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천천 수양버들

방화수류정 - 수원화성, 2007.3 답사 사진
▢ 수양버들
수많은 가지를 실처럼 늘어뜨리고 있는 실버들은 수양버들의 다른 이름이다. 가지가 늘어지는 버들은 버드나무와 수양버들, 그리고 능수버들 세 종류가 있다. 이들의 이미지는 좁고 긴 잎과 연약해 보이는 가느다란 가지다. 버드나무는 어린가지일 때만 늘어지고, 길게 늘어지지 않아 다른 버들과 구별된다. 그러나 중국이 고향인 수양버들과 한반도 특산인 능수버들은 고향은 달라도 외모는 거의 똑같다.
풀어헤친 생머리처럼 가지가 길게 늘어져서 땅에 닿을 듯한‘수양버들은 잔가지가 적갈색이며 씨방에 털이 없다. 능수버들은 잔가지가 황록색이며 씨방에 털이 있는 것이 차이점이다. 수목도감에 실린 설명이긴 하나 실제로 둘의 구분은 쉽치 않다. 적갈색 혹은 황록색도 애매하고, 둘 다 암수가 각각인 나무인데도 구분이 쉽지 않다. 씨방의 털도 돋보기로 들여다보아야 찾을 수 있다.
문헌에는 수양버들과 능수버들을 수류 혹은 수양이라 했으며 중국에서는‘수류(垂柳)’로 불리다가 우리나라에 들어오면서 수류와 함께‘수양(垂楊)’이란 이름도 얻었다. 흔히 수양제가 대운하를 건설하고 심은 나무라고 하여‘수양(隋煬)버들’이라고 했다거나 단종의 왕위를 찬탈한 수양대군의 이름을 따‘수양(首陽)버들’이라 했다고 하나, 우연의 일치일 뿐 근거가 있는 이야기가 아니다.
옛사람들이‘버들(柳)’이라고 한 경우는 대부분 수양버들을 일컫는다. 중국과 우리나라 시인묵객들은 버들과 관련된 많은 시를 읊었는데 버들에 얽힌 주제는 주로 사랑과 이별이다. 연인과 헤어질 때 이별 장소는 흔히 나루터였다. 피어오르는 물안개에 눈물을 감추고 나루터에 흔히 자라는 버들가지를 꺾어주면서 사랑을 주고받았던 것이다.
이렇게 버들이 이별의 증표가 된 것은 중국고사와 관련이 있다. 당나라 수도 장안의 동쪽에는‘파수’란 강이 흐르고, 거기 놓인 다리를‘파교(灞橋)’라 했다. 당시 사람들이 파교에서 이별할 때 늘어진 수양버들 가지를 꺾어 떠나는 사람에게 주었고 버들의 억센 생명력을 빌려 여행하는 사람의 평안과 무사를 기원하는 일종의 주술적인 뜻도 있었다.
명나라 때 널리 읽힌 희곡《자채기(紫釵記)》*에서 여주인공 정소옥이 애인 이익에게 버들가지를 건네며 장도를 빌어주는 장면이 나오기도 하는데, 이후 파교의 버들은 이별의 징표로 자리매김했다. (다음백과)
*자채기: 중국 명나라 극작가 탕현조(湯顯祖,1550~1617)의 대표적 희곡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