첩첩 산중 육백산 오지산행
육백산과 성황골 이끼폭포 / 강원도 삼척시 도계읍 (2009.7.4)
황새터-오지코스-육백산(1244)-장군목-육백지맥-도마재-이끼폭포-큰말-산터마을
(도상거리 약14㎞. 6시간)
정선 두문동재를 넘고 삼척 통리재를 넘어 깊고도 깊은 오지마을 도계읍 황조리에 다다른 것은
서울서 버스로 4시간반이나 열심히 달려 정오가 다되어서였다. 한 시간은 숲길을 새로 만들어
나가야 하고 뱀이 있을지 모르는 길이라 긴 막대를 들었다. 풀쇄기에 물리고 숲에 긁히고 비온
뒤라 미끌하고 낙엽이 깊어 오름이 더뎠다. 천지에 널린 복분자를 입에 털어 넣으며 비오듯
땀을 흘렸다. 숲길을 차고 임도에 다다르니 초롱꽃과 꿀풀이 지천이다. 육백산 아름답고 울창한
숲길이 갑자기 호젓하다. 해발 천 고지가 넘는 산들이 호위하고 정상 넓은 터가 육백마지기라
하여 육백산이다.
육백지맥으로 가는 들꽃길에서 잠시 쉬면서 쩌온 감자로 요기를 마치자 안개가 숲을 덮더니
갑자기 소나기 한 줄기가 내렸다. 숲이 신비로운 분위기가 되었다. 얼마만에 비를 맞으며 가는
산길인가. 세상이 조용하고 나뭇잎 위로 비내리는 소리만 가득하다. 이내 비가 물러가고 오르
내림이 완만한 산길에 고요한 숲으로 천상수림이 따로 없다.
도마재 방지재를 지나자 갑자기 하늘이 열리며 개망초 꽃밭이 눈앞에 펼쳐졌다. 협곡으로 들어
오는 한켠에 초원이 펼쳐지고 구름이 산을 에워쌌다.도라지밭을 지나니 위험스런 급경사 하산
길이다. 손을 잡을 데도 없다. 지난 주 발목 부상에 이어 위에서 구르는 돌에 무릎 부근에 맞았다.
잠시 충격에 일어서는데 시간이 걸렸다.
이끼폭포에 이르렀다. 적막한 원시협곡이 검푸르고 창연하다. 무심이요 물욕이 없는 세계가
이곳이다. 이끼 낀 곳이 어디 이 한 곳이랴마는 다가서기 어려우니 더 보고싶어 하는 것이
사람의 마음인 것이다. 내려서기도 까탈스럽다. 고정되어 있지 않은 줄사다리를 타고 내려
오는데 놀란 가슴이 새가슴이 되었다. 첨벙 물에 떨어지기라도 하면 석회지대 물속 어디로
흘러가 어디서 만날지도 모르는 일이다.
※ 지도, 산행안내 및 유의사항, 더 많은 사진은 블로그 선비마을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선비마을 ☞ blog.daum.net / jungsunbee
꿀풀
초롱꽃
육백산 가는 길
육백산 정상
개망초꽃 / 방지재에서
성황골
성황골
이끼폭포
첫댓글 깊은산 오지에서 세상 시름잊고 자연속의 묻혀 며칠 푹 쉬어오면 좋을텐데.ㅎㅎ 초롱꽃은 깊은산속 호젓이 자리하여 수줍은 새댁처럼 길손을 반기는듯하고 이끼폭포 또한 신비스럽고 아름답습니다. 즐감하고 저희 카페로 퍼갑니다.ㅎㅎ
산을 한바퀴 돌아도 민가라고는 없는 오지 중 오지지요. 정상엔 초롱꽃이 지천이고 이끼폭포가 있는 곳도 원시계곡이고요. 하산 끄트머리에 폐광터널에서 부어오는 바람은 시원하다 못해 추웠고. 민가에서 자리잡고 늦은 식사를 하는데 앉을 자리까지 주고 등목하고 가랍니다. 며칠 쉬고 오면 좋을 곳입니다.
성황골 계곡의 이끼는 천 년을 머금었군. 폭포의 물줄기도 시원하다.아마 마른 장마만 아니었다면 지금쯤 물줄기가 엄청 났을 텐데...육백산 오지산행- 한 마디로 신비스럽다.
사진작가들이 자주 찾아가는 곳이라 하더군. 나도 산 잡지에서 몇번 보고 한번 가봐야지 했는데, 폭포 접근로가 미끄럽고 위험하여 가족단위로 가기에는 어려운 곳이더군. 저 맨 밑 줄사다리를 타고 오르내리는 생각을 해보게나. 쉽지 않은 곳이야. 더구나 사다리를 타지 않은 다른 길도 위험하고. 그러하니 지금까지 잘 보전이 된 것 같네.
역시 사람이 함부로 갈 수 없는 곳이었군. 그래서 더욱 신비해....
육백봉! 이끼폭포 생각만 해도 오금 저리는곳이지! 신비스럽지만 한마디로 등골이 오싹해지는.....잘 다녀오신것 같기는 하지만 항상 조심하시게나, 지난주 팔과 정강이 상처가 아물지도 않았더구만........
어떤 산꾼이 밟은 돌이 굴러서 맞았는데 어제는 걷는데 통증이 있었으나 오늘은 좀 덜하네. 줄사다리 내려오는데 정말 오싹하더군,오늘 저녁 남산에서 걷기행사가 있을 예정이었는데 연기되어 잘됐지 뭔가. 걱정해 주어 고맙네. 조심해서 다니겠네.
화전민들이 떠난 자리에 개망초가 창궐했군!
이맘 때 산 가면 산허리 빈터엔 개망초가 많지. 부드럽고 연약한 꽃에 이름이 좀 억세어서 ‥
개망초는 이주식물로 농촌에서 골치꺼리다. 번식력이 대단하여 가시박과 함께 퇴출대상인데 가시박보다 기세가 덜하고 이제는 이주 초기보다 기세가 죽었다. 아마 자연스런 천적관계가 성립되어 스스로 조절단계에 들어간 것 같다. 달빛에 비치는 개망초는 낭만적이기도 하다. 개망초란 농작물을 다 망치기 때문이다. 절대 연약하지 않다.
정말 번식력이 대단한 풀이지. 오죽 했으면 농사를 다 망치는 풀이라고 개망초(皆亡草)라 했을까. 을사늑약 때 나라가 망할 때 개망초도 그 때 한창이었다 하는 얘길 읽었네. 안 그래도 산 내려오며 개망초를 보면서 달빛에 보면 환상이겠다는 얘길 했었네. 배꽃 메밀꽃 흰꽃들은 달빛 요요한 밤에 보면 환상적이겠지.
나도 한번 이곳으로 데려다 주게. 아무도 모르는 듯한 , 물줄기와 수억년전으로 돌아 갈 듯한 이끼들 .. 선비야 ! 니가 봐서 인간성 갠찬은 동기들 뽑아서 가보세. 아마 나는 선발에서 제외겠지만 ,데려가기만 하면 밥하고 술은 사겐네.
재미있네. 산을 좋아하면 다 좋은 사람이지. 한번 기회를 마련하여 심심산골로 들어가봐야겠네. 산 들면 아무 얘기 안해도 그저 좋은 것이지.
까뺴 쥔장, 올 여름 이끼포포 대문으로 장식함이 어떠하실지 아뢰오.
폭포사진 한 장(끝에서 두번째) 더 찾아 올렸네. 시원한 물줄기로 더위를 식히시게
폭포사진 4장을 추가하였음. 앞으로도 좋은 사진 있으면 대문으로 추천부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