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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 시놉시스입니다! KBS2는 제가 개인적으로 제작해보고 싶은 방송사일뿐이에요!
2011.6.20이후 적용 자세한사항은 공지확인하시라예
출처: 여성시대 오카시안
http://cafe.daum.net/subdued20club/ReHf/1547486
↑이 글의 속편으로 제작되는 드라마입니다! 먼저 보고 와주세요! =)
도깨비/인간/각종 요괴들이 함께 산다는 세계관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수인 김산치
드라마│2부작│15세 이상 관람가│방영 일자 미정│편성 KBS2
줄거리 "김산치, 또 너야?", "아니요? 뭔진 몰라도 일단 저 아닌데요오?"
억울한 듯 커다랗게 뜬 눈에서 비릿한 냉기가 느껴진다. 주변 녀석들, 심지어 지나는 선생들마저 눈을 깔게 만드는 우리의 김산치! 네가 우등A반 반장 때렸다는데? 따지는 학생주임 말에 산치는 인상을 팍 구긴다.
"때린 게 아니라 턴 돌다가 잘못 부딪힌 거예요! 그것도 실수로!"
그러니까 복도에서 턴을 왜 도는데? 가슴을 쿡 찌르는 말 하나. 그야, 그야…… 나 김산치는 발레리노가 될 거니까!
사람들은 산치더러 반수라 절대 발레 따윈 못 할 거랜다. 차라리 고양이과 본능 살려 축구를 하랜다.
아니, 난 발레 할 거야. 누가 뭐래도 발레 할 거야.
북한산에서 온 호랑이 수인 김산치는 타이즈와 토슈즈를 쟁취하여 무대에 오를 수 있을까? 그나저나 수인을 받아 주는 발레단이 있기는 있어?
"우리 발레단에서는 수인 안 받아요. 지원서에도 안 받는다고 써 놨는걸요. 털갈이, 발정기, 한 달 한 번 꼭 거치는 변신기. 견딜 수가 없어요."
역시나 번번이 돌아오는 것은 거절, 실패, 거절, 실패.
"털은 새벽 다섯 시에 일어나서 다 빗고 나와서 안 날려요! 발정기는 혼자 다스릴 수 있는 나이 됐어요! 변신, 변신기 때는…… 저 약 먹어요! 주, 주사도 맞아요!"
발악해 봤자 아무도 호랑이 수인 김산치를 믿어 주지 않는다. 반수 중의 최상위, 호랑이. 산치는 그저 두려운 사고뭉치일 뿐이다. 백조의 호수에서 거니는 호랑이는 없다. 산치는 백조가 되고 싶다. 백조가…… 되고 싶은데.
넌 발레리노 못 돼. 넌 발레 못 해.
사람들은 말한다.
그래서
김산치도 말한다.
난 돼.
난 해.
무/조/건/!
사람들의 편견과 선입견 그 어딘가에 공간을 만들어 꿈꾸는 열여덟 김산치.
산치는 춤을 추고 싶다. 발레를 하고 싶다. 아름다운 교향곡에 맞춰 토슈즈 끝으로 무대의 전율을 느끼고 싶다!
안 되면 되게 하라. 열리지 않는 문을 두드리는 호랑이 수인 김산치의 성장 드라마.
-대본 미리 보기-
SIN1 # 학교 운동장
산치 아~ 발레 하기 좋은 날씨다.
여유로운 덕독고의 2학기. 잔디밭으로 덮인 운동장에 누워 하늘을 올려다보는 산치. 그리고 저 멀리서 달려오는 산치의 담임.
담임 발레? 발레? 빨래하기 좋은 날이라고 하면 내가 이해한다! 김산치, 내가 너한테 뭐라 그랬지?
산치 (똥 밟았다는 표정) 아, 쌤. 한 번만 봐주세요.
담임 너랑 복도에서 어깨 부딪힌 희민이 무려 골절이랜다! 반성문 쓰라고 가둬 놨더니 탈출을 해? 네가 정말 호랑이라도 되는 줄 알아? 너 지금은 사람 모습이야! 그럼 사람답게 행동해야지.
