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회에 걸쳐 골치 아픈 이야기 했다. 다시 소프토한 이야기로 돌아간다.
앞의 글에도 썼지만(참 이런 글 쓰는 것 싫은데) 백인들 중에서는
인간이기는 고사하고 동물 같기만 하면 정말 좋을 인간들이 너무 많다.
내가 처음 호주에 왔을 때 "고속도로를 가로 지른 육교 위에서,
달리는 대형 트레일러에 실린 물건을 훔치겠다고 사람 머리통만한 돌덩이를
운전석 유리창에 집어 던진 사건"을 뉴스로 접했다.
그것도 한 놈이 아닌 3 놈이, 운전사는 즉사하고 차는 뒤집히고
고속도로는 수라장이 되어 버렸다. 나는 처음에는 뉴스를 보고
그럴 리가 있나? 무엇이 잘못 됐겠지? 하고 생각 했다.
그런데 나중에 이 놈들이 범행을 저지른 직후 근처 술집에 가서
태연히 술 먹고 있다 잡혔다.
그 후에 보니 비슷한 일이 예사로 일어나는 것을 보았다.
아무리 범죄라도 도저히 정상적인 상식으로는 이해가 안 되는 사건들 말이다.
아이의 젖은 옷을 말린다고 드럼 세탁기에다 아이를 놓고 돌리는 놈이 없나?
아이를 나아서 차례로 욕조에서 질식 시켜 죽인 년이 없나?
부모에게 꾸중 들었다고 집을 나가서 5년 동안이나 애인 집 찬장(다락방?)에 숨어 살아서
온 호주 경찰이 전국적으로 수색을 하고 죽은 것으로 판단해서 장례식까지 치르게 한 년이 없나?
글을 쓰는 오늘도 쇼핑쎈타 화장실에서 8살 먹은 여자아이가
강간 당한 채 살해된 시체로 발견된 사건이 발생했다.
하여간 상상을 불허하는 일을 저지르는 일이 너무 흔하다
이런 인간들이 내가 운전하는 택시에 탄다고 가정해 보자.
아니 가정이 아니라 실제로 있다.
그런 까닭에 한국에 있을 때는 관상을 별로 믿지 않았지만 호주에 와서는 관상에 많이 의지하게 되었다.
그래서 지금은 나름대로 Facialogy(관상학-사전 찾을 필요 없다. 내가 만든 말이다)의 전문가가 되었다.
왜냐하면 나의 연구는 손님이 일단 택시에 타면 30초 안에
그 인간의 됨됨을 파악해서 대처해야 되기 때문에 집중도가 대단한 필요한 연구가 되겠다.
그 인고의 5년 세월 동안 연구해서 정리한 이론이 어찌 아니 심오할 수 있으랴?
즉, 째째하게 생긴 놈은 째째하고, 치사하게 생긴 놈은 치사하고,
유치하게 생긴 년은 유치하고 짜게 생긴 놈은 짜더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게 학력이 높을 수록 잘 맞추기가 어려워진다.
즉, 덜 배운 사람들은 얼굴에 그대로 나타나서 쉽게 판독이 가능한데
배운 놈 일수록 판독이 어렵다는 것이다. 왜냐면 지식, 인격, 체면, 교양,
신앙 등으로 덕지덕지 화장이 되어 있어서
좀처럼 본색이 들어나 보이지 않는 것이다.
아마도 이 점은 동서양이 마찬가지일 것이다.
관상력이 그런 것까지 꿰뚫어 볼 수 있어야 하는데 나는 아직 그 정도는 안 된다.
그리고, 내 관상은 어디까지나 영업상 필요한 백인들에 한한 것이니
동양인에 관해서는 잘 모른다. 그러니까 내 앞에서 뜨실 것 없다.
백인 양아치의 공통적 특징은 택시에 오르자 마자 라디오 다이얼을 만지작거린다는 것이다.
교양 겸비한 일반인들은 반드시 라디오 틀어도 되느냐고 묻는다.
그러나 양아치는 묻지 않고 제 멋대로 다이얼 돌린다.
한 번은 볼륨을 최대로 트는 놈도 보았다.
옆 차들이 놀라서 다 쳐다 볼 정도로. 정말 생각하기도 싫은 미친 놈이었다.
