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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생활.1] 당신이 의대에 오고 싶은 이유는 무엇입니까??의대 관련 칼럼/ 푸아로 칼럼
2011/03/17 23:07
작성자: 푸아로(penguink)
http://blog.naver.com/penguink/memo/130104977247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찾아뵙는 푸아로입니다.
시험을 치르느라 한동안 칼럼을 못올려서 죄송하구요.
오늘은 간만에 칼럼이니 가볍게 의대 이야기로 시작을 해보도록 하죠.
학습에 대한 내용들은 나름 중요한 내용들을 올린편이니 앞으로는 간간이 의대 관련 칼럼들을 올리도록 할게요~
그럼 시작해봅시다!!
1. 의대에 대한 로망?
많은 이과 수험생들이 의대에 오고 싶어 합니다.
물론 저도 고등학교때부터 의대에 오고 싶어했고, 재수를 해서 까지 의대에 오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의대에 가겠다는 목적으로 국내에서 알아준다는 대학의 이공계열, 자연과학 계열의 과를 다니다가 반수를 하는 경우도 자주 보게 되는 현상이죠.
사실 현재 의학 전문대학원 제도가 도입된 이후로 상당수의 의대들이 예과생을 받지 않는 체제로 바뀌었고 현재 예과생을 뽑는 의대는 몇 안 됩니다.
제가 의대를 진학할때만 해도 정원이 꽤나 많았었는데 요새는 정말 들어가기가 하늘의 별따기죠.
어지간히 잘하지 않고서는 의대에 들어가기가 쉽지 않습니다.
문턱은 좁은데 오고 싶어하는 사람은 많으니 경쟁이 치열할 수 밖에 없겠죠.
하지만 왜 이처럼 의대에 오려고 하는걸까요?
제가 볼때는 다음과 같은 이유들이 있다고 봅니다.
1. 나는 의사라는 직업 자체가 마음에 들고 적성에 맞다고 생각한다. 2. 나는 의사라는 직업을 통해 안정된 생활을 하고 싶다. 3. 의사들이 사회적으로 높은 위치에 있는 것 같아 보여서 의대에 가고 싶다. 4. 수능 점수가 의대갈 점수가 나와서 점수 맞춰서 갔다. 5. 공부를 잘해야 의대를 가는걸 보니 의대를 가야 공부를 잘하는 사람이 되는 것 같다. |
자, 과연 몇 명의 사람들이 1번 때문에 의대를 오고 싶어할 까요?
정작 이렇게 오고 의사에 대한 직업의 적성때문에 의대에 오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성적이 안되서 못오는 경우도 많습니다.
보통은 2,3번의 이유가 많다고 봅니다.
본인의 의지든 부모님의 의지든 안정된 생활과 사회적으로 우위에 있는 계층이라는 것들이 어떻게 보면 주된 이유라고 볼 수 있겠죠.
요즘 같이 경제가 어렵고 취업이 잘 안되는 상황에서는 더욱이 이런 이유가 많아지죠.
드물지만 4번도 있구요;;; 어쩌다 수능 대박나서 점수 맞춰서 오는 사람도 있습니다;;
5번의 이유도 무시하지 못할 만큼 있다고 봅니다.
공부를 잘 해오던 학생들의 경우에 좋은 성적을 맞으면 의대에 가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해서 본인이 의대를 못간 것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기도 하는거죠.
결국 전국 몇 % 안에 들었느냐에 대한 자부심이랄까요;;;
사람 심리가 아무리 실력이 있어도 자신의 점수보다 낮은데를 들어가려는 생각은 잘 안하게 되죠.
특히나 우리나라와 같이 고등학교때 적성이나 진로에 대한 형식적인 검사들만 존재하지 다양한 경험을 할 수있도록 하는 시스템이 없는 교육 구조의 경우 모든게 등수로만 평가받는 세상이 되었죠.
뭐 여튼 이러한 이유들로 인해 수험생들이 의대에 오기 위해 재수 삼수도 불사합니다.
그렇다면 과연 실제 의대를 왔을 때 이러한 기대들을 만족 시킬 수 있을까요?
현실은 어떤지 알아봅시다!
2. 의대의 현실은 어떠한가?
