런 걸. 총 10번을 하게 하죠. (서로 다른 단어 10개를 써서)
이 때.
'야 상대방이 10번 중 무려 7번이나 너와 똑같은 뒷단어(ex. graph 등)를 선택했어!!!' 라고 거짓부렁을 날리게 되는데.
이게 바로 I-shaing 조건입니다. (((얘 뭐야.. 혹시 쏘울메ㅇ??????????)))
non I-sharing 조건에서는. 그 횟수를 현격히 드랍시켜 버리구요.
결과(상대에 대한 호감도 측정). 어땠을 것 같나요?
프로파일 비 유사 + I-sharing 조건 >> 프로파일 유사 + non I-sharing 조건
비록 나와 다르다 하더라도. 나와 똑같은 걸 느낀 쪽, 즉, 공명을 경험한 상대에게 더 큰 호감을 느낀 겁니다.
염화미소(拈華微笑)
석가세존께서 누구에게 불가의 정수를 전수해 주셨느냐?
어느날. 제자들을 모아 놓고 설법을 펼치시던 와중.
하늘에서 꽃비가 내리자. 연꽃을 하나 주어 드시더니(拈華), 그걸 살짝 비트셨더랬죠.
제자들이 저거 뭥미, 뭐 하시는 거임 어리벙 뜨고 있는데.
오직. 가섭존자만이 그 뜻을 깨닫고 빙그레 미소(微笑)를 지은 거긔.
(무릎을 탁 하고 치시면서) 옳타쿠나!!!! 너도 나와 같은 마음이구나. 내 모든 정수를 너에게 물려 주마.
결국. 가섭존자께서 석가세존의 뒤를 잇게 됩니다.
왜? 무엇 땜에??
오직 그만이. 석가세존과 I-sharing을 경험했으니까.
아놔 얘가 나 또 로그인하게 만드네.~ 우왕굳- 나 좀 짱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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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냐? 나도 아프다.
다모의 명대사. I-sharing.
검객 최고의 경지. 검신합일(劍身合一).
검과 내가 하나가 되다. 내가 곧 검이요. 검이 곧 나다. I-sharing.
속궁합이 중요한 이유?
그 때 그녀와 내 안의 우주가 합쳐지는 듯한 느낌이 너무 좋으니까. I-sharing.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
글쎄요.- 여러분들께서는 과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무명자 블로그 http://blog.naver.com/ahsune
첫댓글 재미있게 읽고 갑니다~ ^^ 좋은 글 감사합니다~
빅 빤다만탈 님 오늘은 댓글이 이르시네용 ㅎㅎ
오호... 뭔가 느끼게 해주는 글이군요.
신입생 환영회에서 저는 왠지 끝까지 안웃긴척 할거 같아요 ㅋㅋ
실험에서, 결론적으로 고의적으로라도 상대방과 많은걸 일치시키면 호감을 갖는다? 결국 노력에 따라 절대 친해질 수 없을 것 같은 사람과도 친해질 수 있다는 거네요.. 노력좀 해야겠네 ㅠㅠ 잘 읽고 가요^^
오랜만에 긴 글을 꼼꼼하게 읽었네요. 정말 잘 읽었습니다.
아이 쉐어링의 경우. 상대방과 나를 같은 등급의 동료로써 동질감을 느끼는 건데,
그럼 팬의 개념은 어떻게 설명되나요. 정우성과 서태웅이 박지성을 응원하며 동질감을 느끼는 것과, 정우성이 박지성을 보며 동경하고 팬으로써 있는 것은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요. 팬으로써 상대방을 좋아하려면 동질감 보다 나보다 더 잘나야지 성립되는 문제일까요.