이런 사건들을 많이 겪었지만, 그 중에서 최고로 흥미진진한 이야기 한 건만 소개 하겠다.
한 번은 어떤 놈이 밤 12시가 넘어서 먼 거리를 가서 70불을 안 내고 도망을 가려고 했다.
아무래도 수상쩍게 생각이 되어서 가는 도중에 이런 저런 말을 시켜 보았더니
어쩐지 이야기의 앞 뒤가 안 맞아 들어갔다.
아무래도 기분이 수상했는데 차를 세우라고 하더니 갑자기 어둠 속으로 튀는 것이 아닌가?
따라가 보았자 내가 젊을 놈을 잡을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겁을 주기 위해 따라가는 시늉을 냈다.
헌데 하나님이 보우하사 이 놈이 제풀에 넘어져 고꾸라지고 말았다.
잽싸게 쫒아 가느라고 구두가 벗겨졌지만 맨 발로 달려가서 그 놈의 목아지를 발로 밟아 버렸다.
그날 놈에게 70불을 뜯기면 내 10시간 노동은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이 되고 만다.
1 시간 낭비, 기름 값, 속상할 것 생각하면 눈에 뵈는 것이 없어진다.
일단 상대방을 제압할 때는 학실히 해줘야 한다.
놈이 숨을 못 쉬는 틈에 주머니를 뒤져 일단 모발폰을 빼앗아 차로 돌아왔더니
비실 비실 목을 만지며 따라오던 놈이 은행으로 가자고 제의를 했다.
그런데 정작 문제는 그 다음 부터가 문제다. 놈의 구좌에
잔고가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고 잔고가 있더라도
이놈을 은행까지 무사히 데려가서 현금인출기에서 돈을 빼내도록 해야 하는데
이게 고난도의 기술이 필요한 것이다.
마치 손에 권총을 들고 상대를 꼼짝없이 제압하는 것처럼 상황을 끌고 가야 하는데
수갑을 찬 것도 아닌 놈이 은행까지 가는 사이에 무슨 짓을 할 지도 또 모를 일이다.
한 번 상상들 해보시라 !
전혀 모르는 길을 도독놈의 돈을 찾으러 도둑 놈의 안내를 따라서
은행을 찾아 운전을 해가면서 입으로는 안 되는 영어로 공포 분위기가 최대한 조성하는 나의 모습을!
방법은 무엇이겠나? 아들보다도 더 젊은 백인 녀석이 공포스럽게 느끼게 하는 것 밖에 더 있겠나?
그것은 내가 거의 미쳐서 무슨 짓을 할지 모른다는 것처럼 보여져야 한다.
내가 저 때문에 화가 나서 완전히 꼭지가 돌아 버려서
가다가 차를 몰고 건물이나 들여 받아서 혹시나 제가 다치지나 않을까 걱정(?) 할
정도의 공포스런 분위기를 연출해야 되는 순간이었다.
있는 힘을 다해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숨을 거칠게 몰아 쉬고
차를 일부러 험하게 몰고 온갖 이상한 짓은 다 하는 것이다.
그 놈이 생각할 때 “나 때문에 열 받아서 이 놈이 완전히 미쳤구나.
정말 똘아이네” 라고 생각하게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세상에 아카데미 남우 주연상을 탄 배우가 이런 연기를 하겠나?
아아! 얼마나 뛰어난 연기력이냐? 박수!
서구 사회는 점잖은 사람도 많지만 이런 양아치가 많다.
아무래도 세계 최고의 고급 양아치라면 조지 부시를 들 수 있겠다.
기독교 근본주의로 무장한 고급양아치 되겠다.
전혀 말이 안 되는 논리로 클린턴은 소말리아에서 천 명을 죽였지만
부시는 벌써 아프칸에서 2 만명, 이라크에서 4 만명을 죽였다.
부시 같은 인간이 바로 택시 타면 묻지도 않고
라디오 채널 제멋대로 돌릴 놈이다.
정치 이야기는 요 정도 하자. 다른 견해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으니까.
첫댓글 작은 정원님! 감사 합니다. 무슨 공부를 하는지 모르지만 운수대통 하시기 바랍니다.
저는 대기환경(대기오염) 공부를 합니다. 미국사람들 세금으로 공부하고 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