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11 고난을 즐기자 (2018.8.19.)
숨이 막힌다는 것을 적실히 느낀 한 여름이었다. 그런데 말복이 지나자 저녁부터 산들바람이 불기 시작하니 밤에 30년된 덜덜거리는 선풍기틀지 않아도 시원한 밤이라서 단잠을 자는 밤이 되었다. 더위가 지나갈 줄 모르고 이렇게 111년만의 더위라고 정부에서는 발표할 정도인데 옛 조상님들은 111년전 그 더위속에 어떻게 선풍기도 없이 견디셨을까?
더위 가운데 어릴 때 추운 겨울이 생각이 났다. 초등학교 4학년때 신동아일보를 우리 삼형제가 귀가 길에 120여가구를 배달 하였다. 학교에서 수업을 마치면 일산역으로 달려간다. 왜냐하면 서울역에서 출발하여 일산역에 오후3시 45분에 기차가 도착한다. 그 기차의 화물칸에는 신문이 오기 때문이다. 우리 삼형제는 기차가 도착하면 화물칸에 들어가 신문 한뭉치를 들고 나온다.
신문 뭉치를 들고 신문 사무실 와서 라면1개를 끊여 우동처럼 부풀려서 각자 나누어 먹는다. 그리고 각자 맡은 구역으로 흩어져 신문을 돌리고 집에서 만난다. 그런데 어느 겨울날이었다. 매우 춥고 바람도 매섭게 불고 눈이 얼마나 많이 왔는지 논에 물을 공급하는 문촌과 강선사이의 수로가 있는데 그 수로가 평평해져서 뚝길이 안 보일 정도였다. 지금은 일산 신도시가되어 그곳에 나무를 심고 긴 공원을 잘 만들어 쉼터가 되어 있다.
그날 따라 눈이 많이 와서 그런지 서울에서 출발한 기차가 1시간이나 지나 늦게 도착하였다. 겨울이라서 그런지 해는 금방 떨어져 주변은 어두캄캄한 가운데 신문을 돌리고 집에 와보니 1학년 동생이 오지 아니하였다. 그래서 온 식구는 서로 말을 못하고 얼굴만 쳐다 보게 되었다. 혹시 막내가 오다가 눈속에 빠졌나? 캄캄한 겨울 눈보라에 길을 잃어서 눈에 뭍친 것이 아닌가하고 찾아 나섰다. 집에 오는 길을 역추적하여 찾아 갔다. 오마리와 후동마을 사이 산언덕에서 목장하는 곳이 있는데 그곳까지 찾아가니 목장주인께서 나와서 아이에게 눈이 많이 내리니 그친 다음에 가라고 잠시 의자에 앉아서 쉬라고 하였는데 그만 잠이 들어서 거실에 눕혀 놓았다고 하며 깨워 주셨다. 그때를 생각하면 동생하나 잊어버린줄 알고 얼마나 걱정을 했는지 모른다.
올해는 다른해와 달리 111년만의 더위라고 해도 이렇게 지낼 수 있었던 것은 지난 세월속에 고생했던 날을 생각해보면서 능히 감당치 못할 것은 없으며 감당치 못할 일은 하나님이 허락지 아니하신다는 것을 느낍니다. 그리스도인에게는 더욱 나를 위하여 십자가에 못밖혀 죽으시고 부활하신 예수님이 계시기에 고난이 있어도 범사에 감사하면서 살 수 있지요. 고난을 한번 즐겨봅시다.. 그러면 천국이 임한다.
대한예수교장로회 용현동교회 담임목사 박광필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