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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나야 요나시여
등장인물: 요나, 선장, 선원1.2, 승객1.2.3, 하나님의 음성
제 1막 부두에서
(무대에는 큰 모형 배가 있고, 무대 구석에는 많은 짐들이 쌓여있고 다시스 행 이라고 쓴 팻말이 보이고 선원과 승객이 승선해 있다.)
요나: (화난 표정으로 등장하면서) 하나님도 이번엔 너무하셨어. 아무리 내가 주님의 말씀을 전하는 임무를 띠고 있다지만, 그래 저 망할 앗수르의 수도인 니느웨로 가라니. 그저, 저주받아 폭삭 망해 니느웨 사람들이 벌벌 기는것을 내 눈으로 보아도 시원치 않을텐데, 그런 그들이 회개하여 하나님의 진노를 면하라고 가서 '니느웨 사람들아 하나님의 진노가 임하였으니 회개하라.' 이렇게 외치라니. 아이고 내 팔자야.
(손을 세워 목에 대며) 차라리 그냥 팍 죽어버려? (잠시 생각한 후) 나 같이 훌륭한 사람이 죽을 수는 없지. (손으로 목을 쓰다듬으며) 이대로 죽기에는 내가 너무 잘 났단말야. (방청석을 향해) 안그렇습니까? 여러분! 그러면 어떻게하지? (이마를 탁 치며) 그래! 하나님의 눈으로 부터 숨어 버리는거야! 어디가 좋을까? 가만 저기 보이는 배는 다시스로 가는 배 잖아! 맞아, 세상 끝이라고 알려진 다시스로 아무도 몰래가는거야!
(배로 다가가 승선한다.)
승객1: (무대로 강아지 인형을 끌고 등장한다.) 이 배 다시스로 갑니까?
선장: 네. 어서 오르십시요. 곧 출발합니다.
승객1: (강아지 인형을 보며) 누렁아 타자.
선장: 손님, 개는 배에 태울 수 없습니다.
승객1: 개가 어딨다고 그러십니까?
선장: (강아지 인형을 가리키며) 저게 개아니고 뭡니까? (방청석을 향해) 뭐, 그리 예쁘지도 않은 개를 저렇게 소중하 여기노. 겨우 변견을 가지고.
승객1: 선장! 뭐라고 중얼거렸소? 변견이라니? 음식을 두고 변이라니! 왜, 음식은 배에 못가져간다는 법이 헌법 몇조 몇항에 있소?
선장: 개가 음식이라구요? 기가 막혀서. 어쨌든 안됩니다. 개를 배에 태우면 부정탑니다. 절대로 안됩니다.
승객1: 정말 안됩니까?
선장: 안됩니다.
승객1: 할 수 없군. 얘, 누렁아, 집에가 있거라. 내년 여름 복날 친해보자.
선장: 우리 배에 승선하신 승객 여러분, 감사합니다. 저희 율리시즈호는 세계 최고의 쾌속 여객선이며, 승무원 전원이 무사고 항해사들 입니다. 그러므로 안전에 대해서는 염려 팍 붙들어 매시고, 최종 목적지까지 즐거운 여행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요나: 이젠 안심이다. 어디 조용한 곳에 가서 잠이나 푹 자야겠다. (무대 구석에 가서 눕는다.)
제 2막 배안에서
(배 앞에는 2겹의 물결을 장치해 놓는다. 두장의 물결이 번갈아 흔들리 며 배가 기우뚱거린다.)
선원: (노 젓는 시늉을 하며) 어기 영차. 어기 영차
승객2: 파도가 좀 높은데 괜찮을까?
선장: 여러분 걱정하지 마십시요. 이 정도 풍랑은 흔히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여러분의 안전을 위하여 모두 선실로 들어가 주시기 바랍니다.
(물결이 더욱 흔들리고 배도 기우뚱거린다. 사람들이 이리저리 쏠리며 넘어진다.)
승객3: 누가 내 발을 밟아? 누구야 누구!
(이리저리 쏠리다가 승객1이 승객2의 옆구리를 찌른다.)
승객2: 어이쿠 옆구리야. 당신이지? (승객3의 멱살을 잡는다.)
승객3: 이 사람이 미쳤나? 생사람 잡네. (승객2와 3이 서로 엉켜 싸움을 한다.)
선장: (싸움을 말리며) 여러분 지금은 사소한 문제로 다툴 때가 아닙니다. 지금 풍랑은 제가 평생 보아온 어떤 풍랑보다 더 합니다.
