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인들의 발자국> 저자 한 홍 목사가 쓴 전방향 리더십!
실력과 성품을 겸비한 리더십 이야기 ‘칼과 칼집’
영향력 있는 리더가 되려면 칼과 칼집이라는 두 축을 갖춰야 한다. 칼은 콘텐츠, 즉 내용이다. 그것은 내가 축척한 지식이며, 연마한 실력이며, 경험을 통해 쌓아 올린 노하우다. 아무리 좋은 생각과 목표를 갖고 있어도 그것을 현실화시킬 수 있는 방법(tool)은 바로 이 칼이다. 프랑스 혁명의 주역들은 왕과 귀족을 몰아내고 정권을 잡았지만, 새로운 국가를 경영해 나갈 수 있는 실력의 칼을 다듬어 놓지 않았기에 결국 프랑스는 대혼란기에 접어들고 말았다. 대안을 제시할 수 없는 반대는 오히려 이전보다 더한 해를 가져오는 것이다. 세상이 자기를 몰라 준다 불평만 하지 말고, 역사가 기회를 줄 때 그것을 십분 활용할 수 있는 실력을 묵묵히 쌓아 놓아야 한다.
그러나 명검(名劍)일수록 칼집이 좋다. 그렇지 않으면 삐져 나가서 아무것이나 막 베어 버리기 때문이다. 칼을 실력이라고 할 때 칼집은 첫째, 겸손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낙차가 클수록 폭포의 파워가 세차지듯이, 가진 실력이 많은 사람일수록 겸손한 태도를 가질 때 그 실력이 더 찬란한 빛을 발한다. 그래서 어떤 의미에서 겸손은 나약한 자의 무기력한 선택이 아니라, 강한 자만이 보여 줄 수 있는 아름다움인 것이다. 특히 겉으로 드러난 표현만 겸손하게 할 것이 아니라 내 마음의 태도를 겸손하게 할 일이다.
겸손은 일방적인 자기 비하(卑下)가 아닌 하나님 관점에서 보는 정직한 자기 평가다. 하나님 보시기에 허점투성이인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소탈하게 인정하는 마음가짐인 것이다. 또한 칼집은 인내이다. 매미는 한철 울기 위해 애벌레로 7년을 기다린다. 식물의 성장도 대개 밤에 이뤄진다고 한다. 낮에 햇볕을 받아 광합성 작용을 하긴 하지만, 실제로 세포가 팽창하고 뿌리가 깊어지는 성장은 밤에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아이들도 주로 잠잘 때 큰다.
그래서 한참 성장기의 아이들은 잘 먹어야 하지만 동시에 충분한 수면을 취해야 하는 것이다. 진짜 병사는 싸우는 것보다 기다리는 것을 잘할 수 있는 병사다. 인내는 무기력하게 손놓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인간적인 최선의 준비를 끝내 놓고 하나님의 움직임을 기다리는 것이다.
칼집은 침묵이다. 당신이 이때까지 살아온 순간들을 한번 돌이켜 보라. 꼭 해야 할 말을 못 한 것에 대한 후회보다 안 해야 할 말을 해 버린 것에 대한 후회가 더 많은 우리가 아닌가? 리더는 어쨌든 끊임없이 말을 함으로써 수많은 사람들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존재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웅변을 배우기 전에 침묵의 지혜를 몸에 익혀야 하는 것이다. 한마디 말에 천근의 무게를 담기 위해서 하나님의 임재 앞에 침묵하는 습관을 익히도록 하자.
칼집은 자기 절제(self-control)다. 입맛이 당긴다고 다 먹어 버리면 탈이 난다. 힘이 있다고 해서 마구 휘두르면 안 된다. 불러 준다고 해서 다 가면 안 된다. 박수를 쳐 준다고 해서 무대에 계속 서 있으면 안 된다. 생각이 난다고 해서 다 말해 버리면 안 된다. 속도가 빠를수록 브레이크가 잘 듣는지를 체크하면서 가야 하는 자기 통제 능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칼집은 부드러움이다. 대가일수록 움직임이 부드럽다. 프로 골퍼들의 스윙이나 일류 축구 선수들의 움직임을 보라. 춤을 추듯 부드러운데 다이너마이트 같은 폭발력이 뿜어 나온다. 빈 수레가 요란하다고, 가진 것이 없는 사람일수록 목소리가 큰 법이다. 부드럽게 말하고 행동하자. 예리한 칼과 안정된 칼집을 겸비한 리더가 못내 그리운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