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어도 대한민국 땅에서 서른 살 넘은 여자가 남의 따가운 시선에서 자유롭게 살기 위 해서는 필요충분 조건이 따른다.
우선 경제적 독립. 10평형대 나만의 공간에서 ‘된장녀’는 아니지만 최소한 남들 하 는 것 비슷하게 흉내는 내고 살아야 한다.
그리고 외모. 혼자 사는 이유를 얼굴탓’ 으로 판정내리는 무례한 남과 여의 외길 잣대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다.
나머지 하나는 급박한 상황에 기민하게 대처하는 ‘내숭’이다.
‘곰 같다’ 소리보다는 ‘여우 같다 ’가 칭찬의 반열에 은근슬쩍 올라 선 시대이니까. 그럼 우리의 주인공 최미자(예지원)를 한 번 살펴보자. 올해 나이 서른 두 살이니 올 드미스라 불러도 그리 열 받을 이유가 없겠다.
경제적 독립은 그야말로 요원하다.
할 머니 자매 세 명, 홀로 된 지 오래인 아버지와 집안 살림을 도맡아 하는 그야말로 ‘ 법이 있어야 살 수 있다’는 순진남 외삼촌과 주민등록상, 동거인으로 올라 있다.
직 장은 당연 없다.
남들이 물으면 방송국 성우라고 말하지만 어쩌다 빈자리를 채우는 ‘ 반창고’ 같은 신세다.
그러니 하는 일이라고는 겨드랑이 털 뽑기, 허리 아프도록 잠 자기, 거의 SF영화 수준의 꿈꾸기, 자다 일어나 머리 긁으며 밥 먹기 등등 그야말로 집에서 할 수 있는 온갖 궁상 세트 모음이다.
다행히 외모는 그럭저럭 어디 가서 빠지지 않지만 기본적으로 ‘튜닝’을 할 경제적 능력 부족과 의지박약 결과, 항상 ‘생얼’이다.
매력적인 여자의 기본인 내숭은 자신 있다고 하지만 진짜 선수들이 보기엔 최홍만 앞에서 주먹 내밀기 수준이다.
그런 그녀가 연하의 킹카에게 시쳇말로 필이 꽂혔다.
방송국 지PD(지현우). 여의도에 ‘네가지’ 없다고 소문이 자자하지만 최미자에겐 목줄을 쥐고 있는 염라대왕인 셈이 다.
그런데 웃기는 상황, 코미디 같은 일들이 연속되면서 두 사람은 서로의 존재를 조 금씩 의식하고 최미자는 이 절호의 기회를 절대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를 불태운다.
팬카페 회원수 6000여명을 자랑하던 동명 방송 시트콤의 영화화다.
이른바 ‘올미다’ 팬들의 절대적인 지지 속에 방송 배역 그대로 스크린에 옮겨왔다.
감독 역시 당시의 연출자. 영화는 ‘드라마와 책으로 알려진 유명세를 빌렸겠지’라는 선입견을 단박에 부수며 완성도를 드러낸다.
이야기, 연기, 연출, 메시지 전달력 모든 것이 A 수준을 넘나든다 . 물론 시간적 제약상 최미자와 지PD의 로맨스에 집중했지만 그외 캐릭터에 대한 따뜻 한 배려와 시각은 시간의 아쉬움을 훌륭히 매워나간다.
어딘가 부족한 최미자나 2% 모 자란 외삼촌 캐릭터는 웃음 뒤에 진한 페이소스를 동반하고 이들을 향하는 카메라는 체온감지 기능이 부착된 듯 훈훈한 기운을 전한다.
지금 이 시대에 예쁘지 않고, 뛰어나지도 않은 존재로 산다는 것은 참으로 힘든 노릇 이라고 영화는 말하지만 역설적으로 그들이 있어 세상은 참으로 살맛난다고 강조한다.
두 시간 동안 다양한 형태의 사랑이 펼쳐지고 그 사랑들은 한 가지 공통분모로 나눠진 다.
그것은 바로 ‘때문에’가 아닌 ‘불구하고’이다.
이것이 영화가 드러내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이 겨울 영화 선택 목록에 ‘올미다 ’를 빼지 말아야 할 이유다.
▶ 감독 : 김석윤 / 출연 : 예지원, 지현우, 김영옥, 서승현, 김혜옥, 임현식 / 상영시간 : 108분 / 별점 : ★★★★☆ / 한마디로 : 영화를 보라. 그러면 ‘올드미스’가 ‘골 드미스’로 변신한다.
[송용덕 영화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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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그게 현실이더군요...있어도 시간이 ㄷㄷㄷㄷㄷ오전만있구 오후에는 없는곳도 많아요 ㅠㅠㅠㅠ
오늘현재까진 강원도엔 남원주에 롯데시네마뿐이군요 ㅠㅜ 기다려보세요 자기들도 생각이 있으면 춘천에도 곧 걸리겠지요 ㅠㅜ 제가 다 안타깝
정말 개추천....!!!!!!!!
뭔가 개가 붙어 식겁했다
올드미스가 골드미스로 변한다..캐공감~~~~나 진짜 이영화를 위해서라면 무상으로 알바라도 뛰겠다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2222222222222222 저두 정말루요 알바비줘가면서라도 뛰고 싶
보고 왔는데+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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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222222222222222222젭알 잘되라규...
정말 올해 최고의 영화~~~!!
어제 엄마랑 봤는데 괜찮아요... 가족들이랑 보기 좋아요...
오늘 보고왔삼...ㅋㅋㅋㅋㅋ 너무 웃겨서 배가 찢어지는 줄..ㅋㅋㅋ
오늘 보고 왔어요. 실컷 웃고 뭔가 생각이 남게 만드는 영화.강추!강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