산치 (입술 삐죽대며) 일부러 부딪힌 게 아니라, 복도에서 턴 돌다가!
담임 그러니까 턴을 왜 돌아, 왜~!!! 그리고 학교 교칙 왜 안 지켜. 육식 수인은 오후 세 시부터 운동장 이용이라고 했어, 안 했어?
산치 강당도 안 된다, 운동장도 안 된다, 복도도 안 된다! 그럼 저는 어디서 연습해요, 발레?!
담임 접어, 산치야. 그냥 축구를 해! 호랑이 수인이 무슨 발레야. 받아 주는 발레단도 없을 텐데.
잔소리만 늘어놓던 담임, 어서 상담실로 돌아가란 말을 남기고 가 버린다. 그런 담임 뒷모습 보다 억울한 듯 가슴 펑펑 치는 산치.
산치 내가 호랑이로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난 것도 아닌데! 진짜 더러워서, 참 나!
흡사 킹콩 같다.
SIN2 # 산치 방
종일 우울해 침대에 누워만 있는 산치. 문 밖에서 산치의 부모님 걱정되는 듯 서성이다 결국 방에 들어선다. 부부는 척 보기에도 쾌활하고, 나이에 비해 젊어 보인다.
엄마 여보~ 이게 무슨 냄새일까요?
아빠 (킁킁대다) 글쎄? 어디서 어둠의 냄새가 나는데?
엄마 설마 우리 산치 방에서 그런 냄새가 날 리가!
아빠 하긴! 김산치는 북한산 호랑이의 피를 이어받은 우리 집 대들보인데!
마치 뮤지컬스러운 대화. 어이없단 듯 부부 응시하던 산치가 반대편으로 휙 돌아 눕는다.
엄마 왜 또.
산치 몰라, 나가.
아빠 말을 해야 알지, 산치야. 고기 먹고 싶어서 그래? 아빠 지금 정육점 갔다 올까?
엄마 발정기야?
산치 아, 쫌! 아니야! 나가라니까?
아빠 변신기 아직 아니지 않아?
엄마 아니지, 얘가 저번 달 말일에 학교 빠졌는데. 왜 저럴까?
자신을 두고 토론에 나선 부모 때문에 미쳐 버릴 것만 같은 산치. 결국 빽 악을 지른다.
산치 발레단에서 오지 말래! 수인이라 안 된대. 수인 중에서도 토끼나 사슴이면 이해를 하는데 호랑이가 발레 한다고 설치니까 우습대, 우스워!
씩씩대는 산치를 두고, 어딘가 상처받은 듯한 산치의 아버지와 어머니.
천천히 이곳저곳 구석구석 보여지는 산치의 방. 돌돌이에는 호랑이 털이 잔뜩 붙어 있다. 벽에 걸린 코트에도 하얗고 주황빛 털들이 가득. 이갈이 용품도 있고, 하도 물어대 너덜너덜한 축구공까지 보인다. 책상 위 탈취제에는 <상쾌한 향 - 사자·호랑이용>이란 글자가 쓰여 있다. 산치가 호랑이 수인임을 적나라하게 보여 주는 장치들뿐이다.
산치 내가 발레 하고 만다. 서커스 무대에 서서 불구덩이 넘으면서 아라베스크를 하는 한이 있어도 발레리노 꼭 된다.
웅얼거리는 산치의 머리 맡에 놓인 공책. 전국의 모든 발레단 번호가 적혀 있고, 전부 빨간 줄이 그어져 있다. 단 한 곳, [춤추는 호랑이단]만을 제외하고.
SIN3 # 등굣길
전화 [수인을 받아 주는 발레단이 세상 천지에 어디 있겠어요. 털 날리지, 발정기 있지, 변신기 겹치면 최악에 특유의 동물 냄새까지 나잖아요. 안 돼요, 안 돼.]
산치 자, 잠깐만요! 여보세요? 여보세요?
끊겨 버린 전화. 또 까였다! 에이씨! 툴툴대는데 어딘가에서 전화가 왔다.
산치 여보세요.
