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처음
고등학교 1학년 여름 방학때 친구 3명을 꼬셔서(거의 교육 시키다시피 ㅎㅎ)
텐트 빌리고 코펠 빌리고 고장난 석유버너 빌려서
3박 4일 동안 화왕산 관룡산 일대를 불때서 밥 해먹으며 돌아다닌적이 있고
이후
고교 3학년 여름 방학때는 좀더 꿈을 키워서 친구 3명을 규합하여
6박 7일간의 설악산 캠핑을 다녀 온적이 있다
20대 초반 잠시 뜨~~~음 하다가
20대 후반 취직을 하면서 수습직의 두번째 달의 월급 37만원으로
당시로서는 대한민국 최고인 코오롱텐트 5~6인용을 23만원에
그리고 버너 코펠 베낭을 구비하면서
한달에 최소 한번씩은 산행을 할려고 노력을 기우린것같다
혼자서......
둘이서...........
여럿이서............
한때는 산악회를 만들어 산행대장을 겸해..............
30대 후반까지는 어느 누구에게나 하나씩은 있듯이
내게 있어서도 산행은 참으로 소중한 취미중 하나로 함께 해 왔다
기쁠때나 슬플때나 어렵고 힘들때나 쾌재를 부를때나 그 어느때 이든.........
그러다 39세 어느날
우연히 건강검진에서 엔진에 이상이 생겻고 평생 약을 달고 살아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다
!!!!!!!!!......이제.... 산은 더이상 취미가 아니다...
3,4 세의 두 아들앞에 아버지로 살아있기 위한 도구의 한 형태로 "산행"은 자리매김 한다
" 살아야 한다 "
어찌하면 보기에도 지긋지긋한 저 커다란 약봉지를 식탁위에서 치울 수가 있나?
2년여 동안 거의 매주 산행이다
일도 친구도 부모형제도 눈에.........
남들이 7시간 걸리던 지리산 코스를 절반의 시간에 내려오고
이후 세시간을 기다려야 두번째 사람이 내려오곤 했다
거의 매주 장거리 코스만을 골라서 종주산행 위주로.............
등산화가 지금의것이 정확히 10개째 떨어져 가도록...........
그러기를 2년여.......
노력인지 재수인지 그 누구의 도움인지......
다시 엔진은 더이상 나빠지지 않고 무난히 제기능을 수행하게되고.............
내곁에는 다시 취미생활로서의 산행이 자리하게되고 오늘로 이어진다
그런데
예나 지금이나 가끔 듣는 말
" 산행 참 잘 하시네요"
정말이지 예나 지금이나 듣기에 적응되지 않는 어색한 말이다
나 아닌 누군가가 또다른 누군가에게 하는 말을 들을 때도 듣기 어색함은 매일반이다
혼자서 가도........
둘이서 가도.......
여럿이 무리지어 가도........
따스한 봄날 화왕산 진달래길을 나란히 걸어갈 때나.......
한여름 지리산의 깊은 계곡을 지나갈 때나......
화려한 단풍이 극치를 이룬 천불동 계곡을 내려 걸어갈 때나........
눈덮이고 거센 칼바람 몰아쳐 황량하기 그지없는 소백의 겨울능선을 지날때나........
중산리 매표소 지나 첫걸음 옮길때나.......
천왕샘 위의 가파른 길을 땀흘려 기어 오를때나......
정상의 표지석에 한 손 얹고 지그시 지평선 바라보는 때나........
하산 후 옆사람에게 머리숙여 한잔의 막걸리를 따르는 때나.........................
언제나 매시간 산과 함께 했음에..........
내가 진정으로 사랑하는 것을 너도 사랑했음에.........
바라보고 서로 감사의 마음을 잔잔한 미소로 표현하는 그런 산행이.............
이땅의 아름다운 산하 어느 구석을 배경삼아 한 컷 찍은 사진을
나중에 뽑아보면 자연스런 미소가
배경이된 산하마저도 보다 밝게 보이게 할 수있는 사람,미소, 그런 산행이..........
내가 참으로 좋아하는....... "나" 이고픈.................
" 산행 참 잘하는 사람" 이다
뛰어가지도, 기어가지도 않고 그냥 그렇게 걸어가는 사람
더하기 1 배우고 더하기 2 배우면서 곱하기도 나누기도 모두가 출발은 1 이었음에
자신에게도 남에게도 더함도 덜함도 없는 표현으로.........
...............!!!!!!!!!!!!!!!......................
" 오~~~ㄴ 달님 "
그냥 이름과 존재 그 자체로 함께 하는 사람의 행복입니다
그렇다고 누구나가 다~~ 달님일 필요는 없을겁니다
화~~안 하게 밝혀주는 달님을 더욱 돋보이도록
옆에서 반짝이는 작은 별님이어도 좋을것이고
소리나지 않고 그 누구의 눈에도 보이지 않는 그냥 "어둠" 그 자체이어도 좋을것입니다
아니면
달님과 별님과 어둠을 받쳐주는 대지의 공제선이어도 좋을것이며
그마저도 아니라면
어느 구석진 산골 초막의 깜빡이는 작은 호롱불이면 또 어떠하겠습니까?
외로움과 고달픔에 지친 어께 처진 길손이 어둔 밤길 홀로 지나가다
달과 별이 조화로이.........
은하수 찬란히 함께 빛나는.........
밤풍경 아름다운 정겨운 시골마을을 지나가고 있음에...........
잠시나마 근심걱정 모두 잊고 한소절 콧노래 정겨이 읖조리며 지나가게 한다면
그것으로 족하지 않겠습니까?
" 산행 참 잘 하는 사람 "
달님도.... 별님도..... 어둠도........ 길손도..................................
!!!!!!!!!!!!!!!!!!............ 그냥....... 지리산 생각........ 박석규생각.....................ㅎㅎㅎ
첫댓글 많은 부분이 공감에서 더 이상 입니다.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