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술 사회상류층 ‘자살 신드롬’

[김동석]

사회상류층 ‘자살 신드롬’

‘자살 신드롬’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사회 상류층 인물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고 최근 잇따라 발생, 더욱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정신과 의사들은 최근의 경제난과 사회 불안이 이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으며 학력이나 지위가 높을수록 난관 봉착시 자살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고 진단한다.

경찰에 EK르면 28일 하루에만 40대 병원장 부부와 30대 박사 부부가 동반 자살했다. 이날

오후 3시20분쯤 강원 원주시 중앙동 K의원 치료실에서 이 병원 원장 김모씨(45)와 부인 이모씨(40)가 숨져 있는 것을 간호사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이들 부부는 “사는게 무서워 같이 죽는다. 부디 화장해 달라”는 유서를 남겼으며 죽기 전 부채 때문에 고민해 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또 이날 오후 8시 50분쯤엔 대전시 서구 월평2동 H아파트 902호에 사는 김모씨(33)와 아내 이모씨(31) 그리고 딸 (2)이 함께 숨져 있는 것을 주민들이 발견, 신고했다. 이날 부모와 함께 숨진 김씨의 딸은 어머니 이씨의 등에 포대기로 업힌 상태였다. 김씨는 유명 전자업체의 박사급 연구원으로 근무하다 지난 4월 퇴직했으며, 평소에 부부싸움이 잦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상류 계층의 굵직한 자살사건은 이들 두 부부를 포함 6월,들어 4차례나 발생하는 등 부쩍 늘고 있는 추세다.

지난 6월 13일에는 만두제조회사 비전푸드의 신영문 사장(35)이 ‘쓰레기 만두’ 파동에 시달리다 한강에 몸을 던졌다. 6월4일에는 대학설립 비리에 연루된 의혹으로 검찰 내사를 받아오던 이준원 경기 파주시장(51)이 한강에 투신자살했다.

지난 4월에도 박태영 전남지사(63)가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 재직시 일어난 납품비리와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남상국 전 대우건설 사장(59) 역시 3월 비자금 수사에 연루돼 조사를 받다가 한강에 몸을 던졌다.

이 같은 잇따른 자살형태에 대해 한국자살예방협회장인 S병원 정신건강담당과 이용식 교수는 “사회 상류층일수록 가치관, 목표가 높고 이것이 좌절될 땐 상실감이 상대적으로 커 자살로 이어지고 있다”며 “이 같은 현상은 사회가 고질적으로 병들어 있는 상태라고 봐야된다”고 주장했다. 삼성서울병원 정신과 이동수 교수는 “28일 두 부부의 자살이 부채, 고용문제와 연관됐다는 점에서 경제난을 한 개인에게 부담짓게 한 최근의 사회 상황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은 매일 충격적인 소식을 쏟아놓는다. 테러와 살상, 전쟁 이야기들…, 텔레비전 뉴스가 보기 싫어 채널을 돌리면 위성방송 케이블방송 등 너무 많은 채널 때문에 도대체 뭘 봐야할지 모를 경우도 있다. 매일매일 새로 나오는 전자제품들이 욕심과 소비를 부추긴다. 휴대전화라도 바꿀라치면 두꺼운 설명서를 숙지하는 데만 꽤 많은 시간을 들여야 한다.

학생들도 마찬가지다. 학교 공부로 부족해 보습학원에 가야 하고 예․체능교육을 별도로 받아야 한다. 친구들과 놀 시간도, 공간도 없다. 밤 늦게까지 ‘야자’를 해야 하고 학원에 가서 마무리 공부를 해야 한다. 남과 달라보이기 위해 해외로 어학연수를 가야 하고 남들보다 조금 더 앞서기 위해 유학을 간다. 학자가 될 생각도 없으면서 석사학위를 받고 석사로도 만족하지 못해 박사 학위 취득에 매달린다.

취직했다고 상황이 나아지는 것은 아니다. 새벽에 체육관에 나가 몸관리 해야 하고 출근길에 어학원에 들러야 한다. 승진하기 위해, 이런 저런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 밤잠을 설친다.

그 많은 일을 하면서도 도저히 행복하지 않다. 행복을 느낄 틈도 없다. 조금만 벗어나면 행복할 것이라고 느끼지만 그럴 용기가 없다.

현대인은 의외로 두려움과 중압감 속에 살고 이TEk. 그것을 이겨내지 못하면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하기도 한다. 좀더 나은 세상에 산다고 하지만 도대체 행복하지 않다. 심리학자들은 현대인이 느끼는 두렴움의 종류를 무려 645가지나 든다.

미국 댈러스의 펠로십교회 에드 영 목사는 ‘지금 나는 두렵다’ (사랑플러스)에서 두려움을 이길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에드 영 목사는 이 책에서 무력함 미래 헌신 실패 외로움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다룬다. 그는 두려움에 대해 제대로 안다면 더 이상 두려움 때문에 위축되고 소심한 삶을 살지 않아도 된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해법을 하나님에게서 찾는다. 그리고 하나님을 두려워하라고 말한다.

