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패 판단 어려운 정체 속 '협상탐색용 정전' 예상 "내년 러시아 선거 고려할 때도 '모종의 휴전' 불가피"
돌파구 없는 전쟁 이어가는 젤렌스키와 푸틴© 제공: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의 휴전이 연내에 이뤄져 전투가 적어도 한동안 중단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을 독일군의 한 퇴역 고위장성이 내놨다. 2일 독일 dpa통신에 따르면 한스-로타르 돔뢰제(72) 퇴역 대장은 여름에 휴전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을 독일의 풍케 미디어에 밝혔다. 그는 여름이 되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 모두 '진전이 없다'고 말할 것"이라며, 그보다 전인 2월과 5월 사이를 승패 판가름이 어려운 정체 상태가 발생할 확률이 높은 시기로 꼽으면서 "그 때가 휴전 협상이 이뤄질 순간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돔뢰제 대장은 그러나 휴전이 이뤄진다고 하더라도 평화가 오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는 "휴전은 총쏘는 걸 중단한다는 뜻이다. (평화)협상에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중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협상 중재를 맡을 가능성이 있는 인물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 나렌드라 모디 인도 대통령 등을 꼽았다. 돔뢰제 대장은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은 우크라이나 전체를 가지고 싶어할 것이고 (우크라이나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는 우크라이나 전역을 다시 해방시키고 싶어하겠지만, 지금 남은 것(현실적으로 가능한 선택)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 모두가 수용할 수 있는 해결책을 협상으로 만들어내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10개월째 계속되는 우크라전© 제공: 연합뉴스 가능한 해결책의 예로 돔뢰제 대장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크림반도 같은 지역을 즉각 우크라이나 영토로 다시 편입하는 방안을 고집하지 않고 그 대신 이행 기간을 둘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돔뢰제 대장은 현역 시절인 2008년 아프가니스탄에 배치돼 카불 소재 국제안보지원군(ISAF) 본부 참모장을 지내며 다국적군에서 핵심 역할을 맡았으며, 그 후로 유럽 곳곳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령부에서 고위 지휘관으로 일했다. 러시아 관련 사안과 안보문제의 전문가인 독일 외교정책협회(DGAP)의 라츠 언드라시는 올해 여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사이에 협상이 있을 수 있다는 의견에 동의했다. 그는 "연말이나 그 전에 어쩐 종류의 휴전이 있을 공산이 크다"며 "그 뒤로는 더 싸우지 않으면 좋겠지만, 적어도 훨씬 적게 싸우기는 할 것"이라고 풍케 미디어에 말했다. 라츠는 러시아가 2024년으로 예정된 대통령선거 기간이나 그 전에 강도 높은 전쟁을 치르기를 원할 공산은 낮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관측은 근거로 러시아가 2023년에 전투의 강도를 낮추고 싶어할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러시아군의 보급 문제가 여름에 더욱 심각해질 공산이 크다는 점도 있다"고 덧붙였다. 유렵의회 외무위원회 위원장인 다비트 마칼리스터는 크렘린궁이 우크라이나에 강화조약 체결을 강요할 수도 없을 것이고 강요해서도 안 될 것이라고 같은 매체에 말했다. 그는 "휴전 협상을 위한 조건이 마련됐는지, 또 그 때가 언제인지는 오직 우크라이나 정부만이 결정할 수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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