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츰 경제 사정이 나아지면서 방송국에서도
어린이날 행사를 야외에서 성대하게 치를 만큼
어린이 프로그램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1972년 5월 남산 어린이회관 옆
야외음악당에서 열린 어린이날 행사 때 찍은
이 사진은 그런 시대적 배경을 안고 있는 추억어린 앨범이다.
당시 필자는 티없이 맑은 어린이들과 함께 어울려
행사를 진행하느라 여념이 없었는데
소리도 없이 공연장 뒤에서 박정희 대통령 부인
육영수 여사가 비서 한 사람만을 대동하고 나타나
필자는 물론 진행 진 모두가 당혹스러워했던 기억이 있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www.516.or.kr%2Fup_fd%2Fnews%2F%EB%82%A8%EC%82%B01.jpg)
사전에 예정된 일이 아니라서 따로 자리도
마련하지 못한 채 우선 필자 옆에 의자를 마련해
행사에 대한 설명을 했다.
행사에 초청된 불우 어린이와 효도 어린이들의
명단을 들려주자 육 여사는 이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필자에게 묻곤 했다.
이때 필자에게서 들은 불우 어린이들에 대해
육 여사는 나중에 따로 비서관을 시켜
사정을 살피게 했다는 얘기를 전해들을 수 있었다.
대통령 내조에도 조용하기만 했던
육 여사의 이 같은 성품은 어린이들에 대한
관심 표현에서도 다를 바 없었던 것이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www.516.or.kr%2Fup_fd%2FPHOTO%2F2.%2520%EC%96%91%EC%A7%80%ED%9A%8C%EC%A3%BC%EC%B5%9C.jpg)
▲이날 육영수 여사는 70세 이상된 어버이
1천여명을 경회루에 초대했다.
세월이 흘러 육 여사는 흉탄에 서거하고
필자도 이순(耳順)을 넘긴 나이가 됐지만,
항상 어린이를 사랑했던 육 여사의 온화한 성품은
지금도 기억에 생생히 남아 있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www.516.or.kr%2Fup_fd%2Fboard%2Fnews_img%2F2013%2F05%2F04%2F2013549365578690.jpg)
‘웃고 뛰놀자. 그리고 하늘을 보며 생각하자’
전국의 어린이회관에 새겨진 육 여사의
어린이 사랑을 담은 이 시구(詩句)는
이제는 찾아보기조차 어렵게 됐고,
남산의 어린이 회관마저 도서관으로 바뀐 지금,
5월 어린이의 달에 새삼 어린이를 사랑했던
육 여사를 돌이켜 생각해 봄은
필자의 감상만은 아닐 것이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01724D3C51844E130D)
[글, 옮김, 編: 定久]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jungnh.com.ne.kr%2Fimage2%2Fline13.gi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