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일 년 만에 이 앞에 다시 섰습니다.
바람이 심술 사납게 몰아쳤지만 그래도 좋았습니다.
아직은 한여름날의 환상적인 물빛에는 못미쳤지만 그래도 좋았습니다.
허나 계속하여 와~ 와~ 하는 내가 이상스럽기만 한 지
서쪽 바다보다 조금 더 아기자기할 뿐 바닷빛은 똑같은데 뭘 그리 감탄이냐고
옆에서 남동생이 한마디 툭 던져놓습니다.
이~런~ 돌덩어리 무감각한 넘 같으니라구...!!!
어찌 똑같으냐...? 완전히 다르구만...!!
느낌부터 다른데 어찌 똑같아 보이냐구욧...???
서쪽에 협재해변이 있다면 동쪽에는 역시 함덕해수욕장이죠...!!
으... 너무 아쉽습니다.
서쪽으로 이사를 한 후 동쪽 바다에 찾아올 일이 극히 드문지라
이것이 너무나 아쉽고도 아쉬울 따름입니다.
이곳은, 살인적인 여름햇살에 하얗게 반사되어 눈이 부시도록 아름다운 모래밭을 가지고 있는
김녕해수욕장입니다. 물빛 또한 함덕해수욕장에 떨어지지 않을 만큼 아름답구요...
아무튼... 동쪽 바다는 서로서로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아주아주 아름답답니다.
(나 혼자만의 생각인가...??? ^^)
김녕해수욕장을 지나서 그 다음 코스는 절대로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월정리...
하지만 이번에는 월정리 카페촌(?)을 조금 벗어나 건너편에 서서 월정리해변을 바라봅니다.
음... 월정리...
올 때마다 거대한 새로운 건물들이 우뚝우뚝 들어서고 있습니다.
음... 월정리...
왜 그런지 잃어버린 고향처럼 느껴지는 이곳...
별로 기대하지도 않았지만 그래도 라고 혼잣말을 하고서 빙~ 둘러보며
예전의 한적하고 쓸쓸했던 느낌을 애써 찾아보려 하였는데, 그런데
그 어디에도 애잔함이 묻어나던 그 느낌은 전혀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이 또한 월정리가 유명해지면서 겪어야 할 일이었으니 내가 뭐 어쩌겠어요.
다만 제주도 전체가 월정리처럼 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뿐......
그래도 뭔 넘의 미련이 이리도 깊은지 월정리에 대한 관심만큼은 버릴 수가 없네요.
첫정이라는 것이 이토록 무섭답니다... ㅠㅠ
이번에도 언제나와 마찬가지로 월정리에 대한 씁쓸함을 안고
세화리쪽으로 발길을 옮깁니다.
꺄~아~악~~
뭐니뭐니 해도 동쪽 바다의 <복병>은 당근 <세화바당>입니다.
전혀 유명하지 않아 한번도 들어보지 못한 바닷가였는데
세화 오일장에 갔다가 그 앞에 악~ 소리가 나도록 멋들어진 물빛이 찰싹이기에
완전 깜놀했던 곳이 바로 이 세화바당이었습니다.
역시 이곳도 한여름에 그 진가를 확실하게 발휘하는데
아, 여름날의 세화바당은 산소호흡기가 필요할 정도로 내 심장을 완벽하게 정지시켜 놓는답니다. ^^
생각지도 못한 복병에게 완벽하고도 완전하게 공격당하고 점령당한 기분이라고 할까요...?
아무튼 뭐, 나는 그렇다고 강력하게 주장하는 바입니당... ㅎㅎ
.
.
.
세화바당을 끝으로 해안도로를 벗어나며 제대로 제주스러운 시골마을을 어슬렁대다가
햐~ 몇 년 사이에 내가 이렇게나 달라졌나 하고 새삼스럽기 그지없었습니다.
처음 제주도에 막 도착했을 때는 제주도의 시골마을을 바라보며 한없이 난처하기만 하였습니다.