“당신은 집으로 가고 있는가. 당신은 하늘에 계신 당신 아버지의 등에 업혀 있는가. 삶이 우리의 토제를 벗어난 것처럼 보일 때, 무력함의 느낌이 사방에서 당신을 포위해 올 때, 하나님께서는 여전히 그 모든 것을 다스리시며 당신을 안전하게 인도하신다.”

또 다른 책 ‘오버로드 신드롬’ (복있는사람 ․ 02-723-7183)은 중압감의 차원에서 현대인의 문제와 사회병리 현상에 접근한다. 미국 위스콘신 의과대 의사인 리처드 스웬슨은 하나님 앞에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참된 평안과 자유, 일과 휴식의 균형을 찾으라고 권한다. 저자는 중압감에 대해 진단하고 우리 시대가 주는 중압감, 손쉬워진 연락방법과 일, 변화에 대한 스트레스, 선택, 빚, 분주함, 넘쳐나는 대중매체 등에 대해 처방하고 있다.

“우리가 미칠 지경이 된다 해도 꿈쩍도 하지 않는 것들이 많이 있다. 사회 발전이 그 한예다. 우리가 중압감을 느낀다고 해서 상황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우리가 바꿀 수 없는 것들이 있지만 그래도 우리에게는 많은 선택권이 있다. 그 선택권을 되찾고 우리가 바라는 대로 각장 사회의 문화적 요구에 맞설 수 있다.”

사람들은 중압감에서 벗어나기 위해 편리한 핑계거리를 찾는다. 그러나 하나님은 우리에게 선택이라는 권한을 주셨다. 리처드 스웬슨 역시 하나님의 뜻을 강조한다. 그리고 하나님과 사람을 사랑해야 한다고 권한다.

두려움과 중압감에 대한 두 사람의 해답은 하나님 앞에 겸손히 나아가라는 것이다. 또 그리스도 안에 있는 소망에 초점을 맞추고 서로 사랑하라는 것이다.

바쁜 생활 속에서 도저히 책을 읽을 시간초자 없다는 푸념을 늘어놓는 사람들도 있다. 삶이 주는 두려움을 이기지 못해 자꾸 어두운 곳으로 숨어든다거나 자신의 욕망으로 가득한 목표를 이루기 위해 주변을 돌아보지 않고 앞으로만 나가려고 한다면 반드시 이 두 권을 책을 읽어야 한다. 두 권의 책에서 주는 구체적이고 효과적인 처방은 두려움과 중압감에서 벗어나게 할 것이다.

그러나 세계문화유산 보유국은 유적을 제대로 관리해야 하는 책임도 진다.

앞으로 북한과 중국은 유네스코로 부터 고구려 세계유산 보전을 위한 기술적, 재정적 지운을 받는 동시에 6년마다 유적 보존에 관한 보고서를 제출할 의무를 지게 된다.

만일 관리를 잘못하면 '위험유산'으로 지정되는 불명예를 입을 수 있다. 쑤우저 세계유산위원회(WHC)총회에 참석한 이혜은 국제기념물 및 유적위원회(ICOMOS) 한국지부 집행위원은 "북한은 자국 내 고구려 고분들 중 원형대로의 복원여부, 즉 '진정성' 문제가 제기된 일부 고분의 관리에 힘써야 할 것" 이라고 말했다.

북한과 중국이 인정받은 유적 범위가 차이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중국은 '고구려의 수도와 왕릉, 그리고 쉬족의 무덤'인데 비해 북한은 '고구려 고분군'이어서 범위가 좁다. 고구려연구회 회장 서길수(서경대 경제학) 교수는 "평양성, 안학궁, 대성산성 등 북한에서 새로 발굴되는 유적을 추가해 재신청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구려의 영문 표기가 북한, 중국은 "Koguryo"지만 한국은 "Gogureo"다. 고구려의 기원에 대한 한국, 중국은 기원전 1세기로 보는 반면 북한은 기원전 3세기로 본다. 한국, 북한, 중국의 연구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풀어야 할 숙제다. 이런 가운데 유네스코 측은 북한, 중국 양측에 "개별 등재된 이후라도 '공동 등재'가능성을 검토해 보라"고 권유한 사실이 알려져 귀추가 주목된다.