단장 (진짜 호랑이인지 물어봐요! 어쩌고저쩌고... 어수선하다) 여보세요?
산치 뭐요.
단장 아, 여기 춤추는 호랑이단이에요. 북구 발레단.
산치 (!!!) 아,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단장 그, 입단신청서 잘 봤어요. 발레리노가 꿈이라면서요?
산치 입단만 시켜 주시면 제가 진짜 청소도 엄청 열심히 하구, 또, 막, 회비도 잘 내고...!
단장 산치 군, 그으... 진짜 호랑이인가요?
산치 ……안 되나요?
단장 아니! 안 되는 건 아니고, 진짜 호랑이 수인이 신청할 줄은 몰랐거든...! 변신기도 있나요?
대부분 호의적이다가도 변신기에 대한 이야기만 나오면 전화가 끊겨 버린다. 변신기란 수인이라면 한 달에 한 번 반드시 겪어야 하는 "원래 모습으로 돌아가는 시간"을 일컫는다. 개개인에 따라 최소 세 시간에서 최대 열흘까지 거치는 시간은 전부 다르다. 어떡하지, 말해야 하나? 망설이던 산치, 버스 정류장에 붙은 어떤 광고를 보게 되는데.
산치 (굳게 결심한 듯이) 저 변신기 없어요. 약 먹거든요! 주, 주사도 맞아요! 그래서 변신기 절대 없어요! 팀에 민폐 끼치는 일 하나도 없을 거예요!
단장 그렇다면 목요일에 만날 수 있을까요? 실력을 보고 조언도 해 줄게요.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공중에 꾸벅 인사한 산치, 전화가 끊기자 신나 미쳐 죽는다. 발을 동동 구르다, 버스정류장에 붙어 있는 광고 찢어 주머니에 넣는다. 눈빛 결연하다.
SIN4 # 주택가
브로커 호오. 호랑이 수인이야? 어리네? 고민이 많았겠구나, 우리 범이가. (산치 머리 마구 쓰다듬고)
산치 (뭐야 이 인간..) 그, 약은...?
브로커 (산치의 입에 손가락 댄다) 쉿! 범아, 아직 우리에게 시간은 많아. 나는 너 같은 수인들의 고통을 아주 잘 안다구. 왜냐? 나도 수인이거든. 무엇의? 바로, 거북이의. 우리 수인들은 너무 힘들어. 그래서 내가 직접 약을 개발했지.
산치 인증된 건가요?
브로커 ...인증? (못내 진지하다 미친 사람처럼 웃는다) 푸하, 푸하하! 푸하하하하! 범아? 수인끼리 못 믿으면 누굴 믿어?
산치 (무섭다) 예에......... 가격은...?
브로커 삼십.
산치 만?
브로커 원. 싸지?
산치 삼십만 원어치 사면 얼마 버틸 수 있어요?
브로커 6개월. 싼 거야, 이 정도면. 너 학생이라 20만 원이나 깎아 준 거구.
꿀꺽. 마른침을 삼킨 산치, 주머니 속 체크카드를 마구 만지작거리다 결국 근처에 있는 은행을 가리킨다.
산치 살게요. 돈 뽑구 나와서.
브로커 그래, 범아! 우리 호랑이, 이제부터 자유야! 모든 걸 다 해도 돼! 거지 같은 변신기, 안녕!
SIN5 # 발레 연습실
청소하는 산치를 단장이 조용히 불러낸다. 모두가 가고 홀로 남아 동작 연습 중인 산치의 온몸은 땀으로 흠뻑 젖어 있다.
단장 산치야.
산치 넵!
단장 전국 발레 콩쿨이 있어. 여기서 우승하면 유명한 발레단에서 스카웃도 들어올 거구, 국제적인 발레 콩쿨도 나갈 수 있을 거야.
산치 (놀란다) 진짜요? 대박 인생 펴는 거네요? 단장님 나가세요? 민호 형이나 수자 누나도 나갈까요?