도대체가 <집>처럼 느껴지지 않는 그런 귀신이 나올 듯한 그러한 집을 사서 리모델링을 하겠다는
우리 집 남자가 미친 게 분명하다고 마구마구 퍼부어대고 싶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어느새 제주도의 시골풍경에 어느 정도 익숙해졌나 봅니다.
그때는 <집>처럼 느껴지지 않던 그런 집들을 이제는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그 모든 시골집들이 몽땅 빈 집처럼 보였었고,
그리고 그 허름한 집에 사람이 살고 있다는 것에 더더욱 기절초풍을 하고는 했었는데
이제는 그런 집에서도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 그리 신기하지도 않습니다.
이렇게 저렇게 나도 모르는 사이에 이렇게 저렇게 나도 제주도에 물들어 가나 봅니다.
이 물들어가는 것이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단은 제주도에 살고 있으니
적당히 제주스럽게 물들어도 그리 나쁠 것 같지는 않다고 스스로를 설득하고는 있는데...
흠...
좋은 일인지 나쁜 일인지는 앞으로 더 살아봐야 아는 거겠죠, 그렇죠...?
그러니 그때까지는 그냥 뭐, 이러고 살아야지 어쩌겠어요...
살다보면 알아지겠지요... ^^
< 2015/03/25 물들어도 나는 역시 이방인...!! >
첫댓글 백조님!
음청 반갑네요~^^
건강히 잘 지내셨죠?
오랬만에 글도 올리시고,
생활에 여유가 좀 생기셨나요?
이젠 제주사람이 되신듯 합니다?
저도 역시 많이 바뻤네요.
서울과 남쪽을 오고가며 이제 어느정도 구상했던 사업을 시작합니다.
준비는 어느정도 끝났고 다음달에는 사무실 오픈합니다.
외국인들과 매일 만나서 여기저기 같이 다녀야하고
이일은 다음주 까지 해야하고 10일에 작은 파티로 시작합니다.
시간나면 가끔 사진도 올려 보도록 할께요~^^
항상 건강하시고
즐거운 일상이시길 바랄께요~^^
그러게요, 음청 반갑네요~!! ㅎㅎ
요즘 <네이버>에서 <블로그>하다 보니
<다음>에는 잘 안 오게 되네요. ^^
사무실 오픈하신다니 추카추카~~!!! ^^
무슨 사업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대박>나시길... ㅎㅎ
싸부님도 항상 건강하시구요~ ^^
대박좀 나게 기도좀하이소!
억대년봉버리고 하는것이니..^^
딱2년..길게는3년.
자신의 자유를 위해서 합니다.
백조님두 홧팅하세요~!^^
대박나소서~ 대박나소서~ ^^
스와니님...방가방가...
이리 좋은 감동글 가지고 등장하셨구만요...헤헤
앞으로 주욱 좋은글 내려주삼...
무지하게 오랜만이네요...
여전히 잘 지내시지요...? ^^
Hi! 그림님!
방가딩가!^^
엄청 잘 지내셨쮸?
봄향기 가득한
4월 되셔요! ^^
스와니님 안녕하세요ᆞ오랫만에 수원에서 대구행 열차에서 카페 들어와 제주도에서의 생각에 잠겨 봅니다 ᆢ함덕 김녕 등 사이클 타고 다니며 텐트를 치고 밤 바다를 바라 보았던 지난 여름을 떠올리게 합니다ᆢ
아쉽게도 제주도에는 기차도 지하철도 없네요.
그래서 저도 문득 <기차>가 타고 싶어지는, 뭐, 그런 기분이... ^^
제주에서 추진하시는 일이 순조롭지 않을텐데 잘 극복하시고 진행시키고 있으시니 너무 반갑군요 ᆞ항상 건강하시고 또 유윌이 오면 동북 해안길 수국의 환영을 만끽 사세요 ᆢ저는 평택일 결과 가 기대이상으로 좋습니다 ᆢ현제 수원 일이 바빠서 카페 잘 돌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ᆢ^^
기대이상으로 결과가 좋아서 참으로 다행입니다.
앞으로도 쭈~욱 평탄하게 잘 진행되길 바랍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