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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고등학교 3학년 학생입니다. 새 학년 새 학기 새로운 마음으로 학교에 간 첫날 우리 반 담임선생님을 만나게 되면서 첫 느낌은 참교육을 실천하시는 참 좋으신 분이라는 것이었습니다.
몇 해 전 모 프로그램에서 수업시간에 학생들에게 존댓말로 수업하는 선생님들을 찾아가 상을 주는 코너를 마련한 적이 있습니다. 존댓말이라는 단순한 행위에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라 우리 시대 선생님과 학생들의 관계를 조명하면서 선생님이 학생을 존중해주고 학생도 따라서 선생님을 존경하자는 취지로 마련된 코너였습니다.
정말 존댓말을 사용함으로서 학생들로 하여금 존중해주는 마음까지 이끌어내고 나아가 선생님과 학생들의 관계를 진정한 사랑의 관계로 끌어낼 수 있는 것일까? 올해 새로운 담임선생님을 만나고 직접 경험해보게 된 나는 '그렇다'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새 학기가 시작되어 학교에 간 첫날 우리 반 담임으로 배정받은 중년의 멋진 남자선생님은 멋진 목소리로 처음 보는 우리 반 아이들의 이름을 명단을 보지 않고 불러주셨습니다. 우리 반 담임으로 배정받은 날부터 한 명도 빼놓지 않고 우리 반 아이들 39명 이름을 모두 외우신 것입니다. 우리들은 그 정성에 감탄했습니다.
우리는 반의 특성상 2학년 때 친구들이 그대로 같은 반으로 올라와 새로울 것이 없는데 선생님의 깊은 사랑이 담긴 모습을 보면서 신선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아이들의 이름을 한 명 한 명 불러주고는 선생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오늘부터 여러분의 담임선생님을 맡게 된 박용순이라고 합니다. 여러분의 이름을 하나 하나 외우면서 올해는 이 아이들을 섬기는 마음으로 1년을 보내야겠다, 하고 생각했습니다. 섬김을 받아보는 자만이 사회에 나가서 남을 섬길 수 있고 또 남을 섬길 줄 아는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섬김을 받는 것 같습니다. 저는 여러분이 사회에 나가서 섬김을 받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올해 저는 우리 반 40번이 되어서 여러분과 함께 잘 지내보고 싶습니다."
선생님의 말씀은 그냥 하시는 말씀이 아닌 진정이 담겼다는 것을 우리는 가슴으로 느꼈습니다. 그리고 선생님의 행동 하나하나에서 진심으로 우리를 존중하고 섬기는 마음이라는 것을 머지않아 알게 되었습니다.
선생님은 늘 우리에게 존댓말로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언제나 뒷문을 이용하십니다. 뒷문을 이용하는 이유는 아이들이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데 앞문으로 들어와 방해가 될까 염려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뒷문으로 들어오실 때에도 소리없이 들어오십니다. 그리고 사물함에 채 정리하지 못한 우리들의 체육복 등 물건들을 손수 정리해주기도 하십니다.
이제 대학입시를 목전에 둔 우리들은 지금이 많이 예민하고 민감할 때입니다. 선생님은 우리의 이런 마음 상태까지 생각하시고 모든 것에서 우리를 배려해 주십니다. 선생님은 방과 후에도 아이들한테 일일이 문자메시지를 보내주십니다. 어떨 때에는 늦은 밤에도 문자메시지가 옵니다. '우리 열심히 합시다' 등 격려와 용기를 주는 메시지를 받는 우리들은 아주 많이 행복합니다.
선생님은 남녀공학인 우리 학교에서 근무한 지 18년째인데 남자반 또는 남녀합반 담임을 했지만 여학생만 있는 반은 올해가 처음이라고 하셨습니다.
지난번 졸업앨범 사진 찍는 날 쉬는 시간에 아이들이 머리 드라이하고 예쁘게 단장하느라 어수선했는데 선생님이 들어오려다가 아이들이 거울 앞에 몰려있고 꽃단장에 빠져있으니 슬그머니 다시 교무실로 가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선생님은 우리의 있는 그 모습 그대로를 인정해주고 사랑해주는 것입니다. "제가 진정한 교육에 대해서 깨닫는 데에 꼬박 12년이 걸렸습니다"라고 말씀하신 것처럼 선생님은 우리에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아시는 것 같습니다.
아빠처럼 자상하신 선생님, 그리고 우리를 진정으로 존중해주시고 섬겨주시는 선생님! 정말 많이 사랑합니다. 가끔 선생님들께서 고등학교에서 남자 제자는 있는데 여자 제자는 없다고 말씀하시는 것을 들었습니다. 하지만 우린 박용순 선생님의 영원한 제자로 남을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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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학교에는 정말 멋지고 좋으신 선생님들이 많이 계십니다. 그분들 모두를 다 소개하고 싶을 정도입니다. 우리가 좋아하는 선생님은 우리를 인정해주고 존중해주고 사랑으로 대해 주시는 분들입니다. 모든 선생님들을 존경합니다. 오늘 첫 기사라서 많이 떨려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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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3/20 오후 3:58 |
ⓒ 2005 OhmyNews | |
첫댓글 크~~~~ 우리 딸이 쓴 첫 기사인데...메인 톱에 실렸네요!!! 자식....ㅎㅎ
축하합니다....모전여전
모전여전~,,,
학교라는 사회를 보는 눈이 너무 바르고 긍정적이네요. 담임 선생님은 정말 멋진분이고 그런 분의 가르침을 받는 아이들은 너무 행복한 아이들일 겁니다. 빛님 딸자랑 많이 많이 하셔도 되겠어요. 축하합니다.
역시 엄마 딸 이네요.....이쁘다
정말 귀감이 되시는선생님이십니다. 따님도 대단하시고요.
역시~~모전여전이 맞네요....ㅎ 훌륭한 딸을 두어서 행복하죠~~~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
이사빛님 글이 아까워서 제가 자랑삼아 친구들이 머무는 방에 옮겨 소개했어요..아는분에 딸인데 너무 훌륭하다고.....ㅎㅎ 교직생활하는 친구들 느끼라고.. 그 선생님에 그 제자 였다고...
역시 그엄마에 그딸이네요.행복하겠네요. 빛님이 입이 귀에 걸렸네......
빛님이 입이 귀에 걸리지 않았는데...ㅎ 우리딸이 무척 즐거워해요!! 첫 기사이다보니...ㅎ 담임선생님은 4시반에 일어나 새벽기도하시는 분..아이들을 위해 기도하신다고 해요!! 정말 대단하신 분입니다.
멋진 선생님에 멋진 제자가 나오겠네요.우리 사회가 이렇게 아름다울수 있는 사회가 되었음 좋겠어요.
김 혜은 아자 아자 화이팅!!!
감동...또 감동...눈물...흐믓...감사...기쁨....!!!!
감사함을 지니는 글입니다....
짜식~~~~~~~~!!아주 기특하게썼네.. 그엄마에 그딸~ㅎㅎㅎ
잘 읽었네요...좋은 글로 사람들한테 많은 감동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