I-sharing의 본질은 같이 느끼고 같이 반응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스타와 팬의 관계는 이와는 좀 다른 성질의 것이 아닌가 싶네요.~ 이 쪽은 뭐랄까 동경 내지는 대리만족, 카타르시스에 가까운 것 같고. I-sharing은 그보다는 공명의 느낌이 강하죠. 양자 간에 핑퐁치면서 더 거대하게 울리는 듯한 느낌이랄까? 허나 만약. 백아와 종자기의 경우처럼. 이를테면. 어떤 가수가 표현하고자 했던 느낌(ex.그리움)을 팬이 날것 그대로 오롯이 받아들임으로써 내면 깊숙이 전율할 수 있다면. 이런 경우엔 I-sharing에 가깝다고 볼 수 있겠네요. 단. 팬에게서 가수로의 일방향적 I-sharing이겠지만요~
무명자님의 글은 항상 읽을때마다 재밌으면서도 생각할 거리를 주네요 그동안 눈팅만 하다가 처음 댓글답니다 유익한 글잘읽었습니다^^
최고입니다~!^^ 역시~!!ㅎㅎ 무명자님~ I-sharing라는 것에 대해서 잘 인식할수 있었는데요~ 그런데 혹시, I-sharing를 상대방에게 느끼게 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 같은 것들이 있나요??ㅎㅎ
상대방을 조낸 연구해서. 그 행동방향 같은 것을 예측한 다음. 제발 맞아 떨어지길 바래 가면서. 일방향적으로 맞춤형 I-sharing을 try해 볼 수는 있을 것 같네용.ㅎㅎ 상대방이 어떤 부분에 특히 민감하고. 어떤 부분을 특히 중시하는지. 어떠한 gut이 있는지. 그런 세세한 부분까지 캐치해 내서 공명을 시도해야 할 거란 점에서 무지 하이레벨의 미션이 될 것 같아요. 굳이 예를 들자면. <메리에겐 뭔가 특별한 일이 있다>에서 맷딜런이 카메런 디아즈에게 시전하는 스킬 정도?? ㅎㅎ 모르겠어요.~ 만약 이런 걸 자유자재로 할 수 있다면. 그런 사람이 있다면. 으읔 우라싸와 나오키의 몬스터가 생각나네요. 왠지 무서움. ㄷㄷ
ㅋㅋ 그렇겠네요. 이런 스킬을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다면, 완전 심령술사 수준이겠네요..ㄷㄷ;ㅋ 좋은 자료 정말 감사합니다~!^^
지금 시간이 없어서 그런데 댓글좀 달아주실 수 있나요? 다시 보고싶네요!
댓글로 들어오기 기능을 원하시는군요 ㅋㅋ 여깄음다 ㅋㅋ
감사합니다.
항상 좋은 글 잘 보고 있습니다.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는 글들입니다. ^^
항상 멋진 글 감사합니다^^
I-sharing 의 예라고 할까?
같이 식사하는 사람에게 점수를 따고 싶으면 그사람이 먹은 반찬을 그대로 따라 먹으라는 말이 있지요^^
오 그런 말이 있었군요.~
I-Sharing이 많은? 내면적으로 많은 동질감을 느끼는 좋아하는 사람들 다시 한번 떠올리게 하는...
좋은 글 감사드려요!!^^
근데 이것도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불변의 진리 일듯하나. 어렸을때보다 i sharing (공감 이라고 하면 될까요) 으로 느껴서 친해지기보다 나이가 들면서 그냥 동일그룹과 친하게 지내지는것 같아요. 학교때부터 위에쓰신 Me 라는 기준으로 갈라놔서 그런거같기도 하고요. 그래도 가끔 나와 공감하고 뜻이 맞는 사람을 만날때가 제일 좋습니다.
요사이~ 급 많이 느끼는 부분인데.. 흥미롭네요^^; 소울메이트! 100% 매치될 순 없지만.. 그런 이성을 만나면 엄청난 황홀감을 맛보게 되더군요ㅜ_ㅜ 공통관심사? 같은 느낌? 비슷한 기호? 같은 추억? 같은 맥락이라 보여지네요..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 이 까페에 잇는 회원들모두 I-sharing이란것을 느끼지 않을까요? 누구나 다 좋아하는 nba가 아니라 매니아적인 스포츠기 떄문에 회원분들 서로가 그럴것같습니다 ㅋ 아닐수도 있겟지만서도 .. ㅎㅎ 항상 재밌네요 무명자님글은 ㅋ
재밌게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