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5 회 세계 한글 작가대회에 참석하고
경주에서 11월 12부터 15일에 걸쳐 (사)국제PEN한국본부 주최의 세계한글작가대회가 개최되었다. 이번이 제5회 대회인데 처음부터 빠지지 않고 참석해온 조시인의 권고로 이번에 처음 참가하게 되었는데 보람도 있었고 흐뭇하기도 하여 소회를 피력해 보고자 한다.
우선 대회장인 경주 화백컨벤션센터와 힐튼호텔의 아늑함과 정돈됨이 마음에 들었으며 첫째 날은 김홍신 작가님의 사회로 개회식(손해일 대회장)과 여는 공연으로 경주시립예술단의 축하공연과 주 낙영 경주시장님의 환영사로 우리 한글의 우수성과 경주고유의 신라문화도 살리는 의미에서 적절한 느낌을 받았다. 그 외에도 문체부장관을 비롯한 많은 분들의 축사와 환영만찬으로 공식적인 첫날을 보냈다. 그 후 로비에서는 개별적으로 무한 리필되는 포도주를 각자 나누면서(개별적으로 가져온 그 지방특산물인 사과, 밀감, 땅콩 등을 안주삼아)11시까지 친교의 시간을 가졌다.
다음날은 특별강연(주제1)으로 독일 본 대학의 명예교수이신 알브레히트 후베 박사의 ‘날개를 편 한글Ⅰ’에서 훈민정음에 나타난 음양오행설과 정보기술과의 관계에서 음양오행설에 관심을 가지고 접근하고 있다고 생각한 연사로서 성리학과 인체에 균형과 조화를 이루는 발성학과 음성학과의 관련 특히 세종대왕의 업적에 관한 탁월한 연구와 세종대왕은 온 누리가 담아있는 문자를 창제했으며 인공지능을 음양오행설만으로 해결가능하다는 차세대 컴퓨터의 아버지란 결론에 한글은 과학적이고 세계적인 우수한 문자라고 막연히 생각하고 있는 필자도 고개를 들지 못할 정도의 부끄러움을 가져다주는 듯한 우수한 연구발표라 판단되었다.
연이은 특강으로 ‘한글문학에서 세계문학으로’의 영국귀화인으로 서강대 명예교수이신 브러더 앤서니(안선재)박사의 한국시나 소설의 영역초기에 대한 활동과 역사에 대한 고찰이었는데 한국의 고전문학의 특수사정과 일제침탈기의 일본어 대신 모국어인 한국어를 말하면 벌을 받아야만 하는 역사와 소련과 미국의 지배를 받는 남북한의 분열과 분단현실과 한국전쟁의 발발과 그 후의 상황이었다.
남한에 남았던 작가들은 그 후 군사독재자들을 만족시키는 작품을 써야만 했고 사회적이거나 정치적인 문제들을 다루고자 하는 작가들은 심하게 징벌을 받았다. 전후 한국문학의 중심주제는 “역경을 딛고 승리하기” 이였으며 그 문학은 어느 정도 인간의 존엄성이 손상되지 않고 악몽 같은 사건들을 넘어 살아남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목적으로 한 것 같다. 눈물과 피, 한숨과 신음, 땀과 죽음은 자주 등장하는 창조물이다. 유머는 별로 보이지 않는다는 특징을 가졌다고 판단하였다.
한국인은 다른 모든 사람들과 같지 않고 한국인의 악몽의 역사는 그들에게 부담으로 부과되었고 그 언어는 그들에게서 빼앗아 갔고 아직도 이런 문제들로 고투를 벌이고 있다. 시가 한국인들에게 의미하는 것을 찾기 위해 아직도 고통스러운 기억들과 숨겨진 침묵들에 접근하는 수단으로 간주된다고 하였다.
세 번째 연사로 문학평론가이신 임 헌영 소장(민족문제연구소)의 ‘평화의 파수꾼으로서의 한글문학’과 네 번째로 전 중국연변대 총장이신 김 영민 강사의 ‘한국 망명 지사들의 동아시아 인식과 주체성’에 대한 특강으로 첫째 날 특강이 마무리되었다.
중식 후 주제발표 1로 “어떻게 손잡고 함께 벽을 넘을까?”에서 제1분과는“ 지역, 국가 간 협력방안1” 과 제2분과 “지역, 국가 간 교류와 협력방안Ⅱ”로 주제발표와 토론을 끝으로 둘째 날을 마무리 하였다.
셋째 날도 빡빡한 일정으로 주제발표 2로 “어떻게 장르와 공간을 확장할까?”의 분과 3의 “한글 문학장르의 새 지평과 연대”, 분과 4의 “한글문학 세계화의 범주와 확장”을 마치고 오후에는 문학강연으로 〔한글의 역사성과 그 의미〕에 대하여 4가지 명제의 강연으로 잘 마무리 되었다.
그 후로 힐튼호텔 앞 공원도로변에 세계작가대회 기념조형물 건립식을 가진 후 공식적인 폐회식과 한글문화축제 공연을 가진 후 포도주 넘치는 환송만찬을 끝으로 일정을 마무리하였다.
대회 중 저녁에는 로비에서 계속 포도주 곁들인 개별 친교의 모임이 계속되었는데 처음 참석한 필자로서는 생소한 얼굴들이였으나 처음 1회부터 빼놓지 않고 참석한 사교성 있는 조 시인의 도움으로 많은 유명한 작가들과 인사를 나누며 친교의 시간을 함께한 일들이 이번의 커다란 성과라고 판단된다.
특히 고향 초등학교의 한해 선배이자 친구인 문 해군참모총장(전)을 생각할 때마다 선입감으로 떠오르는 해군장교는 모두 사교춤도 잘치고 국제신사라는 개념에 젖어 있었기에 친근하게 다가온 여운의 인상을 남기신 전 제독과 윤 장군, 대구출신으로 문협 한국문화선양위원장으로 대구특산물을 친교의 시간을 위하여 많이 가져오신 손 시인, 시카코에서 우정 오신 림 관헌님, 그 외에도 인사를 나눈 여러 저명 작가님들과 나의 마음을 빼앗아 간 ‘만횡청류’의 홍 시조시인, 특히 이번에 예총회장으로 선임되신 이 근배 원로시인님과 짧지만 친교를 가지게 되어 큰 영광이 아닐 수 없었다.
모두들 건승하시고 건필하시길 바라면서 다음에도 만나 뵐 수 있기를 고대합니다. 이번 뜻깊은 제 5 회 세계한글 작가대회를 새삼 반추해보면서 한국문학의 세계화를 기원합니다.
기해년 11월 하순에, 옥당 최 주수 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