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환/진행:
이번에 서해교전 사태가 있잖아요. 지난 6월 29일날 있었던 것, 그게 이 정부 들어서 99년에도 있었거든요. 그런데 99년에는 언론에서 보도하는데 그렇게 거의 일치된 보도태도를 보였습니다만 이번 서해교전 때는 언론사마다 좀 견해가 달랐습니다. 그런데 어느 한쪽에서는 다른 쪽을 거의 적대적인 그런 시각으로 보는 그런 논조도 펴고 기사도 쓰고 그랬습니다만.
리영희/전 한양대 교수:
우선 모든 언론은 신문이건 방송이건 잡지건 또는 언론기관이 아닌 언론인이 아닌 일반국민, 지식인 일반이라도 중대한 그와 같은 사건 사태에 대해서는 먼저 진실을 규명하고 그 바탕 위에서 논하여야 합니다. 쉽게 말하면 소위 북방 한계선이라는 건 존재하지 않습니다. 휴전협정 제 2조 15항인가... 확실치 않은데 여기에서 아주 명문으로 육지의 정전 휴전선이 임진강 하구에서 맨 첫... 강화도에서 한 40km 나온 섬, 이 섬까지가 경계선으로 그어져 있습니다. 그것을 연결하는 어떤 경계선이나 그런 것은 일체 그을 수 없다. 아주 명문으로 딱 돼 있어요. 뿐만 아니라 거기에는 앞으로 어떤 상대방에 대한 봉쇄선을 설정할 수 없다, 이렇게 나와요. 그건 무슨 뜻이냐 하면 휴전협정이 체결되기 전에 UN군이 UN군 사령관 클라크 장군의 이름으로 북한을 봉쇄하는 북한의 배가 드나들지 못하게 하고 전쟁물자가 드나들지 못하게 하는 봉쇄선은 그었어요. 또 휴전협정 제 61항인가, 마지막 조항이 될텐데 거기는 이 휴전협정에 대해서, 어느 부분에 대해서 수정하거나 정정하거나 삭제하거나 가감하거나 하는 행위는 반드시 상대방에게 통보해야 하며 또 상대방의 동의를 얻어야만 된다고 돼 있거든요. 또 중요한 것은 왜 저런 선이 생겼나, 저것은 휴전협정 체결한 후에 설정한 것인데 그것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고 우리 신문 넋 빠진 신문들이 사실규명에 실력도 의지도 없이 그냥 저것이 우리의 선이다고 주장하는 그 선이라는 진실을 알면 놀랍습니다. 1953년 7월 27일에 휴전협정이 체결되기 전에 한 2년에 걸쳐서 휴전협정 계속됐는데 이승만 대통령과 우리의 군부가 자꾸만 소위 북진통일, 다시 압록강까지 올라가서 점령하고 그리고 통일을 해야 한다, 무력통일을 해야 한다. 거러러면 전쟁을 또 다시 계속하거나 일으켜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그래야 전쟁행위를 하면 미국이 제아무리 빠져나가려 해도 할 수 없이 끌려들어올 수 밖에 없다. 개입할 수 밖에 없다. 그러니까 미국을 다시 개입시키기 위한 군사행동을 시작한 거예요. 그래서 휴전협정에 규정된 상대방 영토에 대해서 지금은 황해도 해안에 군사침공을 하는 겁니다. 그건 내가 주장한다고 주장하는 게 아니예요.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직접, 물론 그 전에 UN군사령관, 국무장관, 국방장관, 미국에... 여러 차례 우리 대한민국 정부에게 극비문서가 돌아다닙니다. 당신들 이렇게 북한을 자극하고 공격하고 하면 우리 미국은 그렇다고 해서 다시 전쟁에 말려 들어갈 생각은 추호도 없다. 그 엄청난 극비문서를 보면 이건 아주 드라마입니다. 국가와 국가 간에, 그런 위기상황에서... 이승만 대통령이 발버둥을 치죠. 끝내 동의합니다. 군사행동 안 하겠다. 이북에 대해서, 황해도에 대해서, 그 대신 휴전협정이 체결된 뒤에 우리를 보호해 줄 한미방위조약을 체결해 달라, 조건을 내세웁니다. 그럼 방위조약을 체결해주마 해서 교환으로 이루어진 것이 지금의 방위조약이에요. 한미방위조약, 그리고 그 후에 미국 UN군사령관과 미국 정부가 한국군과 한국 정부에, 이승만 정부에 되풀이 될 북쪽에 대한 침공을 방지하기 위해서 한국의 해군함정과 한국군대의 행동의 범위를 규정합니다. 이 선을 연결한 병력 이북으로 못 간다. 즉 북방한계선이라는 것은 북한의 배가 내려오지 못한다는 뜻의 선이 아니라 남한의 군대가 올라갈 수 없다는 한계선이예요. 만약의 북쪽의 한계선에 대해서 말한다면 남방한계선이라고 해야되죠. 그리고 그때 한심스러운 것은 이건 중대한 문제인데, 언론의 문제인데 지금 그렇게 심지어 영해라고까지 주장하는 모양인데 경계선이 없는데 어떻게 영해가 되겠습니까? 영해는 국제법상의 영해인데 그러러면 그것은 또 UN총회에 법률이 올라가야 해요. 소위 북방한계선이라는 그런 선은 UN의 승인을 받지 못한 것일뿐만 아니라 사실 근거가 없는 거지만, 그걸 영해라고 주장하는 것은 애국심은 가창이지만 애국임이나 뭐나 또는 반공이나 진실이 뭔가, 진실이 어떤가 알고, 그래서 이 논문의 요지를 만들어서 원고지 한 10매로까지 줄여서 한 150매 되는 논문입니다. 신문사에 보냈어요. 이게 그렇지 않다, 했는데 그때 어느 신문 하나인가, 한겨레신문만이 그걸 조금 요약해서 그래도 실었어요. 나머지 신문 하나도 안 실었어요. 이건 신문들이 자기들의 구미에 맞거나 자기들의 생각과 이익에 맞으면 어떤 진실은 받고, 그에 안 맞으면 아무리 진실이라도 거부하는.
성경환/진행:
진실을 은폐하는 거군요.
리영희/전 한양대 교수:
은폐하는 것뿐만 아니라 아주 의식적으로 의도적으로 국민에게 알리지 않기 위해서... 문제가 큽니다.