단장 걔들은 나가지 않아. 산치야, 내 말 잘 들어. 넌 아주 재능 있어. 그 누구도 너를 호랑이라고 믿지 않을 만큼! 산치야, 우리 춤추는 호랑이단의 미래, 아니, 대한민국 발레리노의 미래가 너야! 난 니가 꼭 전국 콩쿨에 나갔으면 좋겠다.
벅찬 듯 심장 쾅쾅 뛰기 시작하고, 무어라 답해야 할지 몰라 얼버무리는 산치에게 단장이 웃어 보인다.
단장 사람들이 너로 인해 놀라길 바란다.... 연습, 마저 하고 가거라. (어깨 두드리며 퇴장)
전국 발레콩쿨이라니! 그것도 단독으로! 꿈인지 생신지 모를 황홀함에 취한 산치! 문득 오늘 약을 먹지 않았다는 걸 깨닫는다. 허겁지겁 정수기로 달려가 변신기 억제제를 먹는다. 먹은 뒤로 정말 변신기가 오지 않았다. 벌써 두 달 째인데...! 신이 난 산치, 미친 듯이 턴을 돌며 춤을 춘다.
SIN6 # 거실
얼마 남지 않은 전국 콩쿨. 발레단에서 모든 접수를 마쳐 주었다. 영어 단어를 외우는 순간에도 발레 동작을 멈추지 않는 산치. 그러다 순간 몸이 기우뚱, 기울며 쓰러지고 만다. 아야야...! 다시 일어나려는데, 어라?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 다리가 저릿하다.
엄마 무슨 소리인가 했네! 아빠가 스파게티 해 놓고 갔어, 와서 먹자.
산치 어? 어어.... (일어나려고 하는데 안 되고) 어, 나 쥐 났나 봐. (미친 듯 당황스럽다)
엄마 종일 빙빙 돌다 넘어졌는데 쥐가 나지 안 나? 거실로 가져다줄게.
겨우 바닥을 기어 티테이블 앞에 앉은 산치는 자신의 왼손도 감각이 없음을 느낀다. 이게 뭐지? 손을 내려다보고 있자 스파게티 두 접시를 가지고 온 엄마가 리모컨을 들고 티비를 켠다. 뉴스가 한창이다.
앵커 최근 수인들을 상대로 한 '변신기 억제제'라는 불법 약이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현재 검거된 이들은 조직적으로 수인들을 상대로 불법 조제한 약을 판매해 왔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들이 지금까지 벌어들인 돈은 총 1억이 넘는 금액으로, 변신기로 인한 불편함을 호소하는 20대 취업준비생 및 10대 사춘기 학생들에게까지 손을 뻗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김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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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네, 이 범죄단은 지난 8일 경찰이 펼쳐 놓은 덫에 걸려 검거되었습니다. 현재 변신기 억제제를 3개월 이상 복용해 온 피해자 수인들은 변신이 조절되지 않거나, 몸의 간헐적 마비 증상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우울증과 정신착란 증상을 보이는 수인들 역시 있었습니다. 이는 일시적인 증세라고는 하지만 장기 복용으로 이어질 경우,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현재 이 약이 얼마나 팔려나갔는지를 경찰 측에서는 추정 중이며, 혹시라도 약을 구매하거나 복용한 수인들에게는 당장 복용을 멈출 것을 경고했습니다.
세상에 별 미친 개잡놈들 참 많아. 쯧쯧, 혀를 차는 엄마와 달리 사색이 된 산치. 자신에게 약을 팔았던 거북이가 유치장에 갇힌 모습이 나온다. 말도 안 돼. 진짜 안 돼. 곧 있음 콩쿨인데, 왜 하필? 산치, 포크조차 쥐어지지 않는 자신의 손을 바라본다.
<결말>
산치는 전국 콩쿨 전날까지도 고민한다.
약을 먹을지, 말지에 대해서.
마비 증세는 발레에 있어서 치명적인 독약이다.
그것을 알면서도 산치는 갈등에 빠진다.
그래도 아직까지 마비 한 번밖에 안 왔는데 괜찮지 않을까?
운 좋으면 그냥 넘어가지 않을까?
미친 듯 고민하는 산치에게 아빠는 말한다.