제목이 대충 저런걸 보니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가 될 가능성이 높겠죠?
뭐 하지만 꼭 현실은 그렇지 않다고 부정하기 보다는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전달해드리도록 하죠.
위의 원인들에 대해서 하나씩 짚어볼까요?
1. 나는 의사라는 직업 자체가 마음에 들고 적성에 맞다고 생각한다.
사실 이경우로 의대에 오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보긴 합니다.
하지만 수험생 여러분들이 생각하고 있는 의사라는 직업의 무엇인가요??
보통 드라마에 나오듯이 엄청난 수술을 해내서 사람들을 살려내는 외과의사의 모습일 수도 있지만 동네 병원에서 보듯이 감기약 처방 내리는 개업의사의 모습일 가능성도 있죠.
또는 자신이 존경하는 훌륭한 의사분이 있다면 그분이 본인이 바라보는 의사의 모습일 수도 있겠구요.
하지만 어떻게 보면 이 부분들은 의사라는 직업에 대한 결과론적인 모습일 수 있다는 거죠.
사실 의사가 되는 과정 자체가 매우 험난하니까요.
이 과정을 거쳐나갈 수 있느냐가 매우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의사가 되기 위한 과정에는 다음과 같은 여건들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1. 공부 양이 많다. 이건 인터넷에 떠돌아 다니는 의대생 필기라고 하는 사진입니다. 머리뼈의 안쪽 면에 있는 구조들을 적어놓은 필기 인데요. 사실 저 부분은 공부한거는 엄청(X100) 일부에 불과 합니다-_ㅜ 그만큼 엄청나게 양이 많다는 겁니다. 너무 많아서 나중에 정말 질려버려요.... 이 정도의 엄청난 양을 커버할 수 있는 끈기와 열정이 있는가가 매우 중요합니다.
물론 환경이 사람을 만든다고 의대에 들어와서 집단 내에서 다른 학생들과 같이 공부를 하다보니 못할 만한 공부의 양도 커버하게 된 다는 느낌을 받기는 합니다. 하지만 애초에 양많은 공부를 싫어하시는 분이라면 이부분이 생각보다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는걸 말씀드려요~
2. 외우는 형식의 공부가 대부분이다. 이 부분도 참 머리아픈 부분입니다. 공부에 뭔가 체계와 논리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초반에 배우는 생화학, 분자 생물학, 유전학 같은 과목들은 나름의 이론이 있고 논리가 존재합니다. 하지만 해부학이나 임상 과목들은 그냥 무조건 외우고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cf) 임상과목은 뭐냐면 외과, 내과, 소아과, 정신과 등의 과목을 이야기합니다. 이와 대치되는 개념이 기초 과목인거죠. 뭐 이런거는 나중에 다른칼럼에서 소개해드릴게요ㅎ; 여튼 중요한거는 뭔가 이해를 하고 나가는 것보다는 이미 존재하는 현상들을 외우는 것이 많다는거죠. 예를 들어 폐렴을 일으키는 원인균들이 있다고 봅시다. 이름들도 생소한데다가 그것이 원인균인 이유가 딱히 없는거죠;; 그냥 그 병원균들은 폐렴을 일으키기 좋게 만들어진 거니까요. 그래서 생소한 이름들과 발병 위치, 치료법을 몽땅 외워야 하는게 많습니다. 결국 다시 말씀 드리자면 이해를 하면 외우지 않아도 되는 스타일의 공부가 아니라 "외워야 이해가 되는 스타일"의 공부인겁니다. 따라서 문과스타일로 뭔가 전체적인 내용을 이해하는 것 위주로 공부하시는 공부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의대와서 엄청 고생하게 됩니다. 또는 수학이나 물리를 좋아하시는 분들도 여기와서 고생하는 경우도 많아요;; 과탐 중에 화학이나 생물은 외우는거 많아서 싫다고 하시는 분들도 마찬가지이죠. 본인이 어떤 방식으로 공부하는 것을 선호하는지 잘 파악해둡시다. 누구나 외우는 것을 싫어하기는 하지만 정말 너무 최악으로 싫어한다면.. 당연히 와서 고생하겠죠..... 3. 자유의 제한이 많다. 의사 집단은 매우 보수적인 집단입니다.
