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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호미숙-자전거랑 디카랑[호미호미카페] 원문보기 글쓴이: 호미숙 호미호미
탄천을 접어들 무렵 아침 마실이라도 나오셨는지 할머니들이 오손도손 앉아 가을 햇살을 쬐십니다 야근을 하시고 퇴근하시던 두 분, 복정교 삿갓님네 포차에서 만나 분당까지 함께 라이딩 했습니다 만나서 반가웠습니다 사진기를 가지고 다니기에 함께 라이딩하면 담고 싶은 풍경을 제대로 감상도 못하고 담지도 못해서 분당부터 저는 홀로 천천히 가을여행을 즐깁니다 녹색으로 물든 탄천의 맑을 물위에 하얀 눈이라도 비추듯 억새꽃이 활짝 피었지요 천호동 출발 45km 지점 용인 민속촌 도착, 미니벨로 아쉽지만 거치대에 묶어 두고 들어갔습니다 수 년 전에 눈이 펑펑 내리던 날 한 번 관람했던 민속촌인데 가을엔 처음으로 들어섭니다 들어서자마자 엎어진 항아리가 반겨줍니다 기와장의 담장에 노란 소국이 잘 어울리네요 어디선가 코끝을 스치는 낙엽태우는 냄새가 난다 했더니 이렇게 낙엽을 긁어모아 태우는 중이었습니다 항아리 위 빗물이 고인 자리마다 낙엽이 단장을 했네요 옹기 체험관 처마에 메달린 주홍빛으로 말라가고 있는 곶감이 그저 정겹기만합니다 어릴 적 감껍질 말려 먹고 곶감 빼먹던 유년이 추억이 절로 떠올랐습니다 빼먹을 곶감까지 추가로 많은 감을 깎아 말렸습니다 길게 가래떡처럼된 찰흙을 송편 빚듯 잘라내어 생활 도기를 만드는 중이십니다 농자천하지대본:농업(農業)은 천하(天下)의 사람들이 살아가는 큰 근본(根本)이라는 말. 농업(農業)을 장려(奬勵)하는 말 새끼로 만든 멍석과 바구니가 전통가옥마다 걸렸지요 원형 멍석을 짜고 있는 중입니다 생강줄기를 짚으로 엮는 아저씨의 손길이 능숙하십니다 아주 오랜만에 본 바지랑대입니다.. 우리네 어린시절에는 저 바지랑대로 감을 따곤 했습니다 가을 수확으로 풍성해진 농가, 아주까리, 해바라기,모과 이엉을 얹은 울타리는 가을 낙엽이 흩어지고 담장 밑으로 수북이 쌓였습니다 농촌이 고향인분이라면 이런 풍경이 결코 낯설지 않을 겁니다. 굴뚝에서 연기가 옆으로 누워 흘러가면 다음날 비가 온다는 설이 있어 빨래를 꼭 걷었던 생각이 나네요, 달무리,햇무리가 져도 비가 온다고 했었지요
실크 명주실을 뽑는 중입니다 누에고치를 뜨거운 불에 한 시간 정도 삶아내어 이렇게 10개의 고치에서 가닥을 꼬아 한가닥 실을 뽑아내고 있습니다
민속촌 구석구석 농촌풍경을 재현해 놓았지요 호수에 수채화를 그려댄 단풍든 나무들.. 장과 고추장을 직접 담가 판매도 한답니다 노랑 단풍잎도 연인들은 가을 추억을 새기기에 바쁩니다 양지 바른 쪽 채반에 키에 태양고추가 갈빛 샤워를 즐깁니다 은행나무와 담쟁이 넝쿨 국수 먹고 갔는데 민속촌의 규모에 일일이 걸어 다녔기에 공복감이 밀려와 장터에서 판매하는 장터국밥을 시켜 먹었습니다 황보돛대와 널빤지를 이용한 뗏목에는 무쇠솥이 걸리고 지게에도 빨래가 널려져있습니다 가을 풍경의 황금 돛대가 멋스럽습니다 서둘러 관람을 마치고 나오는 길 .. 외국인 일행들도 출구를 향해 갑니다 다시 용인 구성에서 자전거를 타고 가려는데 이렇게 바퀴만 덩그러니 놓인 채로 자물쇠가 묶여 있었습니다, 방치된 자전거를 누군가의 손을 탄 듯합니다 분당으로 들어서 귀가하는 길에 억새와 라이더, 그리고 햇살에 반사된 억새꽃이 발길을 잡네요 무사히 천호동으로 귀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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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호미숙-자전거랑 디카랑[호미호미카페] 원문보기 글쓴이: 호미숙 호미호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