"산치야, 아빠가 수인이라 미안해. 하지만 아빠는 그런 모든 배경을 지우고
하고 싶은 걸 하는 예비 발레리노 김산치가 멋있어. 내 아들을 떠나서 네가 너무 멋있어.
호랑이들이 뭘 할 수나 있겠니.
고작 해야 한 달 3일 휴가 받아 변신기에 쉬는 사무직밖에 더 있겠니?
그런데 그걸 박차고 무대를 누비는, 춤추는 호랑이인 네가 너무 자랑스럽다."
...차마 먹을 수 없다.
아무리 싫어도 호랑이 수인 김산치 역시 나 자신인걸.
결국 산치는 약을 먹지 않고 전국 콩쿨 무대에 오른다.
유일한 호랑이 수인 참가자라는 소개에 사람들은 많은 관심을 갖는다.
심사위원들은 내로라하는 발레계 인사들뿐이고,
넓은 공연장은 사람들로 꽉 차 있다.
여기저기 터지는 기자들의 플래쉬까지....
산치는 흘러나오는 백조의 호수 노래에 맞춰 걸음을 내딛는다.
그리고 한참 발레 동작을 선보이는데, 공중에서 무언가 나풀거리는 것이 눈에 들어온다.
얇은 황금빛 실.
그 실들은 산치가 움직일 때마다 조금씩, 조금씩... 더 많아진다.
장내는 크게 술렁이기 시작한다.
"변신기 아니야? 변신하는 거 아니냐구! 우리 다 잡아먹으면 어떡해!"
누군가의 비명 소리. 화려한 턴을 돌던 산치가 그 소리에 동작을 멈춘다.
모두 산치를 긴장한 채로 쳐다보고 있다.
어느덧 바닥에 수북이 쌓인 황금빛 털들.
산치는 무대 밑 사람들을 바라본다.
그리고, 백조의 호수 노래에 맞춰 후다닥 도망가 버린다. 어디로? 무대 밖으로.
간신히 점퍼 하나만 챙겨서 나온 산치.
아무도 오지 않는 뒷산에 가서 어흥, 어흥, 크게 운다.
호랑이로 변한 모습으로 산에 엎드려 서럽게 운다.
호랑이 수인은
발레를
할 수
없다.
그리고 몇 년 후.
"원스텝 투스텝, 야! 니들 똑바로 안 할래? 그래서 어디 콩쿨 나가겠어?"
우렁찬 목소리. 마치 호랑이의 기백 같다.
이곳은 북구 춤추는 호랑이단 발레 연습실.
지금 누군가에게 마구 호통을 치는 것은...
"물려야 정신 차리지?"
산치이다.
산치는 그날 콩쿨을 망친 뒤 발레리노가 될 생각을 접게 된다.
노력해도 안 되는 태생이라는 게 있다.
라고 생각했는데, 도저히! 도저히 발레를 포기할 수가 없다.
그래서 맡게 된 것이 자신이 몸담고 있던 지역구 발레단 "춤추는 호랑이"의 부단장이다.
지금의 김산치는 행복하다.
발레리노가 되지 못했던 좌절감은 씻은 듯 없어 보인다.
오늘도 발레 연습실에서 토슈즈 끈을 묶는 산치는 스스로에게 중얼거린다.
"김산치, 너는 호랑이 수인이고, 사람들은 너한테 발레리노가 될 수 없다고 말해.
하지만 난 해. 난 돼. 반드시 어떻게든 내가 원하는 걸 하고 말 거야."
남들의 안 된다는 말 따위 듣지 않기로 했다.
태어날 때부터 지닌 특정한 한계에 자신을 가두지 않기로 했다.
이 발레 연습실에는 주말 늦은 밤이면 호랑이 한 마리가 미친 듯 으르렁거리며 어슬렁댄다는 소문이 있다.
그래서 아무도 오려고 하지 않는다.
오직 단 한 명,
"오늘도 백조의 호수로."
호랑이 발레리노, 김산치만 빼고.
<제작 의도>
넌 안 돼, 왜냐면 여자거든.
넌 안 돼, 왜냐면 장애가 있거든.