선원1: (선장에게로 달려와서) 선장님! 돛대가 부러지려 합니다.
선원2: (선장에게로 달려와서) 선장님! 방향키가 고장났습니다.
승객들: (모두들 두려워하며) 선장, 어떻게 되는 겁니까?
선장: 여러분 동요하지 마시고 함께 저기 짐들을 바다에 버려 배를 가볍게 합시다.
(모두들 무대위의 짐들 밖으로 던진다. 배는 더욱 기우뚱거리고 물결은 더욱 빠르게 움직인다.)
승객2: 아이고 이제는 죽었구나. 엄마아, 엄마아.
승객3: (승객2를 붙들고) 나는 연속극 아들과 딸에서 나오는 귀남이 보다 더한 8대 독자요. 나 좀 살려줘요.
승객1: 여러분! 우리 영험하신 계룡산 산신령님께 빌어봐. 이 몸으로 말할 것 같으면 백두산에서 30년, 지리산에서 30년, 계룡산에서 30년 도를 닦은 잘나가는 도사올시다.
승객2: 산신령이야 산에서나 힘을 쓰지 여기는 바다 한가운데요. 그 보다는 우리 바알님에게 빌어봐. 우리 바알님이 훨씬 영험하시지.
선장: 모두들 각자의 신에게 빌어 봅시다.
승객2: (품에서 조그만 인형을 꺼내들고) 하늘과 땅을 다스리시는 전능하신 바알 신이시여! 아세라신이시여! 저 좀 살려주세요. 살려줘요. 살려줘.
승객3: 위대하신 킨타쿤테님이시여! 우리를 구원하소서. 킨타쿤테! 호이호이. 킨타쿤테 호이 호이 (계속 외치며 무대를 돌아다닌다.)
(배가 더욱 흔들리며 모두들 쓰러진다.)
승객1: (일어나며 배뱅이 굿을 노래한다.) 왔구나 왔소이다. 시집도 못 가보고 원통하게 죽은 우리 배뱅이가 박수무당의 몸을 빌어 이제야 왔소이다. 아버지! 어허이 좋다. 쳐라!( 무당춤을 추며 돌아다닌다.)
선장: 온 세상의 지배자이신 제우스 신이시여! 헤라 신이시여! 헤르메스 신이시여! 아테나 신이시여! 비너스 신이시여! 박카스 신이시여! 큐피트 신이시여! 헤라클레스여 또 누가있나, 에라 모르겠다. 알지 못하는 신이시여! 좀 살려주세요. 살려줘요. (선장이 사방을 두리번거리다가 잠자는 요나에게로 다가간다, 화가 나서 큰 소리로)당신은 어째서 이런 때에 편히 잠을 자고있소. 일어나 당신의 신에게 도움을 구하시오 그가 우리를 불쌍히 여겨 구해줄지 아오.
요나: 알겠소. 찬송은 곡조있는 기도이므로 찬송이나 한곡 하겠소. "험한 시험물속에서 나를 건져 주시고 노한 풍파 지나도록 나를 숨겨 주소서."
선장: 배가 더 흔들려요. 다른 것으로 해봐요.
요나: 그렇다면, 이렇게 죽기 일보직전인 상황에서 어울리는 찬송은 "내 주를 가까이 하려 함은 십자가 짐같은 고생이나"
(배가 더욱 심히 흔들린다.)
승객2: 드디어 침몰하겠구나.
요나: 침몰이요? 이제 죽습니까? 그렇다면 "천부여 의지없어서 손들고 옵니 다."
(방청석을 향해) 누구 하나님 말씀책을 빌려 주시겠습니까? 난 매일 하나님 말씀을 읽고 앞 일을 알아보는데 갑자기 배를 타게되어 말씀책을 안가져 왔어요. (방청석에서 성경을 빌어간다.) 자, 어디 한 귀절 볼까. (성경을 아무데나 펼친다.) "유다는 물러가 스스로 목매어 죽으니라."(마 27:5) 아니! 무슨 말씀이 이래. (다시 성경을 펼친다.) "가서 너도 이와같이 하라." (눅 10:37) 갈수록 점점 내어이가 없어서. 자고로 삼세번 이라했으니 한번더. (성경을 펼친다.) "예수께서 유다에게 이르시되 네 하는 일을 속히하라 하시니"
(요 13:27) 에이 재수없어. 역시 내 성경책을 봐야되는 건데. 신약성경은 나하고는 시대가 안맞으므로 무조건 무효야.