상하 체계가 엄청 철저하기 때문에 개개인의 개성이나 창의성을 드러낼 만한 부분이 매우 제한되죠. 단적으로 복장이나 머리스타일만 해도 그렇습니다. 예과때는 모르지만 본과때는 적어도 염색한 머리는 허용이 안되는 추세입니다;;; 슬리퍼를 신고 다니거나 반바지를 입는 학생들을 뭐라고 하는 교수님들도 계시구요. 또한 학교의 방침 자체가 선택보다는 강요가 많기 때문에 학생들이 선택을 하는 부분이 거의 없습니다. 마치 고등학교와 비슷한거죠. 워낙에 체계가 중요한 집단이다보니 이런 부분들을 배재할 수 없습니다. 본인의 자유를 제한하고 뭔가 속박되어있는 것을 싫어한다면 오래 버티기 힘든 집단입니다. 집단의 규율을 따르지 못할 경우 자동적으로 탈락되거나 도태되는 집단인거죠 -_ㅠ |
2. 나는 의사라는 직업을 통해 안정된 생활을 하고 싶다.
사실 이부분은 요즘 인식이 많이 바뀌고 있는 부분입니다.
예전 만큼 요새 의사들의 수입이 좋은 것만은 아닌거죠.
의사 전체의 수입을 보자면 단연 많을 수 밖에 없죠.
하지만 이 수업의 대부분은 초대형 병원들(삼성, 아산, 세브란스, 카톨릭병원 등등)이 독식하거나 일부 잘나가는 개인 병원들의 몫입니다.
상당수의 병원들이 매년 폐원하고 있으며 많은 의사들이 빛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작년만해도 벌써 전국적으로 엄청난 수의 병원이 폐업 신고를 했습니다.
최근 은행들이 의사, 변호사들에 대한 대출을 제한한 것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더 이상 상환을 잘 할 수 있는 고객들이 아닌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미 너무 많은 의사들이 있고 그로 인해 경쟁이 치열해지다보니 그만큼 이익이 감소하게 됩니다.
대형병원들은 점점 사이즈를 늘려가고 있고 진료도 점차 고객 위주의 서비스로 바뀌어 가고 있다보니 중소 병원들이 밀릴 수 밖에 없는거죠.
게다가 병원을 내려면 건물 임대료, 장비 구입, 인테리어 등의 초기 투자 비용이 많아지는데 이걸 메우면서 이익까지 내기 위해서는 엄청난 수의 환자를 봐야 된다는거죠.
하루에 얼추 100명의 환자는 봐야 그정도 장사가 된다는거죠.
하지만 현실상 그렇게 환자를 볼정도의 상황도 안 될 경우 병원은 문을 닫아야 할 뿐더러 초기 투자를 위해 빌린 돈까지 갚지 못해서 도산하게 되는겁니다.
얼마전에 강남에 살던 한 치과 여의사가 아파트 베란다에 메달려 자살 소동을 벌인 것도 이때문이죠.
여튼 중요한 것은 그만큼 의사가 되어서도 치열한 경쟁을 해서 살아남아야 돈을 벌 수 있다는 겁니다.
현재 돈을 잘 벌고 계신 의사분들은 엄청 예전에 의사가 되신 분들인거죠.
그렇다고 해서 의사되면 다 망한다 그런 개념은 아닙니다;;;;
예전 처럼 의사만 되면 돈을 잘 번다는 개념이 옳지 않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은거죠.
실제로 선배들이나 교수님들은 저희들 보면서 이 걱정을 많이 하십니다.
너네때는 의사 너무 많아서 먹고나 살겠냐고 말이죠.
틀린말이 아니고 이미 진행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3. 의사들이 사회적으로 높은 위치에 있는 것 같아 보여서 의대에 가고 싶다.
이 부분에 대한 환상도 깨시는 것이 좋습니다.
요즘은 예전 처럼 의사가 존경받는 시대는 아니라고 봅니다.
오히려 돈을 벌기 위해 환자들의 아픈 상황을 이용하는 도둑놈 처럼 취급되는 경우도 많죠;;
게다가 의료라는 것이 서비스화 되기 시작하면서 환자들 입장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는 것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죠.