넌 안 돼, 왜냐면 돈이 없거든.
넌 안 돼, 넌 안 돼, 넌 안 돼!
우리는 너무나도 많은 안 된다는 말을 듣고 산다.
사람들은 타인을 향해 무조건 안 된다고만 말한다.
왜냐하면 "안 될 것같이 태어났으니까".
그래서 누군가들은 그 말에 피눈물을 쏟으며 뒤를 돈다.
누군가들은 비싼 돈을 들여 지푸라기라도 잡으려 아둥바둥한다.
누군가들은 부정하고 부정하다 늪에 빠져 우울에 발목을 잡힌다.
우리는 모두 무언가를 하고 싶은 사람들.
무언가가 되고 싶은 사람들.
영화 속이라도 좋고, 드라마라도 좋으니까...
나와 같이 '어떤 특정 한계'를 지닌 누군가가
그 프레임을 부숴 줬으면 좋겠다고 기도할 것이다.
그래서 그들에게 김산치가 왔다.
호랑이 수인으로 태어나 축구나 하라며 구박을 듣고,
발레는 무슨놈의 발레냐며 후려치기를 당하고,
수인이 가진 모든 단점들을 요목조목 꼬집혀 문 밖으로 쫓겨나고 마는 김산치.
김산치는 그 온갖 모욕들, 그리고 샘솟는 자기혐오 속에서도 꿈을 놓지 못하는 소년이다.
때때로 세상에 속고, 불구가 될 뻔한 위험 속에서도 발레를 계속해서 사랑한다.
왜 못해? 내가 왜 안돼? 나는 하고 말 거야. 보여 주고 말거야.
어쩌면 오기에서 비롯된 애정일지도 모른다만....
산치는 결국 전국 콩쿨에서 입상하지 못했고,
원하는 정식 발레리노의 길을 밟지 못했다.
그렇다고 해서 발레를 버리지는 않았다.
까짓 발레 좆같아서 안 한다고 악지르다가도 결국 돌아오고 말았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아마추어 발레리노지만 산치는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한다.
넌 안 된다는 사람들에게, 결국 그렇게 될 줄 알았다며 비웃음을 날리는 사람들에게는 이렇게 말한다.
"내가 망해? 야, 웃기지 마.
내가 망했으면 아직까지 발레 하고 있지도 않지, 겁쟁이 새끼들아!"
오늘도 산치의 발레 연습실에는 무수히도 많은 황금털들이 쌓여 있을 것이다.
그것이 마치 굵은 땀방울이라도 되는 듯.
우리는 모두 산치처럼 살아가야 한다.
놓아서 편할 수 있다면 상관없지만,
못내 맘에 걸려 자꾸만 뒤를 돌아볼 것이라면.
좌절하고, 패배하지만, 그 사랑하는 것을 꼭 이뤄내야겠다면!
한계는 내가 타고난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세상이 그어 놓은 것을 말하는 것이다.
산치는 한계를 극복했다.
비록 아마추어 발레리노일지라도, 남들은 안 된다고 하는 것을 해냈다.
한계 극복이란 이런 것이다.
타인이 말하는 인생이 아닌 내 인생을 사는 것.
맹세하건대 당신 역시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
대단한 위치에 오르지 못했다고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 것일까?
아니, 원하는 것을 알면서 짓밟아 없애 버리는 것.
그것이야 말로 세상의 한계에 지는 것이란 사실을 잊지 말길.
김산치게 당신에게 주는 소중한 사실이니까.
문제시 수정
스크랩하셔도 되지만 출처는 꼭 남겨 주세요
시놉시스의 저작권은 저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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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나 왜 수산물김치로 보고왔냐...
진짜드라마됐음좋겠다!!!!!!
ㅌㅋㅋㅋ수산물김칰ㅋㅋㅋㅋㅋㅋㅋㅋ
잘봤어요ㅠㅠ!!! 교훈있는좋은글이야
대왕연어... 너무 재밌다 여시 ㅠㅠ 제작사에 투고해보면 어떨까?? 완전 푹 빠져서 봐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