선원1: 선장님 이 재앙이 누구때문인지 우리 제비를 뽑아 알아보죠?
선장: 그래, 그 방법이 있었어. 여러분, 우리 제비를 뽑읍시다. 여기 제비가 있습니다. 제가 먼저 뽑죠.
(모두들 제비를 뽑는다.)
승객1: 난 꽝이야.
모두들:나도. 나도.
승객2: (요나 것을 슬쩍보며) 당신이 뽑혔잖아. 축하합니다. 가만, 내가 말을 잘못했나?
선장: 무슨 이유로 우리가 재앙을 당하게 되었는지 말해보시요. 당신은 도대체 뭣하는 사람이며 어디서 왔으며, 어느나라 사람이요?
모두들: 말하시요. 말해.
요나: 으휴. 말씀드리지요.내 이름은 요나라고 합니다. 나는 히브리 사람이며 바다와 육지를 만드신 하나님 여호와를 섬기는 사람입니다. 하나님이 나에게 임무를 주셨는데 그것이 싫어 여호와의 낯을 피해 도망하는 중입니다.
(모두들 부르르 떨며 깜짝 놀란다.)
선원2: 으이그 끓는다 끓어. (오른 손을 가슴에 세우며) 오서방! (삿대질을 하 며) 당신 어쩌자고 그런 큰일을 벌렸오?
승객2,3: (삿대질을 하며) 죽여, 죽여!
승객1: 에이 잡것. 이 자 때문에 이 배가 부정 탓군. 어허 고시네, 잡귀야 물러가라!
선장: 모두들 조용히 좀 해주세요. (요나에게) 우리가 당신을 어떻게 해야 바다가 잔잔하겠소?
요나: 나를 들어 바다에 던지시면 됩니다. 여러분이 폭풍을 만나게 된 것이 나 때문이라는 것을 나는 잘 알고 있습니다.
승객1: 선장, 빨리 요나를 바다에 쳐 넣으시오. (능글맞은 표정을 하며 요나에게) 나를 원망하지 마시오. 원망은 당신 하나님에게나 하시요. 신은 잘 택해야 해. 나처럼 말이요. 부탁하나 합시다. 용궁에 가거든 우리 옆집에 살던 심청이 한테 안부나 전해줘요. 고것 참 이뻣는데, 쩝쩝. 자 모두들 이 사람을 들어 바다에 던집시다.
선장: 안됩니다. 승객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나는 승락할 수 없습니다. 우리 선원들이 최선을 다하겠으니 좀 더 참아봅시다. 협조 바랍니다.
(갑자기 배가 더 요동친다.)
모두들: 빨리 바다에 던져야 돼! 배가 침몰하려고 해, 선장!
선장: 요나의 여호와여, 죄 없는 사람을 죽인다고 우리를 벌하지 마소서. 여호와여, 당신은 당신의 뜻대로 행하시는 분이므로 이 사람의 죽음에 대해서 우리는 아무 잘못이 없습니다. (요나에게) 요나여 우리를 용서하시요.
(모두들 요나를 들어 배 밖으로 밀어낸다. 그러자 파도가 멈춘다.)
모두들: 아! 파도가 멈췄다!
선장: 오! 전능하신 여호와시여! 이젠 제우스를 버리고 여호와만 섬기겠습니다. (절을 하며 엎드린다)
승객3: 저도 바알을 버리고 당신을 섬기겠습니다. (바알 인형을 내동댕이 친다.)
승객1: 이런 엄청난 일이! 요나의 하나님이시여! 무지한 저희들을 용서하옵소서.
모두들: 나도, 나도, 저두요. (엎드린다.)
(큰 물고기가 그려진 모자를 쓴 사람이 나와서 요나를 끌어안고 퇴장한 다.)
