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이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이 왔느니라’라고 말씀했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교회가 세상을 향해서 회개를 얘기하지 않습니다.
전도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문구가 ‘예수를 믿으면 행복해집니다’입니다.
대체 행복이 무엇입니까?
제가 가입해 있는 밴드가 몇 개 있습니다.
고등학교 동창 밴드에 한 친구가 동창모임 자리 사진과 함께 “모처럼 몇몇 친구들과 늦은 시간까지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라는 간단한 설명을 올렸습니다.
혼자 생각했습니다.
“대체 의미 있는 게 어떤 걸까? 자기가 의미 있다고 생각하면 의미 있는 걸까?”
자기 인생의 의미야 자기가 부여하면 그만이지, 왜 따지느냐고 하면 세상 사람들은 설득력 있게 들을 것입니다.
하지만 인생의 주인이 따로 있으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행복이라고 해서 다를까요?
자기가 느끼는 행복이 행복이 아닐 수 있습니다.
‘예수를 믿으면 행복해집니다.’라는 말을 생각해볼까요?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이 기대하는 행복이 어떤 행복일까요?
혹시 교회 밖에 있는 사람도 똑같이 느끼는 행복 아닐까요?
그러면 신자와 불신자의 차이는 무엇입니까?
불신자는 자기 나름대로의 방법으로 행복을 추구하고, 신자는 예수님의 도우심으로 행복을 추구하는 사람입니까?
프란시스 쉐퍼 목사가 미국 신학생들을 대상으로 사경회를 인도한 적이 있습니다.
전국에서 모여든 신학생들한테 물었습니다.
“여러분은 세상을 살아가는 목적이 무엇입니까?
혹시 행복을 위해서 살아가십니까?
만일 행복을 위해서 살아간다면 여러분은 불신자와 똑같은 사람들입니다.
우리는 행복이 아니라 거룩을 위해서 살아가야 합니다.”
신자와 불신자의 차이는 하나님을 아느냐, 모르느냐 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아는 사람은 거룩을 위해 살아가고, 하나님을 모르는 사람은 행복을 위해 살아갑니다.
그런데 이 얘기가 그렇게 간단하지 않습니다.
제가 방금 예수님은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이 왔느니라’라고 말씀했는데, 언제부터인지 교회가 세상을 향해서 회개를 얘기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습니다.
교회에 모인 사람들 역시 회개한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교회에는 모였는데 십자가는 경험해보지 못했습니다.
그들이 원하는 것 역시 행복입니다.
세속적인 동기와 목적을 성경 구절에 억지로 구겨 넣기 바쁩니다.
그러니 성경이 약속하는 복과 은혜는 당연히 체험하지 못하고, 가끔 예수 믿어봐야 아무 소용없다는 말을 하기도 합니다.
요한계시록에서 장차 우리가 갈 천국을 거룩한 성 새 예루살렘으로 설명합니다.
성의 기초석은 열두 가지 보석으로 되어 있고, 문은 진주로 되어 있고, 길은 정금으로 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갈 곳이 그만큼 영광스러운 곳입니다.
그런 천국을 이 세상의 온갖 좋은 것이 다 모여 있는 곳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면 장차 천국에서 누리게 될 것들을 지금 미리 누리는 것에 관심이 쏠리게 됩니다.
장래에 약속된 것을 지금 선불로 미리 받는 것이 그 사람이 원하는 행복입니다.
하지만 성경에서 천국을 그렇게 묘사하는 것은 우리가 그만큼 고귀한 존재가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베르사유 궁전이 루이 14세의 위용을 보여주는 것처럼 우리 역시 그렇습니다.
태양왕이라는 별명이 있는 루이14세한테 베르사유 궁전이 어울리는 것처럼 우리 역시 천국이 어울리는 신분이 됩니다.
그러면 천국에 있다는 금으로 된 보도블록을 탐낼 이유가 없습니다.
그런 곳에 어울리는 사람이 될 궁리를 해야 합니다.
그것을 거룩이라고 합니다.
하나님이 거룩하신 분이니 거룩하지 않은 사람은 천국에 갈 수 없습니다.
요컨대 천국의 핵심은 우리의 행복이 아니라 하나님의 통치의 완성입니다.
하나님을 위해서 우리의 행복도 포기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행복보다 하나님의 통치에 순종하는 것이 우리한테 더 복되다는 뜻입니다.
행복은 거룩의 부산물입니다.
거룩을 추구하면 행복은 덤으로 따라옵니다.
하지만 행복에 마음이 팔리면 절대 행복할 수 없습니다.
그런 법이 어디 있느냐 싶을지 몰라도 그런 법이 있습니다.
하나님이 이 세상의 주인이고, 우리는 그 분의 피조물이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모든 것이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비롯됩니다.
C. S. 루이스가 “천국을 지향하면 세상을 덤으로 얻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을 지향하면 둘 다 잃을 것이다.”라고 말한 그대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