세계유산과 동북공정

고구려 유적이 인류 공동의 유산으로 확정된 이상 고구려 역사를 자국사로 편입하려는 중국의 '동북공정'문제와 우리측의 대응 방식도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고구려사왜곡 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인 최광식(고려대 한국사) 교수는 이에 대해 "우리 입장에서 보면 정반의 성공이라기 보다 절반의 실패"라고 말했다. 그는 "고구려 역사는 한국과 중국이 공유할 수 있다."는 중국의 '일사양용(一事兩用)' 전략이 확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이혜은 교수는 "인류 보편의 가치를 중시하는 유네스코의 기본 정신과 개별 국가 차원의 "역사 논쟁"은 별개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남북 문화재 교류 물꼬 터지나

이번 고구려 고분의 세계유산 등재 과정에서는 남, 북 대표단의 '공조'가 돋보였다. 이는 남북한의 본격적인 문화재 교류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문화재청 최종덕 문화재교류과장은 "현지에서 남북이 문화재 교류에 협력하자는 데 기본적으로 인식을 같이 했다"며 "구체적으로 비무장지대를 남북 공동의 보전을 위해 2000년 이후 유네스코를 통해 매년 10만달러의 신탁기금을 북한에 지원하고 있다. 문화재청은 이와 별도로 올해 4억원의 복권기금을 확보하는 등 2년간 매년 5억원이 기금을 북한측에 제공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남북간 협상이 진전되면 그 동안의 간접 지원 방식에서 직접적인 지원을 병행하는 일도 가능해진다. 남북 당국자간 회담 등에서는 그 동안 문화유산 관련 교류협력 안건이 제시되기도 했으나 다른 현안에 밀려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했다.

"통일 한국에 간도 내줄 수 없다."

조선말기에 바티칸 교황청이 제작한 조선의 지도, 간도 지역이 조선의 영토로 포함돼 있다.

간도지역은 구권을 불법으로 빼앗은 일제와 청나라의 협약에 의해 중국으로 넘어갔으나, 통일 후 통일한국에 의해 협약 무효화선언과 함께 분쟁 지역으로 떠오를 수도 있다.

중국 정부가 90년대 들어 대대적인 고구려사 연구에 착수한 이유는 무엇일까. 고려대 최광식 교수(한국고대사학회 산하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대책위원회' 공동대표)는 2001년 북한이 평양에 있는 고구려 유적을 유네스코를 통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하려 한 것과 같은 해 재중동포에게 국적을 제공하려 한 남한의 움직임이 중국이 고구려사 왜곡에 뛰어 든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평양의 고구려 유적이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록되면 학문적으로 고구려사는 한민족의 것이 됩니다. 중국이 바라는 바는 아니죠, 그리고 자국 국민에게 국적을 주려는 남한의 움직임도 됩니다. 중국이 바라는 바는 아니죠. 그리고 자국 국민에게 국적을 주려는 남한의 움직임도 중국을 자극한 것으로 보입니다.

매년 10~30만 명에 달하는 탈북자 문제도 걱정이 됐겠죠." 이와 함께 학게에서는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 뒤에는 무서운 노림수가 있다고 지적한다. 한국외대 여호규 교수는 "통일 후를 대비한 중국의 포석"으로 해석했다. "92년 한국과 중국이 수교하면서 중국의 동북지방에서는 한국열풍이 불기 시작했습니다. 게다가 북한의 상황도 유동적으로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중국로서는 한국의 통일 후 만주 지방을 두고 생길 수 있는 분쟁에 대비할 필요성을 느끼게 된 것입니다." 중국은 한국이 통된 이후 두만강과 압록강 이북지역에서 영토문제가 발생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간도지역의 영유권에 대해서는 국제법적 논란이 생길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남북이 통일된 후 간도를 포함한 만주 지역의 주민들이 한국의 영향권에 들어가는 것을 걱정하고 있다." 간도는 두만강 북쪽을 광활한 지역으로 한국인들이 다수 진출한 지역이고, 조선의 관리가 파견돼 지역을 관리하기도 했다.

그러나 1909년 9월 대한제국의 외교권을 강제로 빼앗은 일제가 청나라와 '간도협약'을 맺으면서 중국의 영토로 귀속됐다. 일제의 푸순탄광 개발권, 남만주철도 부설권 등 4대 이권을 얻는 대가로 한국 영토인 간도를 청나라에 넘겨줬다. 여교수는 "중국은 남북이 통일된 후 간도를 포함한 만주 지역의 주민들이 한국의 영향권에 들어가는 것을 걱정하고 있다"며 "통일한국이 강제로 국권을 침탈한 일제에 의해 체결된 간도협약의 무효화를 주장하며, 영토 반환을 요구하는 것도 배제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통일한국이 간도협약의 무효를 주장하는 것은 국제법상으로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중국과 북한이 60년대에 체결한 것을 알려지고 있는 국경조약도 남북이 통일될 경우 남한 입장에서는 "비합법적 정부간에 체결된 조약이므로 무효"라는 주장을 할 수 있다. 따라서 중국은 통일한국이 간도지역에 대한 연고권을 주장하며, 간도 일대를 국제법적으로 영토 분쟁지역화 할 것을 우려해 고구려사 왜곡을 통해 미리 역사적 연고권을 주장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현재 만주 지역의 조선족을 포함한 주민들 사이에는 한류열풍이 불고 있어, 통일한국과 국경을 맞댈 경우 독립 및 자치권 쟁취 운동을 벌이고 있는 티베트보다 더 골치 아픈 상황이 생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