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보스님에게 계를 받고 군대안간 샴발라출판사 사장 버콜즈
김광선
1989년 본지 창간호를 발행하면서 미주에 한국불교의 시작을 서경보스님이 유학을 하기 위해 미국에 온 1964년으로 책정하였다. 당시 서경보스님은 미국에 자주 왔고 또 뉴욕 백림사 법회에도 자주 만날 수 있었기 때문에 스님의 행적에 관해 중요성을 인식하고 한번 스님과 인터뷰를 하였다. 그러나 스님이 바쁘기 때문에 궁금한 사항에 대하여 충분한 이야기를 들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언제가는 충분한 시간을 확보한 후 스님으로부터 미국에 관련된 상세한 취재를 해야겠다고 생각하다가 그만 1993년에 스님의 입적소식을 듣고 말았다. 이렇게 되고 보니 내 자신의 게으름을 후회한들 이미 엎지러진 물이었다.
서경보 스님
스님과 인터뷰할 때 스님의 미국인들에 대한 포교부분을 하지 않아 이 부분에 대한 기록을 알아보았지만 어디에서도 속시원한 답을 찾을 수가 없었다. 우연한 기회에 몇 년전에 갑자기 세상을 떠난 강옥구 보살님으로부터 강옥구 보살님과 버클리대학교 교수였던 남편을 중매한 사람이 서경보스님이었다는 말을 들었다. 강옥구 보살의 남편은 서경보스님이 중매를 하였지만 그 이후 별 교분은 없는 사이였다. 다행이 백림사에서 만난 알라바마주에 사는 Dr. Charles Mercieca와는 가끔 연락을 하였다. 이 사람은 필자가 알고있는 서경보스님의 미국포교와 연결된 단 한사람의 백인불교신자였던 것이다.
돈 길버트(대혜스님)
그런데 필자는 우연한 기회에 백림사 혜성스님과 인터뷰 도중 혜성스님이 미국에 첫 발을 밟을 때 "서경보 스님의 소개로 샌프란시스코 지역의 대혜 길버트라는 미국인 집에 만든 절에서 잠시 머물다 메릴랜드 고성스님이 만든 불국사를 거쳐 디트로이트로 갔다. 그 길버트라는 사람이 당시에 나이가 많았는데 현재 살아있는지는 알 수 없다"는 말을 들었다. 혜성스님의 말을 듣고 길버트라는 사람이 서경보스님과 인연이 깊은 사람이구나 하고 추측만 할 뿐이었다.
작년 1월 필자 가족은 샴바라출판사 일도 제쳐두고 뉴욕주 밀교수행을 하는 부탄인 스승을 따라 Delhi시에서 밀교수행을 하는 버콜즈 샴바라풀판사 이사장이 한번 만나자는 초청을 해와서 4시간의 운전 끝에 그곳에 갔다. 그곳에서 이런 저런 이야기 끝에 필자는 버콜즈 이사장이 서경보스님과 만난 이야기를 들으면서 여기에서 다시 한번 길버트씨 이름이 나오는 것을 보고 흥분을 누를 수가 없었다.
버콜즈씨에 의하면 "그는 아직도 살아있으며 그가 불교를 소재로 한 만화책을 출판하였다는 말과 함께 그에 관한 자료를 보내주겠다고 하여 그 자료와 사진을 받았다. 그리하여 이 (Don Gilbert)길버트라는 사람의 행적을 찾기시작하여 그의 소재를 파악할 수 있었던 것이다.
아래는 버콜즈씨로부터 들은 이야기를 간추린 것이다.
샘 버콜즈
서경보스님으로부터 불교인으로 지켜야 할 오계를 받은 사람들중 자기가 아는 사람들은 1968년 당시 60세에 가까운 길버트씨와 이름을 알 수 없는 필리핀 사람이었다. 이 사람들 다음으로 존 밀러(Joe Miller), 샘 버콜즈(Sam Bercholz), 마이클(Michal Fagan)세 사람이었다. 이들은 존 밀러씨의 소개로 서경보 스님을 만났는데 당시에 존 밀러씨는 교사였고, 나머지 두 사람은 후에 샴바라출판사를 공동으로 창업하였다.
당시 버콜즈씨는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1850년대에 미국에 첫 번째로 설립된 중국 절에서 수행중이었다. 이 절은 서부에서 철도노동을 하는 노동자들과 중국이민자들을 위해 건립된 절이다. 서경보 스님은 버콜즈와 마이클을 보고는 전생에 육조 혜능대사의 제자라고 말했다 한다. 이 세 사람중 존 밀러는 Zen Master로, 나머지 두 사람은 달마 차크라로 계를 내린 후 서경보스님은 한국에 주문해서 가사 장삼이 왔는데 버콜즈에게는 너무 커서 입을 수가 없었다.
존 밀러 부부
서경보 스님은 그 후 버콜즈씨가 평생 존경하고 따르며 가르침을 받았던 미국 불교 포교에 지대한 공헌을 한 트룽파 링포체와도 아주 친한 사이였다. 서경보스님은 트룽파 링포체에게 부탁하여 콜로라도 볼더시에 있는 나루빠 대학교에서 명예박사학위를 받았다.
배트남 전쟁이 한창이던 1970년대에 버콜즈씨는 군대에 가야할 처지가 되었다. 그러나 전쟁이 싫은 그는 다행이 불교법사장교로서만 징집이 되는 징집서를 받았다. 이러한 징집서를 받게 되기까지는 서경보스님으로부터 받은 계첩도 한 몫을 하였다. 버콜즈씨는 영국 대법원판사였고 영국불교소사이어티 회장이었던 Chrismas Humphrey경의 편지, 트룽파 링포체 편지, 그리고 서경보 스님으로부터 받은 계첩을 제출하면서 자신이 불교신자로서 자신의 입장을 설명하였다.
이 편지와 보낸 서류들을 받은 미 국방성에서는 이러한 버콜즈씨의 입장을 고려하여 이러한 징집서를 보냈지만 당시 불교군법사의 수요가 없어 버콜즈씨는 군대를 갈 필요가 없었다.
2003년 5월 155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