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2월 송년 산행 소식과 2018년 산행 안내
정유년(2017년) 남은 날이 손가락 두개로 꼽을 수 있을 만큼 짧게 남았다.
요즘은 세상이 좋아져 휴대폰이 인터넷에 연결되어 온갖 소식을 휴대폰으로 다 주고받을 수 있지만 나는 아직 휴대폰으로 카페에 글을 올리는 방법을 모르는 구닥다리라, 내가 가끔 세상과 소통하고 카페를 통해 소식을 전하는 컴퓨터인터넷 장(場)이 내가 주로 머무는 곳과 멀리 떨어져 있어 내가 소임을 맡고 있는 대농55동기산악회 소식을 전하려면 따로 시간을 내어 컴퓨터인터넷이 되는 곳으로 와서 소식을 전해야한다.
지난 12월 7일(목)에 2017년 송년 산행을 달서구 도원동에 있는 삼필봉에 갔다 왔다. 송년 산행 후 산행 소식과 2018년 무술년(戊戌年) 산악회 시작을 알리는 공지를 빨리해야 했는데 이런저런 일로 차일피일 하다가 2017년의 마지막 잎새가 곧 떨어지려 코앞에서 달랑거릴 때 대농55동기산악회 소식을 전하려 컴퓨터인터넷이 되는 곳으로 급히 달려왔다.
2017년 12월 7일(목) 대농55동기산악회 송년 산행은 “의리를 중히 여겨 중후함이 산과 같아 산을 좋아하고(樂山)”, 푸른 피가 흐르던 까까머리 시절부터 머리에 하얀 서리가 내린 칠학년 문턱을 밟은 날까지 반세기가 넘도록 우정을 소중하게 가꾸어온 열두 명의 회원들이 월광수변공원 주차장에서 출발하여 겨울이 내려앉아 찬바람이 서성이는 월광수변공원 도원지 가장자리 길을 지나 삼필봉으로 가는 등산길에 올랐다.
무성했던 이파리들에 가려 보이지 않았던 가지들이 겨울 찬바람을 맞으며 든든하게 버티고 서서 찬란한 봄을 꿈꾸는 나목들과 계절이 변해도 푸른 절개를 잃지 않고 굳건히 본 모습을 잃지 않는 소나무가 어우러진 산길을 올랐다.
아주 완만한 등산길은 아니어서 두꺼운 겨울 등산복을 입고 한참 걸으면 땀이 약간 배일정도로 걷는 맛을 즐기며 수려한 겨울 산의 풍광을 즐길 수 있는 걷기 좋은 등산길 이었다.
이 등산길엔 남녀 간의 애절한 사랑을 상징하는 연리지(連理枝)의 이야기가 숨겨져 있고, 수만 년의 지질시대 역사를 간직한 암괴류(岩塊流)도 소규모로 있었다.
암괴류는 입경(粒徑) 30cm이상 암괴들이 모여 넓게 집적된 지형인데 비슬산(달성군 유가면)의 암괴류가 전국적으로 유명하다.
삼필봉 가는 계곡에 있는 것은 돌의 입경(粒徑)이 작고 규모도 작아 암괴류(岩塊流)라 하기엔 조금 부족했으나 크기가 작은 암회색 돌들이 삼필봉으로 올라가는 계곡에 넓게 흩어져 흘러내리는 이색적인 풍경이 앙상한 가지를 드러낸 겨울 산의 풍광과 어우러져 한 폭의 산수화 같은 풍경 속으로 산행객을 이끌었다. 산내음 맡으며 계절 따라 변해가는 풍광을 즐기며 친구들과 마음을 나누며 산길을 걷는 즐거움도 매력적이지만, 삶에서 얽히고설킨 사연과 시름들을 산 아래에 다 내려놓고 배낭에 소주 한 병(막걸리도 좋다), 안주 조금 넣고 산에 올라 걷다가 목마르면 잠시 쉬어가며 마음을 같이하는 친구들과 소주잔에 정을 담아 한 폭의 산수화에 묻혀 마음을 주고받는 시간이 우리에게 주는 귀한 선물이고 더 큰 즐거움이리라, 이 즐겁고 귀한 선물 같은 시간을 2017년 12월 7일(목) 송년 산행지인 삼필봉 가는 세 봉우리 중 첫째 봉우리를 거쳐 두 번째 봉우리를 올라가는 산기슭에 나무가 병풍처럼 둘러서있어서 찬바람을 막아주는 양지바르고 평평한 곳에 둘러앉아 2017년 마지막 산행 송년주(送年酒)를 같이했다.