제 3막 니느웨 성
요나: 큰 성 니느웨야, 여호와의 진노가 임하였으니 40일 후에는 결단코 멸망하리라. 회개하라! 회개하라! (그 자리에 주저앉아 다리를 주무르며) 아이고 다리야, 사랑하는 내 다리야, 사랑하는 내 살들아, 쓸데없는 일 때문에 참 고생 많구나! 성을 한바퀴 도는데만도 사흘씩이나 걸리니. 내가 물고기 뱃속에서 나온지 며칠이나 되었나? (손가락을 꼽다가) 에이 그만 떠들고, 요 싸가지 없는 니느웨가 어떻게 망하나 구경이나 하자. 가만, 저기 저 사람들 모 두 베옷을 입고 회개하잖아! (몸의 앞뒤에 알림글을 쓴 샌드위치맨이 나타난다.) 제게 뭐라고 쓴거야? 니느웨 왕도 삼베 옷을 입고 잿더미에 앉았다는게 사실인가 보군. (샌드위치 맨 앞뒤를 돌아다니며 적힌 글을 읽는다.) '이 것은 왕과 대신의 명령이다. 사람이나 짐승이나 일체 먹을 것을 입에 대어서는 안되며 물도 마셔서는 안된다. 사람이나 짐승이나 다 굵은 삼베옷을 걸칠 것이며 모든 사람들은 하나님께 기도하고 각자 자기 잘못을 뉘우치고 악을 버려라. 하나님이 혹시 뜻을 돌이키시고 분노를 거두셔서 우리를 멸망시키지 않으실지 누가 알겠는가?'
(방청석을 향해) 이런 개 같은 경우가 있나. 이럴 수가. (샌드위치맨은 퇴장하고, 요나는 자리에 털썩 주저앉으며 머리를 감싸쥐고는) 으이그, 니느웨는 살아났어. 내가 죽일 놈이야! 여호와여 제가 고국에 있을 때 주께서 이렇게 하실 것이라고 말하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제가 다시스로 도망가려 했는데 여호와여 이제 내 생명을 거두어 가소서. 사는 것 보다 차라리 죽는 것이 낫겠습니다.
하나님: 요나야, 네가 성 낼만한 이유라도 있느냐?
요나: (벌떡 일어나며 방청석을 향해) 왜 없어요? 여러분! 일제 식민지 당시 일본에 가서 "일본아! 회개하라"고 명하시면 여러분은 가시겠습니까? 일본은 회개하여 더욱 부강해지고 여러분의 나라는 계속 일본의 속국으로 남기를 원하십니까? 이런 일을 하는 것은 매국 행위입니다. 그래도 해야 합니까? (잠시 두리번 거리다) 거 봐요, 못하죠. 나도 그렇습니다. 나 도 내 조국 이스라엘을 사랑하며 지극히 애국자입니다. 그래서 국도 많이 먹어요. 시금치국, 미역국,콩나물국 다 좋아해요. 특히 서문교회 식당에서 주일날 점심에 먹는 국은 더 맛있어요. (손으로 입을 두드리며) 내가 웬 헷소리를 다하지? 여러분, 지금 한 말은 이 극을 쓰신 집사님이 원고를 잘못 써서 그런 것이니 없던 걸로 해 주세요.
(요나가 몇 발짝 옮겨 자리에 앉는다. 그때 한 사람이 박 덩굴 그림을 매단 우산을 들고와 요나 위에 씌워 준다.)
요나: 어디! 요 망할 놈의 니느웨야! 내가 이렇게 노려 보는데 네가 안 망하나 보자. (위를 쳐다 보며) 그 박 넝쿨 참 시원도하다. 덕택에 시원한 그늘을 얻었구나. 한숨 잘까?
(요나가 눕고, 벌레를 그린 모자를 쓴 사람이 들어와 박 덩굴을 모두 떼어내고 박 덩굴을 든 사람과 함께 퇴장한다.)
요나: (부시시 일어나며) 아이고 뜨거워. 사는 것보다 차라리 죽는 편이 낫겠어!
하나님: 요나야! 네가 이 박 덩굴에 대하여 화낼 이유가 있느냐?
요나: 그러믄요. 박 넝쿨이 얼마나 불쌍합니까? 박 넝쿨이 무슨 죄라도 지었습니까?
하나님: 요나야, 네가 수고도 하지않았고 키우지도 않았으며 하룻밤 사이에 났다가 그 다음날 아침에 말라죽은 그 박 덩굴도 측은히 생각했는데 하물며, 선악을 분별치 못하는 사람이 12만명이 넘고, 수 많은 가축도 있는 이 큰 니느웨성을 내가 불쌍히 여기는 것이 옳지 않느냐?
요나: 그거야 하나님 입장에서고요, 우리 나라를 특히 더욱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우리들의 입장에선 나의 행동이 그럴 수 밖에 없어요. 여러분! 여러분도 내가 잘못했다고 생각하십니까?
(모두들 무대위로 올라와 인사를 한다.) 감사합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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