예를 들어 예전 같으면 소송으로 가지 않을 만한 문제도 소송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높은 위치라는 것은 대학 병원에 교수로 남아 그 대학 병원 내에서 인정받고 권력을 누린다는 개념으로 제한된다고 볼 수 있겠네요; 하얀 거탑에서 보듯이요.
4. 수능 점수가 의대갈 점수가 나와서 점수 맞춰서 갔다.
이건 뭐 딱히 해드릴 말이 없네요.
나온 점수 아까워서 의대가는 케이스니 본인이 가서 어떻게 하냐에 따라 달렸죠-_ㅜ
5. 공부를 잘해야 의대를 가는걸 보니 의대를 가야 공부를 잘하는 사람이 되는 것 같다.
이 부분도 학생들이 인식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하는 부분입니다.
우리나라 상황상 공부를 잘하는 학생들이 의대를 가는 이상한 체제이다보니 의대에 가는 것이 마차 공부를 잘하는 사람이라는 것과 같은 인식이 팽배하게 되었죠.
하지만 정작 그러다보니 각 학생 개개인은 본인의 적성이나 흥미는 생각하지 않고 앞만 보고 달려나가게 되는겁니다.
최상위권의 경우 의대를 가지 못하면 실패하는 삶인 것 마냥 과장되게 받아들이는 경우도 꽤 있죠.
본인이 어떤 걸 하고 싶은지를 꼭 생각하세요.
하루 아침에 고민한다고 끝나는 문제는 아닙니다.
여러 경험들을 해보는 것이 중요한데 사실 고등학교 교육 과정상 이를 잘 경험해보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제가 가끔 학생들에게 권하는 한가지 방법이 있는데요.
일단은 이과계열에 본인이 가고 싶은 과가 있다면 거길 진학을 하고 여러 경험들을 해본 후에 그래도 의대를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면 그 때 의학전문대학원을 준비해도 늦지 않다는 거죠.
서울대의 경우 예과로 돌아가려고 하고, 현재 연대도 매우 고심하고 있는 터라 의전원이 없어지면 어쩌냐고 걱정을 하시는 분도 있는데요.
현재 이미 의학전문 대학원으로 전환한 학교의 수가 꽤 많아서 다시 예과로 돌아올 수 없는 학교들이 많습니다.
이건 그냥 제가 생각하기에 그렇다는 거구요.
너무나 당연한 말이긴 합니다만, 본인이 어떤 것을 하고 싶은지가 높은 성적때문에 좌절 되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쓰다보니 긴 글이 되어버렸네요=ㅁ=;;;;;
아래에서 정리를 해보도록 합시다.
3. 의대에 오고 싶어하는 당신!! 이것부터 생각해보라!!!
- 사실 의대라는 곳은 생각하는 것 만큼 장미빛 미래가 펼쳐진 분야는 아닙니다.
- 본인의 적성이 뭔지를 확실히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 본인이 의사가 되기 위한 과정을 잘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인지를 파악하십시오!!
- 돈을 엄청나게 벌고 싶다면 의대에 오지 마세요. 의사해서 떼돈을 벌 수 있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 본인의 끈기와 조직에 대한 적응성, 공부 스타일에 대해서 고민해보십시오.
글을 읽다보면 "그러니까 의대 오지 마라" 라고 들릴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제가 드리고 싶은 말의 다음과 같습니다.
주변 또는 본인 스스로가 의대에 가야 된다는 잘못된 강박 관념으로 스트레스를 받지 마십시오.
ps. 글을 다 쓰고 읽어보니 의대를 지망하는 분들께 너무 겁만 먹게 해드린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긴 하네요;;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자가 이 글의 요지입니다. 결론은 어느 분야를 가든지 간에 경쟁이 치열하고 살아남기 힘든 것이 마찬가지 이니 이왕이면 본인이 하고 싶은걸 하는게 낫지 않겠냐는 제 생각입니다^^
이번엔 너무 어두운 얘기만 한거 같으니 다음번에는 의대생의 생활을 좀 소개해보고 앞으로의 긍정적인 비전들에 대해서 이야기 해볼게요ㅋ
수험생 여러분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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