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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사랑하는 남자 홍대유
 
 
 
카페 게시글
☆―…국내외 경마뉴스 스크랩 말 발굽으로 운동화를 만든다면?
비류연75 추천 0 조회 65 08.01.06 19:59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말 발굽의 비밀  


 

 

 

 동물의 발굽은 해부학적으로 볼 때 사람의 발톱과 같습니다. 사람은 한 다리에 다섯 개의 발톱을 가지고 있는데, 말은 노새, 당나귀와 같이 한 다리에 한 개의 발굽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들을 단제류(單蹄類) 동물이라고도 합니다. 소, 돼지, 양은 발굽이 두개이고 퇴화되어 발목에 붙은 것까지 해서 여러 개의 발톱을 갖고 있어 우제류(偶蹄類)라 합니다. 단제류보다 우제류의 발굽은 빨리 달리기에는 부적합합니다. 말도 원래는 한 다리에 여러 개의 발가락과 각각의 발톱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진화과정에서 보다 빠르게 달리기 위해 다른 발가락은 퇴화하고 세 번째인 가운데 발가락과 발톱만 남은 것입니다. 그 대신에 발굽의 강도와 기능이 다른 동물에 비해 매우 잘 발달되어 있습니다.


  말이 전속력으로 달릴 때에는 순간적으로 한 발굽에 체중의 약 10배 정도의 무게가 실립니다. 그러니 보통 450kg의 경주마인 경우는 발굽에 순간적으로 걸리는 충격이 약 4.5톤의 무게가 되는 셈입니다. 이런 큰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무언가 특수한 완충구조를 가지고 있지 않으면 안됩니다. 말의 다리와 발목은 몸체에 비해 매우 가늡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 다리가 쉽게 부러지지 않는 것은 발굽과 다리에 특수한 완충 구조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효과적인 완충작용을 위해 말발굽에는 어떤 구조와 기능이 숨겨져 있는 것일까요.

 

 

 


  말의 발굽은 단단한 각질구조로 둘러싸여 있으며 앞쪽으로 비스듬하게 경사져 있고, 뒤쪽은 말랑한 연질구조인 두개의 반구(半球)가 내외측으로 각각 하나씩 붙어 있으며 후면의 경사는 급합니다. 특히 발굽의 앞쪽 각질부의 경사면 각도는 약 45~50도인데, 이러한 구조는 앞쪽으로 발을 내딛으며 착지할 때 기하학적으로 힘을 분산할 수 있는 삼각형구조이며, 달릴 때 앞다리의 착지 직전 지면과 이루는 각도가 45~50도 정도이므로 굽바닥은 지면과 평행을 이루게 되어 착지할 때 특정부위가 먼저 지면에 닿지 않고 굽바닥의 전후좌우가 거의 동시에 지면에 닿아 충격을 고루 분산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는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제벽은 각질로 둥글게 싸고 있는 원통형태이나 뒤쪽은 연결이 끊어져 신축성 있는 연질 조직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발굽이 착지하는 순간 무게가 가중되면 뒤쪽이 좌우로 벌어지면서 발굽이 납작해집니다. 물론 발을 지면에서 떼면 다시 수축되어 원상태로 회복됩니다. 마치 자동차 하부의 겹판 스프링과 같은 역할을 하며 쿠션작용을 하는 것입니다. 땅에 찍힌 말발굽의 자국을 보면 둥그런 원형인데, 특히 앞발굽은 완전한 원형에 가까우며, 뒷발굽은 앞뒤로 길게 타원형입니다. 원형구조는 어떤 특정 부위에 충격을 받더라도 이를 발굽 전체에 고루 분산하기에 유리한 구조입니다.

