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이 되었네요.후덥지근한 오후가 계속되더니 좀 시원한 맛도 갖게 됩니다. 한편 더 썼습니다.
고집쟁이
이성상
오늘도 국회의원들은 편을 갈라 결사항전에 여념이 없다. 국가와 국민을 위한 의정 활동을 포기한 듯 보인다. 오직 국민의 이익보다는 당의 이권을 위해 끝없는 당파싸움을 해 오면서 자신들만의 이익과 이권에 관련된 불리한 의안에 대해선 꼭 풀어야 할 과제나 국가목표도 상관이 없다. 이젠 국회를 여는 것까지 막고 회의를 불가능하게 한다.
고칠 줄 모르고 화합을 모르는 이런 행태를 난 고집으로 보고 싶다. 지나친 고집의 원인은 머리가 나쁘거나 아니면 자신이 없거나 둘 중의 하나일 것 같다. 남의 말은 언제나 무시하고 자기주장만 내세우는 사람 이런 사람들 주변에 있다. 이런 사람들은 사회생활 힘들것 같은데도 여전히 왕따라도 좋다 ‘내 멋에 살걸랑요’
하며 지내는 것 같다. 고집쟁이도 여러 명칭이 있고 급수가 있다.
우리나라 고전에 나오는 유명한 ‘옹고집’은 많이 들어 보셨을 것이다. 황해도 옹진 옹연골에 살던 옹고집의 고집과 포악성은 대단했나보다. 그는 심술이 사납고 인색하며 머리가 나빠 사리를 제대로 파악할 줄도 모르면서도 자기 고집은 절대로 꺾지 않는 그런 사람이었다는데, 걸인이나 중이 와서 구걸을 하면 동냥을 주기는커녕 욕설을 하고 후려갈겨서 쫒아버리는 사나운 면도 있는 그를 어느 도인의 한 드라마같은 연출로 회개하여 새사람이 됐다는 얘기 였다. 또 ‘벽창호’라는 표현도 있다. 이 말은 ‘벽창우’에서 변한 말이라고 하는데 평안북도 벽동과 창성 지방에서 나는 크고 억센 소로 사람이 고집이 세고 무뚝뚝한 것을 가리키는 말로 쓰이게 됐다고 한다. 그래서 ‘쇠고집’이란 말도 생겨난 모양이다.
지방에 따라 유래된 말도 있다.‘함경도아바이’들의 우직함과 근면성이 고집이 있다로 전하기도 하며 ‘경상도보리문댕이’들의 강직성과 무뚝뚝함이 입에 오르내리며 매도를 하기도 한다.
그러면 이 시대의 고집쟁이는 없는가? 먼저 여야 의원들의 변하지 않는 반대를 위한 대립정치, 이조 500년 당쟁의 그 폐해도 모자라 아직도 주야장창 물고 늘어지고 있는 행태를 들 수 있겠고. 여론의 눈치만 살피며 생태계 파괴라는 ‘대운하사업’을 포기 않고 있는 이 정부도 빠질 수 없다. 굶주린 인민은 돌보지 않고 엉뚱한 핵개발에 열을 올리는 북한 김정일 체제는 이시대의 매머드급 고집불통일 것이다. 고집에도 등급이 있는 것 같다. 성姓씨를 따져 몰아 부치는 경향이 있다.
대체적으로 안安강姜최崔씨가 고집이 대단하다고 널리 알려져 있다.조趙씨도 끼긴 하는데 요즘은 잘 안쳐 주는 모양이다. 연유는 잘 모르겠지만 이중에서 제일 급수가 높은 고집쟁이 가문은 安씨라고 한다. 강고집, 최고집을 제치고 안고집이 명성(?)을 얻은 이유는 어디 있을까? 예로부터 강씨성과 최씨성을 가진 사람과는 싸움을 하지 말라고 했다는 말이 전한다. 그들에게 걸리면 그 끈기와 뚝심, 무댑보는 당해 낼 수가 없으니 아예 포기하고 물러서는 게 낫다고 생각해서 아닌지. 그런데도 이 두 가문보다 安氏가 고집으로 우뚝 톱으로 올라선 이유가 무엇인가? 그들의 가문 중 ‘안중근의사’가 하얼빈역에서 침략의 원흉 ‘이토히로부미’를 자신의 목숨도 죽음 이라는 걸 알면서 도, 초개처럼 생각하고 저격에 성공해서 그 의지를 높이 산 것인가? 그럼 윤봉길의사 집안도 등급에 올라와야 되는데 그런 업적을 쳐 준 것 같지는 않고....그럼 도산 안창호선생......? 괜히 애국선열 어르신들 욕 뵈지 말고 가만히 우리 집을 들여다본다. 나의 부인이 安씨다.
가문을 빛 낼 만큼 외고집이 좀 있다. 내가 어쩌다가 교회를 하루 쉴 려고 하면 큰일이 난다. 할 수없이 거역 못하고 얌전히 옆자리 앉아 같이 다녀와야 하루가 조용하다. 자동차 기름 넣는 곳도 싸지도 않은데 제일 싸다면서 한군데만 다닌다. 또 있다. 집에서 콩나물국에 양념을 좀 적게 넣어 달라면 언제나 듬뿍 넣는다. 우리 딸도 꼭 자기엄마를 닮았다. 둘이 합세해 날 몰아세우면 난 언제나 외톨이다.
우리 어머니도 安씨성 이셨다. 우리 큰어머니도 같은 安씨셨고. 안씨 부인들 모시고 사시느라고 고생들 많이 하셨는지 큰집 작은집 어른들, 부인보다 먼저들 돌아 가셨다. 이런 말 자꾸 쓰다 또 구박 받게 생겼다. 그래도 날 공부하게 하고 집이라도 물려받게 하신 건 사실 安씨 우리 어머님의 힘이 컷다.
