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술자리가 이어지다 보니 속 좀 풀 겸
저녁때 동태 한 마리 사서 매운탕을 얼큰하게
끓여놓으라고 아내한테 일러두고
똑같이 일하러 다니는 주제에 미안한 감도 있지만
이슬이라도 한 병 챙겨서 들어갈까 하는데
바빠서 저녁준비를 못했다는 연락이 옵니다.
아이들은 빵으로 요기를 했다 하여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동네 회센타에서 아내를 만나
광어회에 두꺼비 하나 뚝딱 해치우고 매운탕에 땀을 쏟고
저녁뉴스를 보고 잠자리에 일찍 드니 일찍 눈이 뜨여
물터에도 다녀왔는데 새벽길이 점점 하루가 다르게
밝아지는 것 같습니다.
아침을 먹기 전에 느긋하게 신문을 펼쳐 드니
서해안이 쭈꾸미 열기로 뜨겁던데
작년에 우연치 않게 먹어본 기억을 더듬어보면
먼저 냄비에 다시마를 넣고 펄펄 끓여가며
쭈꾸미는 대충 머리만 분리해서 몸통과 다리는 살짝 데치고
통통한 머리는 통째로 조금 더 익힙니다.
몸통과 다리의 쫀득한 맛,
입안을 가득 메우는 머리의 포만감,
바다 궁전이 따로 없습니다.
전역후 포항에 새 일자리를 잡은 동네 형님이
오늘 올라오셨다니 오늘은 저녁때
부부동반 모임이 있을 것 같습니다.
빌딩 담장 앞에 산수유, 진달래, 개나리가
흐릿한 봄날을 비웃듯 화들짝 피었는데
먼지 낀 유리창마냥 한바탕 빗물에 씻기워야
도심 속 하늘이 맑아지려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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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들』
쭈꾸미
물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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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3.25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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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새로산 집에 산수유 두그루가 있습니다. 그 산수유 두그루가 지급 막 노란색을 발하고 있습니다. 막걸리 그리운 이봄 어울려 한 잔 하시죠
막걸리 농주는 서울에서 다시 시골집으로 낙향했을 때 벗들과 어울려 많이 찾았습니다. 지금은 산꾼들도 맥주보다 막걸리를 더 선호하더군요. 수행하는 사람들은 음식으로 여겨 한 잔 권하면 안주는 집지않습니다. 음식을 먹는데 안주가 필요 없겠지요. 좋은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