 

 

 


  발굽을 들어 밑을 살펴보면 굽바닥(蹄底 sole)이 평평한 것이 아니라 가운데가 깊고 오목한 돔의 형태로 되어있습니다. 그러므로 발굽이 지면에 착지하고 서있는 상태에서도 굽 변연부만 지면과 접촉할 뿐 굽바닥은 지면과 접촉하지 않고 천정형태로 위에 떠있습니다. 즉, 이와 같이 굽바닥과 지면 사이에 유격이 있는 것은 착지할 때 일시적으로 굽바닥이 밑으로 밀려 내려올 수 있는 공간이며, 이는 마치 공기타이어와 같은 완충역할을 하기 위한 구조입니다. 이러한 역할이 가능한 것은 발굽 속에 현수구조의 원리가 숨어 있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하면 발굽속에 있는 뼈(제3지골)가 바로 지면을 디디고 체중을 지탱하는 것이 아니라 굽벽 내측의 수많은 미세 융모와 굽뼈 외측에 미세 융모가 서로 손가락 깍지를 끼듯이 결합되어 실제로는 제벽외연만 지면에 닿아있고 내측에 있는 뼈는 마치 원통형 그네 줄에 매달려 공중에 떠있는 형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착지 시에 충격이 가해지면 결합조직이 늘어나면서 완충작용을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결합조직을 제엽조직(蹄葉組織)이라 하며 딱딱한 지면에서 장시간 빠르게 달리면 제엽조직이 손상되어 제엽염이 생기는 것입니다.

 

 

 


  발굽을 들어 바닥 뒤쪽을 살펴보면 바닥에서 뒤꿈치로 연결되는 곳에 푹신하고 두툼한 삼각형의 물체가 있습니다. 그것을 제차(蹄叉 frog)라고 하는데 이는 탄성 스폰지 조직으로 되어있어 발굽이 착지할 때 그 자체가 완충작용을 할 뿐만 아니라 발굽이 회전 또는 정지할 때 발굽의 축이 됩니다. 이와 같이 제차는 마치 운동화의 뒤 굽과 같은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또한 제차에는 스펀지와 같이 미세한 공극이 많아 그곳에 평소 습기를 저장하고 있다가 발굽각질이 건조해지면 수분을 공급해 주는 보습역할도 합니다.


  그 외에도 충격완화를 위한 발굽의 또 다른 특수구조가 있는데 제3지골 측연골, 지쿠션(digital cushion) 등이 그것입니다. 제3지골의 측연골이란 것은 발굽속에 있는 것으로서 물렁뼈와 같은 재질로 마치 새가 날개를 V자로 펼치고 있는 모양을 하고 있는데, 굽에 압박이 가해지면 이 연골이 탄력적으로 옆으로 벌어지며 완충작용을 합니다. 이외에도 발굽바닥에 지쿠션이라고 하는 생고무 같은 탄성섬유성의 쿠션 덩어리가 있습니다. 이곳에는 혈관과 신경이 분포하지 않아 어떤 압박감이나 통증을 느끼지 않기 때문에 완충물질로서는 더욱 안성마춤입니다.

  

  발굽은 겉으로는 단순해 보이지만 이와 같이 다양한 형태와 기능을 가진 구조물들이 서로 조합하여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면서 스프링 역할을 하여 발굽에 걸리는 막대한 착지충격을 완화할 수 있습니다. 간혹 정상적인 형태가 아닌 발굽이 있는데 이는 발굽 자체도 고장날 확률이 높지만 다리로 타고 올라오는 충격을 완충하지 못하여 발목과 무릎의 관절염 또는 인대염 같은 운동기질환을 일으키기가 쉽습니다. 또한 좌우가 비대칭이거나 발굽의 경사가 너무 급한 경우 또는 좌우의 발굽이 나란하지 않고 안쪽으로 모아지거나 바깥쪽으로 벌어진 말처럼 비정상적인 형태도 역시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말굽 보호를 위한 신발신기기 - 장제

 


  서양에 "No hoof, no horse"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말은 발굽이 건강하지 않으면 말로서 가치가 전멸된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말에게 있어서 발굽은 제 2의 생명이라고도 합니다. 말발굽은 항시 과도한 충격을 받는 부위인데 복잡하고도 다양한 구조와 기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자칫 고장날 가능성도 높습니다. 그러므로 발굽이 손상되거나 감염되지 않도록 평소에 세심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우리 사람에게는 ‘발이 편해야 몸도 편하다’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신발이 편치 않으면 발병이 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만일 말발굽 속에 숨어있는 고도의 생체역학적 원리를 사람의 신발에 응용한다면 훨씬 편하고 안락한 신발을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더 나아가 스포츠 신발에 접목하면 북경올림픽에서 더 많은 금메달을 획득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심판처장(수의학박사)  김 병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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