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leeum.samsungfoundation.org
작년 가을에 리움 전시 작품들이 조금 바뀌었다는 말을 듣고, 리움을 다시 찾았다. 운영진이 아닌, 그냥 나 자신으로 가볍게 리움을 찾은 건 제법 오랜 만이다.
내가 제일 보고 싶었던 것은 정선의 인왕제색도, 2007년 가을에 리움에서 '한국미술_여백의 발견'전을 할 때 보긴 했지만, 보고 또 보고 싶은 그림이라, 다시 찾았다. 허긴 리움의 컬렉션 중에 또 보고 또 봐도 좋을 작품이 정선의 인왕제색도 뿐이겠는가ㅡ
Leeum Museum1, 3F
Museum1, 4층의 청자를 휘리릭 지나치고 내려와, 3층 분청사기인화 원권문 장군을 보려고 발을 종종였는데, 안보인다. '이번에 전시품을 바꾸면서 들여놓았나 보다' 섭섭해 하던 차에,
분청사기인화 원권문 병이 보인다. 원권문 장군 쪽이 더 귀엽지만, 원권문 병도 아름답다. 원권문 병을 가리키며, 이 무늬가 제일 좋다 했더니, 무늬가 현대적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고려의 청자와 조선의 백자는 무척 유명한데, 그 사이의 분청사기는 상대적으로 덜 유명한 듯 하다. 역사적으로 어떻게 해석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나는 청자의 아름다움은 아직 읽어내지 못하겠고, 백자 중에 달항아리가 주는 그 은은하고도 고고한 아름다움은 조금 알 것도 같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분청사기http://100.naver.com/100.nhn?docid=79614, 대감집에 있는 듯한 따분함이 아니라 우리 집에, 우리 옆집에 있는 듯한 소박함과 자유분방함ㅡ 특히, 원권문(점이 콕콕콕콕 찍힌 무늬)
나에게 분청사기는 그저 바라 보고 싶은 도자기가 아니라, 갖고 싶은 도자기다. 분청사기인화 원권문 컵이 있다면, 따뜻한 보리차를 마셔도 좋고, 커피를 한 잔 마셔도 좋을 것 같다.
Leeum Museum1, 2F
[상설특별전] 정선과 18세기 화가들 2009_0929 > 2010_0328
정선, 인왕제색도ㅣ조선, 1751ㅣ종이에 수묵ㅣ79.2 * 138.2cmㅣ국보 216호
사람이 참 단순하여, 간송에서 주로 봤던 그의 다른 작품들이 대체로 크기가 작아, 인왕제색도의 크기가 좀 크다는 사실에 우선 압도된다. 다시 봐도 좋은데, 참 좋은데, 말아서 보관되었던 흔적 때문에 작품에 균열이 많다. 애가 탄다. 물론 그 균열속에서도 인왕산의 모습은 아름답다. 비온뒤 안개가 피어오르는 인상적 순간ㅡ
날씨 편안해지면, 인왕산 한 번 올라요. 내려와서는 백사실 계곡쪽으로 건너가 조금 더 걷구요, 환기 미술관도 들리면 좋겠네요. 그리곤 국수 한 그릇 사먹어요.
; 쥐로부터
첫댓글 요즘 뒷산을 오르고 있습니다. 오프에 못나가 후기도 못읽어서인지 쥣님흔적보니 반갑습니다. 리뷰보다 국수한그릇에 마음이 가네요;) 죄송-;)
전시앞에건강, 건강뒤에전시, 같이 걸어요, 그리고 국수한그릇 같이해요ㅡ
그리고, 저 쥣님이라고 불러도 저를 부른다는 걸 알긴 하지만 그냥 쥐 혹은 쥐님이라고 불러주신다면 저를 부른다는 걸 더 빨리 눈치챌 거예요 :)
늘 가는곳. 늘 보던 그림. 이었던 것을 쥐님의 글을 일고 보니 다음주에 가선 좀더 성의껏 보고와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역시 가장 좋아하는 분청사기의 인화문 병, -보통 인화문은 1430~1460년 사이에 제작된거라고 합니다, 경상도지방에서 주로 제작했구요. 여유롭게 혼자 천천히 리움 M1을 훓어 내려가야 겠습니다.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정선의 인왕제색도에 대해서는 늘 기다리는 편이지만요,
걸 빼면, 도통 성의와는 거리가 멀어요. 휘리릭 지나다가, 어쩌다 원권문에 꽂혔을 뿐ㅡ
끄덕끄덕, 늘처럼 좋은 곳에서 좋은 작품들과 좋은 시간 가지시기를요 :)
환기 미술관 앞에 있는 만두집 2층에서 창밖을 보면 인왕제색도 딱입니다. 다만 비온뒤가 아니가 마른 하얀 암산이기는 하지만요. 아름답습니다. 환기미술관 가면 한번 시도해 보세요. 리움에서 저는 분청사기 귀얄문 편병이 좋던데요. 소박하면서 여백의 미가 있어서...
그 만두집 맛이 특별하긴 하던데, 저는 미식가가 아니고 편식가라, 북촌 칼국수집 만두쪽이 입에 더 맞더라구요 :)
인왕산을 바라보는 시선에 고개를 끄덕입니다ㅡ
분청사기인화 원권문 컵에다 요즘 맛들인 산사춘 한잔, 아님 혼돈주 한잔
난 백자가 좋던데, 거기다 청화무늬를 곁들이면
나는 원권문 컵에다 보리차를, 박하는 청화무늬 백자에 혼돈주 한 잔, 건배해요, 우리 :)
두 분의 소박한 듯 보이지만 무진장한 욕심이라니 ㅎㅎ.... 암튼 그런 자리 마련되면 저도 말석에나마 끼워 주시길...
우리도자 너무 좋아요,아무리 바라봐도 질리지 않고,어떤 애인이 그렇게 사랑스럽고 고울까요,백자언니~ 특히나 좋아요
그럼 지금여기님께는 말석에서, 말말하니까, 그말이 그말은 아니지만 어쨌거나, 제가 특별히 좋아하는 기마인물토기에 박하님 좋다하는 혼돈주(사실 저는 이것의 정체도 모르지만 >_<) 담아서 함께 잔을 들어요!!
분청사기인화 원권문 컵에 따뜻한 보리차 한잔이면 세상을 다가진 기분일듯
ㅍㅍㅍㅍ,.ㅍ 난 자신없어, 그 기분 :)
분청사기가 원래는 분장회청자기로 불리죠 백자가 나오기 전에 많이 만들어졌습니다........저도 분청사기가 좋답니다...하지만 인화분청은 왠지 똑같은 모양을 도장처럼 찍은거라서 대량생산의 느낌이 들어서......저는 귀얄분청이 좋아요..거친 붓의 느낌이 좋거든요.......^-^
저는인화기법이라는것보다시각화된결과물, 그러니까원권문이라는무늬에더반응하는편인데, 무타님은그과정에도마음을많이두시지요. 역시, 직접손으로작업을한사람이기때문에가능한마음씀이아닐까싶어요 :) 예술을대하는겸손한마음가짐ㅡ
아직도 정선의 인왕재색도를 보지 못했네요..리움에 꼭 한번가봐야겠습니다.
끄덕끄덕, 인왕제색도 말고도, 미디어 전시실의 빌 비올라와, 김수자와, 타츠오 미야지마, 등등등!! 그리고 입장료 쏴주시면, 저 다녀왔지만 얼마든지 또 가서 또 볼 수 있으니, 적극 참고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