황주운 친구가 준비해온 관문시장표 통닭 3마리와 고관대작들만 맛볼 수 있었다는 담근약주, 박종익 친구가 푸짐하게 준비해온 칠성시장표 강정과 과자, 초코파이와 그 시절 생각이 간절한 25도 소주, 그리고 친구들의 배낭 속에서 화수분처럼 쏟아져 나오는 사과, 귤, 소주, 마른안주 등...,
와!!! 그리운 시절 서부영화 건맨(gunman)의 가죽재킷 안주머니에서 불숙 꺼내 홀짝홀짝 마시는 모습이 너무 남자답고 멋있어 보였던 그 휴대용 위스키 병까지 등장하여 대농55동기산악회 송년 산행 중간 휴식시간은 아주 근사하게 차려진 송년 찬치가 벌어졌다.
술잔에 정을 담아 주고받는데 하늘에서 송년 산행을 축하해주는 하얀 눈꽃이 잠시 내려 축하해 주어 산행이 더 뜻 깊고 즐거웠다.
우리학년의 등산은 산 정상을 목표삼아 오르다가 쉬고 싶을 땐 산기슭에 앉아 산 정상을 맘속에 담고 친구들과 소주잔을 부딪치며 마음을 나누고 정을 쌓는 즐거운 시간을 만끽하다 내려오는 것도 칠학년 문턱에 들어선 우리들의 지혜로운 산행 방법중 하나가 아니겠나 생각해 본다.
2017년 송년 산행은 삼필봉 둘째봉우리 산기슭에서 술잔에 정을 담아 서로 주고받으며 우정을 더 두텁게 쌓은 후 오르지 않은 두 봉우리는 마음에 담아 하산주를 하려 예약된 영천 자양댐 매운탕 집으로 향했다. 워낙 유명세를 탄 집이라 예약을 했는데도 자리가 빨리 나지 않아 기다리다 겨우 자리를 잡고 앉았다. 이집은 몇 번 와본 적이 있어 그 맛을 익히 알고 있었지만, 음식 맛은 음식 본연의 맛도 중요하지만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같이 먹는 사람이 누구인가에 따라 음식 맛이 결정되기도 한다.
여행의 장소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누구와 같이 갔느냐가 더 중요하듯...,
송년 산행 후 먹은 민물매운탕은 민물고기를 푹 고아 뼈를 모두 걸러낸 살코기에 각종야채와 마늘을 듬뿍 넣고 끓여 비린 맛이 전혀 없고 맵지 않아 민물 매운탕을 처음 먹는 사람도 거부감 없이 먹을 수 있는 수준급인 매운탕 맛과 마음을 나누며 반세기 생을 함께한 친구들의 정이 곁들어져 황홀한 맛으로 닥아 왔다. 하산주를 주고받으며 산악회 발전을 위해 걱정해주시는 회원들의 고견을 귀에 담아 세기고 2018년 1월 산행은 혹한기라 쉬기로 중지가 모아졌다.
2018년 시산제와 산행 일정은 집행부에서 의논하여 따로 공지하기로 하고 나오니 삼필봉이 키 높은 병풍처럼 서쪽에 가려져있는 주변은 노루꼬리보다 짧은 겨울 해가 벌써 얼굴을 감추고 짙은 산 그림자가 식당마당에 내려앉아 있었다.
올 한 해 동안 대농55동기산악회 발전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주신 회원 모두에게 감사드리며 2018년 새해엔 회원님들의 더 많은 성원과 편달 있으시길 바랍니다.
이틀 남은 2017년 정유년(丁酉年)을 잘 마무리하시고 닥아 오는 무술년(戊戌年) 새해엔 더 건강하시고 가정의 화목과 활력이 넘치는 행복한 날 되시기 바랍니다.
함께해서 늘 고맙고 감사했습니다.
2017년 12월 29일
사 무 국 장 박 용 석
※2018년 1월 산행은 혹한기라 쉽니다.
※2018년 산행 계획은 따로 의논하여 공지하겠습니다.
첫댓글 사무국장님 올 한해 수고 하셨습니다
내년에도 변함없는 관심과 필력을 기대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