사실 나 역시 고집이 있다는 소리를 듣는다. 우리 집 부인께선 나보고 오히려 자기보다 고집도 아주 왕고집이란다. 그러면 난 당신 보단 아주 아래지 그건 고집이 아니라 ‘개성’이라는 거지 이렇게 이죽이며 변명을 하면 인정을 안 한다. 나이를 먹어 갈수록 머리가 굳어지는지 여유가 없어지고 마음은 더 예민해진다. 그래서 가끔 언성이 높아지고 설전을 치른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諸家治國平天下)란 말씀은 많이 들으며 살았는데 그게 쉬운 게 아니다. 부부는 닮는다더니 한쪽만 탓 할 일이 아닌가 보다. 말도 더 줄이고 기세도 이젠 기울어가는 걸 인정하며 지내야 할 것 같다.
이 세상, 사람 사는 일 에 해답과 길이 하나 뿐 일수는 없다. 모든 일엔 양면성이 있는 것이고 답이 여러 개 나올 수도 있을 것이다. 초지일관 수구꼴통 소리를 들어가면서도 소신을 갖고 정당한 일에 매진 한다면 누가 뭐라 하겠는가. 그건 신념일 수 있고 박수 칠 일이다. 그러나 무슨 일에 있어서 자기생각만 옳을 수 는 없다는 걸 아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괜한 고집으로 주변을 곤혹스럽게 하고 자신도 상처받는 일은 피해야 한다.
고집은 또한 욕심이나 자기과시에서 올수도 있다고 본다. 마음을 비우고 상대방을 배려하고 존중하고 이해까지 한다면 법이 필요 없고 이 나라가 남북이 갈라서지도 안 했을 것이다. 이제 이명박정부도 북한과 단절하고만 지내는 듯 보이는데 지난정부에서 시도한 햇볕정책을 그냥 덮지만 말고 다시 살펴보고 지혜롭게 펼쳐 갔으면 한다. 그들에게도 숨통을 트게 하고 많은 교류를 통해 그들 체제의 잘못된 점 을 깨닫게 하고 눈을 뜨게 해서 통일로 가야 하지 않는가.
내가 들은 개성공단 임금교섭도 조금 올려줘도 될 성 싶다.다른 비용도 따르지만 개인당 월 13만원(월$100) 주고 있는 현실은 좀 박하기도 한 것 같고, 북측이 4배 올리라는 것을 절반에서라도 합의가 되고 ‘3통’의 제약만 완화해 주거나 없애준다면 가능 하다고 보는 것이다.
그리고 국회 밖에서 이 더운데 땀 빼고 화합 못 하는 국회의원들 이제 그만 고집은 버리고 이 나라가 지금 처해 있는 상황을 깊이 통찰해서 진정 국가와 민족을 위하는 길이 무엇인지 끝없이 연구하고 발전된 의정 활동 해주길 바라고 싶다. 어쩌면 정치인들은 추구하는 모든 일들이 정책적인 것이고 신념일수 있다. 그러나 코드가 안 맞고 색깔이 다르다고 내 뜻만 내 세우는 한 바른 답은 찾기 힘들 것이다. 또한 안,강,최씨 문중 제위께 괜히 끌어들여 불명예스럽게 한 점 부디 용서하시길 바라고 싶다.
2009년 6월 27일
*개성공단에서 얘기하는 ‘3통’이란?
1, 자유로운 통행
2, 통신의 자유
3, 통관의 일관성, 이렇게 얘기합니다.
첫댓글 일간신문의 칼럼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요즘...정말 답답하죠? 선생님 글 읽으면 고개를 수도 없이 끄덕끄덕~~~했습니다.
감사합니다. 나는 또 '고집'을 너무 오버해 이상한데로 몰고 간듯도 해서 많이들 안 읽으시는구나 생각했습니다.
아마도 한 해의 절반을 보내느라 모두들 바쁜 모양입니다. 저도 집안에 우환이 있었고, 여러 일이 겹쳐 거의 눈팅만 하였습니다. 내용이 조금 겹친 부분이 있는데, 조금만 정리하면 좋은 글이 탄생될 것 같습니다.
고집쟁이가 주변에 한 둘은 있는데, 생각해보면 그야말로 고집쟁이로 몰아부치거나 아예 상대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미지로 그 사람을 보고 대하는 경우가 많은데, 국민들에게 실망을 주는 정치가들을 고집쟁이로 비유한 점이 흥미있습니다. 그런데 안씨 고집의 시조는 끝내 밝히지 않으셨네요.
그걸 제가 모릅니다. 행여 제가 안다고 해도 밝혀지면 安氏문중 한테 혼날것 같기도.....떠 도는 얘기인지 유래를 잘 모르겠네요. 나중에라도 알게되면 말씀드리겠습니다.
고집도 두 가지가 있는데, 소신성 고집과 트집성고집이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정치권 얘기는 가급적 수필에서 기피하는 항목인것 같습니다.
그렇지요. 교수님 한테 한마디 들었습니다. 헌데 글감이 되게끔 정치인들이 하는통에....
잘 읽었습니다. 제 고집은 또 얼마나 될지 생각 좀 해 보고 트집성 고집이면 고쳐야 겠습니다.
자신의 고집은 잘 모르고 남의 허물만 보게 되네요.쓸만한 고집은 남기고 남의 말 많이 듣고 살아야 겠습니다.
세상에 고집이 없는 사람이 어디 있습니다. 고집없는 사람은 뼈대가 없다고나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